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 사남매 ( 71)회
제 71장,
홍지우는 아들을 순산하고 삼일이 되어서 퇴원을 한다.
참으로 행복하고 기쁜 마음으로 아들을 들여다보는 지우다.
이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동생이 생겼는데도 아무런 관심도 표현하지 않는 은서다.
“은서야!
이 아기가 은서 동생이다.
우리 은서가 누나야!“
그러나 은서는 그저 다른 곳을 응시를 할 뿐이다.
은서가 관심이 있는 사람은 오직 할머니뿐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들어주는 할머니가 은서가 제일 관심을 보이는 대상이다.
세 살이 넘었는데도 은서는 말을 할 줄을 모른다.
아무리 가르쳐 주어도 말을 따라하지 않고 있다.
지우는 비로소 은서를 병원에 데리고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이대로는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우영이 또한 그런 아내의 생각을 반대할 수가 없다.
우영이 보기에도 은서의 모든 것이 정상이 아님을 알 수가 있다.
엄마처럼 은서에게 지적장애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있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방치를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여인 또한 더는 딸과 사위를 말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지금 한창 세상의 모든 것이 궁금해서라도 잠시도 입을 가만히 다물고 있지 못할 정도로 재잘거리며 재롱을 피우거나 말썽을 피워야 하는 네 살이다.
그런 은서가 말을 하지 않고 묻는 것에도 대답을 하지 않는다.
배가 고파도 표현을 하지 않는다.
이여인은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 종일 은서에게 말을 걸어보고 말을 해 보도록 노력을 하는 것으로 하루를 보내곤 한다.
그러나 은서의 상태는 조금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우영은 시간을 내어 아내와 함께 은서를 데리고 예약을 해 놓은 대학병원에 간다.
은서의 상태를 정밀검사를 통해서 정확하게 진료를 받아보려는 것이다.
엄마처럼 지적장애를 가졌다고 해도 받아드릴 마음의 준비를 한다.
이제는 물러설 곳이 없다.
“여보!
제발 아무런 일도 없었으면 좋겠어요.
그저 우리 은서의 모든 행동이 조금 늦어질 뿐이라는 진단을 받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에요.“
지우는 모든 검사를 하고 있는 은서의 모습이 안쓰럽다.
작은 몸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검사를 받고 있는 딸아이의 모습이 가슴을 너무 아프게 하고 있다.
우영이 또한 아내의 그 마음과 한 치도 다름이 없다.
여러 가지 정밀 검사가 모두 끝이 난다.
그리고 부부는 은서를 데리고 담당 의사 앞에 앉아서 기다린다.
여러 가지 검사가 나온 것을 자세하게 관찰을 하는 의사는 선뜻 입을 열어 말을 하지 않고 있다.
두 사람이 유명한 연예인이라는 것을 잘 알고 그들의 첫아이라는 것을 알기에 입을 열어 말을 하기 쉽지 않다.
“박사님!
이미 마음의 준비를 다 하고 왔습니다.
결과를 사실적으로 말씀을 해 주십시오.“
“네!
여러 가지로 검사를 한 결과 육체적인 문제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든 기능들이 다 건강하고 아주 좋습니다.
다만 지적능력이 많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부부는 이미 예상을 하고 있었지만 순간 가슴이 쿵 하고 떨어지는 느낌이 들면서 몸이 떨려온다.
“그럼, 정말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인가요?”
“네!
바로 그렇습니다.
그러나 지금부터 사랑과 관심을 기울이면서 가르쳐 나간다면 조금씩은 호전을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
부부는 할 말을 잃어버린다.
지우는 며칠을 말없이 고심을 한다.
이대로 딸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이대로는 딸을 그대로 두고 볼 수는 없다.
지우는 연예계 은퇴를 선언한다.
이제 모든 것을 딸인 은서에게 맞추며 노력을 할 것이다.
“이렇게 은퇴를 해도 후회를 하지 않겠소?”
우영이 아내의 마음을 안다.
“우리가 더 이상 돈을 벌려고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있는 것만을 가지고서도 얼마든지 우리 은서를 특수한 교육을 시킬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요.“
”그거야 충분히 당신이 하려고 마음을 먹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할 수가 있소.
그러나 당신의 재능이 그대로 썩히는 것이 아깝지 않겠소?“
”내 자신의 재능을 유지하고자 딸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습니다.
난 분명히 우리 은서가 세상과 맞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만들고 말겠습니다.“
”알겠소!
필요한 모든 것을 다 뒤 바침 해주겠소.
하고자 하는 모든 것을 다 해 보시오.“
지우는 발로 뛰면서 은서가 어떤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인지를 알아낸다.
또한 지금부터라도 충분한 교육을 통해서 조금씩이나마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는다.
지우는 은서를 집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특수학교에 입학을 시킨다.
우영은 그런 아내를 위해서 승용차를 바꾸어 준다.
아내와 딸아이의 생명을 싣고 다녀야 하는 것이기에 최신형의 최고급승용차로 바꾸면서 운전기사를 고용을 한다.
어디든지 두 모녀가 가고자 하는 곳을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것이 임무다.
기사는 경력이 많고 차분한 오십대 남자다.
우영이의 소속사 사장님이 깊은 친분이 있는 사람으로 아주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다.
게다가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지만 홍지우의 열렬한 팬이다.
박기사는 자신이 홍지우 모녀를 모시게 된 것을 매우 자랑스럽고 영광으로 생각하며 늘 두 모녀를 동생처럼 자식처럼 보살펴준다.
지우는 백일이 넘은 아들인 준서를 온전하게 엄마에게 맡기고 오직 은서만을 위한 삶을 살아간다.
은서의 언어장벽을 위해서 더욱 최선을 다한다.
한편 나유경은 주말을 맞아 시댁으로 간다.
그동안 동서의 아들을 몇 번 보러 갔었다.
참으로 잘 생기고 너무 사랑스러운 아들이다.
동서의 두 아이를 보면 볼수록 너무 사랑스럽고 자꾸만 아이를 키우고 싶은 욕심이 더욱 강해진다.
아무리 억누르려고 해도 좀처럼 마음을 잡을 수가 없다.
남편이 말한 입양을 생전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자신의 배에서 태어나지 않은 아기라도 온 정성을 다해서 키울 수가 있을 것인가를 스스로에게 수없이 반문하고 또 반문을 해 본다.
때로는 자신이 있다는 생각을 하지만 또 생각을 하면 과연 해 낼 수가 있을 것인지에 대해 자신이 서질 않는다.
그렇게 부부는 입양문제를 놓고 많은 대화를 나눈다.
우민은 그런 문제로 아내를 힘들게 하는 것이 참으로 미안하다.
“여보!
정말 너무 미안하다.
그렇지만 그 결정에 대해서는 지금도 난 후회를 하지 않는다.
우리 대를 건너뛴다고 해도 언젠가는 그런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나는 후대를 생각을 하면 나라도 그런 유전자를 물려주고 싶지 않아!“
“알아요!
당신의 그 마음 이해를 못하는 것이 아니에요.
다만 나도 사람이고 여자이다 보니 욕심도 생기고 욕망이 꿈틀거리는 거지요.
당신을 원망하거나 당신을 사랑이 식은 것이 아니에요.“
나유경은 남편에게 자꾸만 자신의 마음이 들키는 것이 미안해진다.
그들은 시간을 내어서 영아들이 있는 영아원을 방문해서 봉사활동을 시작한다.
무작정 입양아를 데리고 오기보다는 아기들에 대해서 얼마만큼 자신들이 그 아이를 사랑할 수 있을 것인가를 보기 위함이다.
단순한 마음으로 시작을 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매주 시간을 내어서 영아원을 방문해서 봉사를 하느라 시댁엘 들려본 것이 참으로 오래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들의 삶에 치우쳐 시어머님을 맡겨놓고 돌보지 않고 있다는 자책감도 들고 형님의 아이도 보고 싶은 부부다.
또한 입양문제를 자신들끼리 결정을 하기 보다는 형님과 의논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참으로 행복하게 살아가시는 모습이 너무나 보기가 좋다.
두 분이 너무 잘 어울리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살아가시는 것이 생각만 해도 마음을 흐뭇하게 한다.
나유경은 형님의 딸인 차윤주를 생각하면 저절로 미소가 번진다.
이제 돌을 지난 윤주는 여자아이답게 인형을 매우 좋아한다.
다른 장난감을 아무리 주어도 인형만 보면 모든 장난감을 다 버릴 정도로 인형에 대한 호기심이 매우 크다.
또래들보다 말도 잘 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을 한다.
보기만 해도 너무나 흐뭇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다.
그런 윤주를 위해서 그들 부부는 백화점을 먼저 간다.
참으로 많은 모형비행기들이 눈에 들어온다.
수많은 종류의 인형들을 구경하는 것도 생각보다 재미가 있다.
그러나 어떤 것이 아이에게 좋은 것인가를 선택하기 쉽지 않다.
무조건 인형이라고 해서 모두 다 선택을 할 수가 없었다.
그 나이 또래에 맞는 것을 고른다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다.
가격 또한 천차만별이다.
종류도 생각보다 상당히 많지만 가격 면에서도 만만치 않은 인형들이다.
유경은 윤주가 가지고 있는 인형들을 대충 안다고 생각을 했지만 백화점에 있는 인형들을 보니 모두 다 사주고 싶은 마음이다.
장난감 하나 구입을 하는데도 이렇게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닫는다.
유경은 너무 고가제품도 아니고 그렇다고 허술한 것도 아닌 중간정도의 제품을 선택을 해서 구입한다.
또한 아기 같은 시어머님을 위해서 고급스러운 떡을 구입한다.
언제든지 당신이 좋아하시는 먹을 것을 제일 좋아하신다.
보기에도 맛있게 보이는 여러 종류의 떡을 구입한다.
그들 부부는 그렇게 백화점에서 시간을 보내고 나서야 출발을 한다.
벌써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다.
아침부터 서두른다고 했는데 백화점에서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지체를 했다.
그렇게 필요한 것을 구입을 해서 출발을 하면서 부부는 은서를 생각한다.
참으로 참담한 마음이다.
너무나 완벽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태어난 은서가 아닌가?
그런 은서가 생각지도 않은 정신지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믿고 싶지 않다.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무너지는 아픔이 일어난다.
유경은 동서가 얼마나 힘들고 마음이 아플 것인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들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하고 귀한 아이들이다.
아무런 장애도 없이 건강하고 무럭무럭 자라주기를 바라고 있는 마음인데 은서에게 그런 장애가 있다는 것이 온 집안을 우울하게 만든다.
누구도 함부로 은서 이야기를 입에 올리지 못한다.
그저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기만 할 뿐이다.
그 어떤 도움이나 동정심을 나타내 보일 수도 없다.
우희 또한 우민이가 온다고 점심을 준비를 해 놓고 기다린다.
집안이 또 다시 먹구름이 낀 것이다.
우민이네를 바라보면 그저 안쓰럽고 우영이네를 바라보면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아픔이 밀려올라 온다.
그렇게 예쁜 은서에게 너무 가혹한 일이다.
그러나 무엇이라고 위로의 말도 동정의 말도 할 수가 없다.
형제들이 모였던 것이 언제인가?
우영이가 아들인 준서를 출산하고 나서는 한 번도 없다.
그때만 해도 이런 아픔이 있으리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그저 은서가 워낙에 순하고 고운 아이라고만 생각을 했다.
말이 더딘 것이야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지만 그 누구도 은서에게 그런 장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어쩌면 모두 그렇게 믿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우희는 아버지를 생각한다.
“아버지!
우리 은서를 보살펴 주세요.
그렇게 아름다운 은서에게 그런 장애가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아버지, 제가 얼마나 최선을 다해서 이 가정을 지켰는지 아시잖아요?
동생들 하나하나가 제 목숨보다 더 소중하고 귀한 사람들입니다.
그 누구도 그런 아픔을 겪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
늘 잠이 들기 전에 그런 기도를 하곤 한다.
이제 모든 것이 다 지나고 이 정도만 해도 모두 성공했다고 그렇게 자부하고 싶었고 그렇게 안심하고 싶었던 우희 마음이었다.
우희는 자신이 누리고 있는 행복이 때때로 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더 이상 동생들에게 도움을 줄 수 없는 자신을 바라보며 참담한 심정이 되기도 한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이렇게 잠자리에 들어 기도하는 것뿐이다.
자신도 이제는 별 수 없이 중년여인에 불과할 뿐이다.
세월을 거슬러 올라 갈 수는 없는 일이다.
그저 한 가정의 주부이고 한 남자의 아내이고 한 아이의 엄마로서 할 수 있는 것은 마음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는 기도일 수밖에 없다.
그것이 우희로서는 너무나 안타까울 뿐이다.
우희는 휴대폰이 울리는 소리에 현실로 생각이 돌아온다.
큰 올케의 번호가 뜬다.
“형님!”
“응! 왜 오지 않고 그래?”
“네! 조금 뒤에 도착될 것입니다.”
“늦게 출발을 했어?”
“아닙니다.
다른 곳에 잠시 들리느라 늦게 되었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그래, 엄마도 점심을 드시지 않고 기다리고 계시니 어서 와!“
“네!”
우희는 시간을 본다.
어느덧 오후 한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이다.
평소에는 이렇게 늦지 않는 동생부부가 오늘따라 늦게 도착을 한다.
언제든지 자식들이 온다는 소리만 들으면 그 누구든 올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고 밖을 내다보며 기다리는 엄마다.
오늘도 아침부터 우민이와 며느리를 기다리는 엄마는 벌써 수없이 대문 밖을 서성이며 자식들을 기다린다.
요즘 들어서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엄마지만 아들과 며느리가 온다는 소식에 아침부터 일어나 그렇게 자식들을 기다린다.
그럴 때 엄마의 모습은 다시 생기를 되찾는다.
“엄마!
이제 조금만 있으면 도착을 한다는 전화가 왔어요.“
“그대?
그덤 나가바야지.”
또 다시 대문 밖을 나가 서성이는 김정희다.
그립고 보고 싶다는 표현을 하지 않아도 마음 가득 그리움을 담고 산다.
보고 싶다고 오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온 몸으로 기쁨을 표출하고 있다.
그런 엄마를 바라보며 우희는 지금 은서를 떠올려본다.
그러다 고개를 세차게 흔든다.
절대 엄마처럼 그런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너무나 아름다운 은서기에 너무나 완벽한 아름다움을 타고 난 은서에게 엄마 같은 삶이 있을 수가 없다.
우희는 식탁을 준비를 한다.
“아직 오지 않았소?”
남편이 차주영이 주방으로 들어오면서 묻는다.
“이제 곧 도착을 할 겁니다.
헌데, 윤주는요?“
”제 딴에도 노는 것이 힘 들었던지 잠이 들었소.
잠을 자면서도 좋아하는 인형을 끌어안고 말이오.“
”어쩌면 그렇게 인형을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아마 커서 이모처럼 디자이너가 될 것인가 봐요.“
“그렇다면 좋은 일이지.
디자이너가 되든지 무엇을 하든 자신의 적성에 맞고 좋아하는 일이라면 그것이 어떤 일이든 뒤 바침을 해 줄 것이오.“
차주영은 그런 딸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부부는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늘 이렇게 잠자리에 들어가기 전에 기도를 하는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