#연재소설
* 사남매 ( 74회 )
제 74장,
이제 나유경은 또 다시 딸을 키웠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네 살이 된 민서는 아직까지 별다른 병 치례도 하지 않고 잘 자라준다.
사내아이처럼 말썽을 부리기도 하고 떼를 쓰기도 하면서 다른 아이들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이 밝고 명랑하게 자라고 있다.
부부는 또 다시 딸아이 입양을 생각한다.
“여보!
아기를 다시 데리고 와도 정말 괜찮겠소?“
우민은 다소 아내가 걱정스럽다.
“아무런 경험도 없이 민서를 데려다 키웠어요.
이제 경험도 있고 나름대로 노하우도 생겼는데 다시 예쁜 여자아기를 데리고 온다면 더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럼 여기저기 알아봅시다.“
또 다시 우민이네가 아기를 입양하겠다는 소식을 들은 우희는 그저 모른 척하면서도 걱정스럽다.
자신이 낳은 아기를 키운다는 것도 대단히 힘든 일이고 모든 정성을 다 쏟아 부어야 하는 것인데 다시 또 입양아를 데리고 오겠다고 하는 동생부부를 이해를 할 수는 없지만 자신이 나서서 간섭할 일도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올케가 그렇게 아이를 좋아할 줄을 몰랐다.
민서를 키우는 것을 보면 자신보다 더 온 정성을 쏟아 부으며 키운다.
자신의 개인적인 시간을 모두 없애고 모든 것을 민서에게 맞추어 가면서 생활을 하고 있는 올케의 모습이 때로는 숭고하기도 하다.
자신이 딸인 윤주에게 하는 것보다 더욱 온갖 정성을 다 하는 모습을 보면 과연 민서가 입양아인가 하는 생각을 한다.
윤주는 여자아이면서도 성격이 쾌활하고 막힘이 없는 배짱도 두둑한 성품이다.
이제 유치원에 다니는 윤주는 그 또래의 아이들보다 더욱 활기차고 명랑한 성품으로 인해서 또래의 친구들의 대장 노릇을 한다.
부모인 자신과 남편의 성품에도 보이지 않는 그런 대단한 성품을 지니고 태어난 윤주는 자신이 원하는 것이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성품도 함께 지니고 있어서 때때로 엄마를 힘들게 하지만 지금까지 아프지 않고 밝게 잘 자라주는 것만이 고마운 우희다.
윤주는 여자아이다운 곳이 하나도 없다.
그저 뛰어 놀기를 좋아하고 또래 친구들을 모아서 대장노릇을 하고 다니며 놀기를 좋아한다.
그러나 요즘 밖에 나와 그렇게 놀 수 있는 친구들이 없다는 것이 윤주가 늘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다.
“윤주야!
이제 우리 윤주도 친구들처럼 피아노 학원도 다니고 그림학원에도 다니면 좋지 않겠어?“
“엄마!
난 그런 학원을 다니기 싫어!
태권도 학원에 보내 줘!“
우희는 딸아이의 말에 기가 막힌다.
아무리 여자아이다운 곳이 없다고 해도 태권도 학원에 보내달라는 윤주의 말에 잠시 어안이 벙벙해진다.
“윤주야!
그곳은 남자아이들이 다니는 곳이잖니?
우리 윤주는 여자아이니까 피아노 학원을 다니는 것이 좋지 않겠어?“
”엄마!
태권도 학원에 다니는 여자애들도 많아!
그리고 남자 여자가 어디 있어?
하고 싶으면 하면 되는 거지.“
윤주는 엄마의 말에 당당하게 받아친다.
“윤주야!
엄마도 여자들이 태권도 배우는 것도 안다.
허지만 엄마는 우리 딸이 예쁘고 아름답게 자라는 것을 바라고 있어!
우리 윤주는 얼굴도 예쁘고 키도 크고 하니까 아주 아름답게 자랄 수 있을 것이라고 엄마는 생각하고 있거든!“
“엄마!
왜 여자라고 해서 예뻐야 하고 아름다워야 해?
여자도 운동도 하고 남자애들처럼 힘도 세고 당당하게 나를 내 세우면서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왜 안 돼?“
“안 되는 것이 아니고 엄마나 아빠가 바라는 딸이지.”
“난 엄마나 아빠의 장난감이 아니잖아?
엄마는 왜 나를 엄마 마음대로 하려고 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면 안 돼?“
윤주는 엄마의 말에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말을 한다.
우희는 그런 딸의 모습에서 어린 아이가 아닌 한 인간으로 당당함을 본다.
자신이 어릴 때하고는 달리 당당하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을 하는 딸의 모습이 낯선 모습이기도 하지만 왠지 모르게 그렇게 당당한 모습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있다.
우희는 윤주의 뜻대로 피아노 학원보다는 태권도 학원엘 보낸다.
무엇을 하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게 해 주는 것이 부모로서 해야 할 도리임을 알기 때문이다.
우희는 그런 윤주를 생각하면서 우민이네가 딸을 입양한다는 생각을 한다.
아름답고 예쁜 딸을 가지고 싶은 올케의 마음도 이해를 한다.
그러나 자식은 부모가 원하는 대로 커가는 것이 아님을 아직 모르는 올케라는 생각을 하며 그저 지켜보기로 한다.
경제적인 것에는 그만한 여유가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다지 간여하지 않아도 알아서 해 나갈 것으로 믿고 있다.
우민과 나유경은 홀트 아동복지회를 통해서 다시 생각했던 대로 예쁜 딸을 입양해 온다.
생후 육 개월이 된 여자 아이다.
눈이 동그랗고 긴 속 눈썹이 새카만 너무 매력적인 여자아이다.
“민서야!
이 아기가 우리 민서 동생이다.
이제 민서가 오빠가 되는 거야!“
“엄마, 내 동생?”
“그래!
어때? 동생이 예쁘지?“
”네!
내 동생 아주 이뻐요!“
민서는 아이를 동생으로 잘 받아드린다.
“이제 우리 민서는 동생도 생기고 오빠가 되었어요.
그러니까 동생을 많이 사랑해주어야겠지?“
”엄마!
근데 동생 이름이 뭐야?“
”아, 그렇구나!
우리 아기에게 이름이 있어야겠지?“
부부는 다시 아기의 이름을 짓기 위해서 고심을 한다.
그곳에서 부르던 이름이 있지만 이제는 가족으로 민서와 남매임을 알게 하기 위해서 또한 사촌형제들과도 비슷하게 이름을 짓고 싶은 부부다.
그렇게 부부는 딸의 이름을 짓기 위해서 고심을 한다.
“윤서가 어떨까?
전윤서. 아니면 희서는?“
두 개의 이름을 놓고 부부는 또 다시 많은 고심을 한다.
“윤서보다는 딸이니까 희서가 좋을 것 같아요.”
최종적으로 유경의 뜻대로 딸의 이름이 희서로 정해진다.
나유경은 희서에게 흠뻑 빠져든다.
민서를 키울 때하고는 또 다른 재미가 있고 사랑스럽고 귀엽다.
아무런 단서도 없이 홀트 복지 정문 앞에 버려진 아이라는 것 외에는 아이의 출생을 알 수 있는 단서가 아무것도 없다.
육 개월이라는 것도 미루어 짐작을 했을 뿐이라는 말을 한다.
제때에 예방 접종을 한 것인지에 대해서 홀트에서 검사를 하고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지만 남은 예방접종을 하라는 말을 하면서 아이에 대한 예방접종을 한 카드를 내어준다.
그렇게 희서는 그들 부부에게 인도가 되어서 가족이 된 것이다.
우민이 또한 민서를 키울 때보다 또 다른 정이 느껴지는 것을 알고 퇴근을 하면 곧 바로 집으로 직행을 한다.
아쉬운 것은 민서하고는 달리 백일 사진을 남겨 놓지 못한 것이다.
나유경은 민서와 마찬가지로 희서에게도 그날그날의 일기처럼 사진과 특별한 글을 한 줄씩 남겨놓는 앨범을 만들기 시작을 한다.
아이들이 다 자라서 어렸을 때의 자신들의 모습을 보며 즐겁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다.
나유경은 매일 아들과 딸과 함께 추억을 만들어 나간다.
또한 아이들이 자라는 모습들을 거의 매일 사진과 글을 통해서 기록을 하며 하루를 행복한 마음으로 마감을 한다.
희서는 여자아이답게 방글방글 웃는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우유를 먹이다 보면 엄마를 똑바로 쳐다보며 웃는 모습에서 유경은 희서를 사랑하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다.
민서의 듬직함과는 달리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다.
홍지우는 모처럼만에 집에서 조금은 한가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매일 은서를 데리고 학교로 학원으로 다니느라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수 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그것이 결코 힘들거나 짜증나지 않고 자신이 당연히 해야 할 일로 생각이 된다.
다만 늘 마음에 걸리는 것은 아들 준서다.
언제나 엄마를 누나에게 빼앗기고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혼자만의 할 일을 꾸준하게 찾아서 해 나가고 있는 준서의 모습이다.
“준서야!”
지우는 참으로 오랜만에 아들과의 시간을 보낸다.
일주일 동안 쌓인 피곤을 풀려는 것인지 은서는 아침을 먹고는 다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잠을 잔다.
그런 은서를 방해하지 않고 아들인 준서와 시간을 보내는 지우다.
준서는 엄마의 부름에 대답하는 대신에 엄마를 바라본다.
“우리 준서 엄마에게 많이 서운하지?”
“엄마!
나도 이제 어린아이가 아니라 다 컸는데 서운할 것이 뭐가 있어요?
그리고 할머니가 모든 것을 다 알아서 해주시고 아빠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는데 괜찮아요.“
”그래, 정말 우리 준서가 엄마를 그렇게 이해를 해주고 있어서 엄마는 정말 기쁘고 마음이 든든하다.“
“엄마!
누나가 아픈 사람이니까 당연히 엄마가 누나를 챙겨주셔야지요.
제 걱정을 하지 마세요.
필요한 것은 할머니나 아빠가 다 해주고 있어요.“
홍지우는 그런 아들이 대견스럽다.
언제 이만큼 자라서 엄마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은서로 인해서 준서에게 마음껏 사랑을 해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늘 준서를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고 아파왔던 지우는 그런 아들이 든든해진다.
“오늘 우리 준서가 먹고 싶은 것을 사 줄까?
집에서 주문을 할까 아니면 누나를 깨워서 함께 나갈까?“
”엄마!
그냥 피자를 주문해주세요.
잠을 자는 누나를 깨우면 누나가 힘들어 할 거예요.“
“고맙다.
우리 아들 그렇게 누나도 챙겨 줄줄 아는 정말 든든한 아들이구나!
오늘은 그럼 피자를 주문해서 먹자.
엄마도 누나도 바쁜 시간을 보내느라고 피자를 먹어 본 것이 언제인지 기억에도 없구나!“
은서는 타고난 춤꾼이다.
학교에 가면 늘 공부는 꼴지를 면하지 못한다.
그러나 춤을 시작하면 은서의 눈동자는 달라지면서 빛을 발하고 있다.
발레를 지도하는 선생님조차 그런 은서를 신기하다는 듯이 바라본다.
춤을 시작할 때의 은서는 완전하게 다른 사람으로 변해버린다.
그리곤 춤 속에 자신을 온전하게 맡겨버린다.
만족스럽지 않다고 생각되는 부분에서는 그 부분이 흡족해 질 때가지 밤을 새워가면서도 같은 동작을 되풀이 연습을 한다.
한 부분을 일러주면 그 다음 동작은 스스로 터득을 해 나간다.
누가 말려서도 안 되는 일이다.
스스로가 흡족해져야만 비로소 연습을 끝을 낸다.
학교가 끝나 바로 학원으로 가서 자신이 흡족할 때까지 연습에 연습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은 늘 한밤중이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와서도 쉬는 것이 아니다.
지우는 은서가 피곤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날 학교에서 수업한 것을 다시 복습을 시키고 나서야만 침대에 들어가게 한다.
물론 복습을 시킨다고 해서 성적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성적은 언제나 늘 그 자리 맨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그 정도의 노력을 하지 않으면 더욱 공부하기가 힘들어 질 것이고 친구들에게 심한 따돌림을 당할 것임을 잘 알기에 힘들어 해도 피곤해서 눈꺼풀이 주저앉는다 해도 복습을 시킨다.
때로는 지우 자신도 피곤하고 힘들지만 은서를 위하는 길이기에 포기하지 않고 꾸준하게 지속해 나간다.
이제 초등학교만 졸업을 하면 은서의 타고난 재질을 더욱 개발을 해주기 위해서 발레의 고장인 러시아로 유학을 보낼 준비를 한다.
러시아는 매우 추운 고장임을 잘 아는 홍지우다.
어린 은서가 견디어 내기에는 매우 심한 고생을 할 것도 잘 안다.
또한 러시아어를 배운다는 것 자체도 은서에게는 버거운 일이다.
정상인들도 러시아어를 배운다는 자체를 힘들어하는데 은서는 더욱 불가능한 일일 것이라는 생각도 한다.
그러나 어차피 은서를 이곳에서도 모든 학습을 따라가지 못하기에 러시아에 간다고 해도 정상적인 학교에 입학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런 은서를 위해서 우영은 러시아의 유명한 배우와 친구인 것을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며 그 친구를 통해서 발레로 유명한 학원을 알아낸다.
또한 그 친구를 통해 비교적 살만한 집을 구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아내와 둘이서 보낼 것이다.
자주 해외를 드나들고 있는 전우영이기에 그 모든 것을 감당하기에 그다지 어려움이 없다.
은서가 발레리나로서 조금이라도 성장을 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것이 어떤 길이건 갈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하는 것이 부모로서 의무라는 생각이다.
아직은 그다지 서둘 것은 없다.
아무리 공부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해도 초등학교를 졸업해야 하기 때문에 이제 오학년인 은서라서 조금의 여유가 있다.
지우는 모처럼만에 아이들을 두고 혼자서 형님 댁의 딸아이를 위해 무언가 선물이라도 들고 방문을 할 생각을 하며 나유경에게 전화를 한다.
“자네가 웬일이야?”
나유경은 지우의 전화를 반갑게 받는다.
“형님이 괜찮으시면 집으로 찾아가 볼까합니다.”
“그야 언제든지 환영을 하지.
그러지 않아도 자네 얼굴을 본지도 오래 되었으니 바로 오시게!“
“네!
출발을 하겠습니다.“
홍지우는 아이들을 위해 피자를 주문을 해 놓고 엄마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집을 나선다.
참으로 홀가분하게 혼자서 나서는 길이다.
휴일 날은 박씨 아저씨가 쉬는 날이라서 직접 운전을 하고 먼저 백화점으로 가서 아이에게 줄 선물을 고른다.
시누이인 형님의 딸은 어려서 그렇게 인형을 좋아하더니 이제는 인형 따위는 거들떠보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아이들이 참으로 수없이 변하는 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매장을 돈다.
윤주는 이제 인형이나 장난감보다는 남자아이들처럼 운동을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참으로 건강한 아이로구나 하는 부러운 마음도 들었다.
이제 윗동서가 다시 입양을 했다는 아이는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으로 성장을 해 나갈지에 대해서 궁금하고 걱정스럽다.
아무런 탈 없이 잘 자라주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고 있다.
지우는 아직 돌도 되지 않은 아이를 위해서 매장 직원이 권하는 장난감을 구입을 하고 아이의 옷도 몇 벌을 구입한 다음에서야 백화점을 나선다.
지우는 형님의 대단한 용기에 그저 감탄을 할 뿐이다.
당신이 낳지도 않은 아이를 둘씩이나 입양을 해서 키운다는 것이 생각처럼 쉬운 일도 아니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경제적인 것은 물론이려니와 형님 자신의 개인적인 사생활마저 접어야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을 한다.
은서처럼 그런 장애를 갖지 않았다고 해도 엄마의 손길을 늘 필요한 아이들이기에 더욱 하나도 아닌 둘은 힘들 것이다.
지우는 그런 형님을 새삼스럽게 다시 돌아보게 된다.
늘 조용하고 앞에 나서지 않은 성품으로만 알았던 형님이다.
그런 형님에게 그런 용기와 결단력이 있다는 것에 놀랍기도 하지만 첫 아이 민서를 키우는 것을 보고는 더욱 감탄을 했었다.
아이에게 온 정성을 다해서 배 아파 낳은 자식보다 잘 키우고 있는 형님이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한다.
또 다시 딸아이를 입양해온 형님의 모습은 전보다 더욱 활기차고 행복한 모습으로 비쳐지는 것은 자신만의 생각이 아닐 것이다.
지우는 그런 나유경을 생각하며 운전을 해 나간다.
글: 일향 이봉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