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 사남매 ( 56회 )
제 56장,
우리는 그런 언니를 말없이 바라본다.
“언니도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정말 힘들고 어렵다.”
“언니!
그럼 그런 말을 하지 마세요.
그리고 누가 뭐라고 하던 전 이미 이 아기를 지킬 마음의 각오가 되어 있으니까 더 이상 언니의 생각을 나한테 주입시키려 하지 마세요.“
우희는 이미 마음이 확고하게 굳어진 우리를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쉰다.
“우리야!
아이를 출산을 하는 것은 그 아이를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다.
더구나 우리남매들은 아직도 아무도 아기를 갖지 않고 있다.
왜 그런 것인지 너도 알지 않니?“
”언니!
언니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요.
아빠나 엄마 같은 장애를 가진 아이를 낳을까 걱정이라는 것도 알아요.
나도 그 정도는 생각을 할 줄 알고 이미 그것에 대해서도 마음을 결정을 했습니다.
장애를 가진 아이라도 해도 내 아이에요.
나 혼자 가진 내 아기입니다.“
”네가 아기를 가진 것을 축하를 해줄 수 없는 언니의 마음이 어떤지 아니?
우리 사남매 중에서 제일 처음으로 가진 아기다.
마음껏 축하를 해주고 기뻐해주어도 모자라는 그런 아기라는 것도 안다.
그렇지만 우리야!
너도 그리고 죄 없이 태어나는 네 아기도 모두 불행해진다.“
“아뇨!
내 아기와 난 절대로 불쌍해지지 않습니다.
설사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해도 난 두렵지 않습니다.
우리 아빠와 엄마도 그런 장애를 가지고서도 저희들을 낳고 키우셨는데 정상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내가 왜 아기를 키우지 못하겠어요.“
“우리야!
세상이 그렇게 마음먹은 대로 호락호락 살아지는 것이 아니다.
아빠와 엄마는 두 분이서 서로 사랑하면서 의지하고 기대며 사남매를 낳으셔서 기쁘고 행복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시며 살아오셨다.
그러나 넌 아빠도 볼 수 없는 사생아를 낳은 미혼모인 것이다.
세상이 어떤 눈으로 너를 바라볼 것인가를 생각해 보았니?“
”언니!
세상이 그 어떤 편견을 가지고 나를 바라본다고 해도 무섭고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이제 내게 그 어떤 사랑이 올까요?
그 누가 이런 나를 사랑하고 결혼을 할 마음이 들까요?
또한 내 자신이 더 이상 그 누구를 받아드릴 수가 있을까요?
이 세상에서 오직 믿고 의지하며 최선을 다할 수 있는 내 핏줄인 내 아기뿐이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
”이 아기를 갖기 위해서 경환씨를 사랑했던 것 같습니다.
그가 나에게 준 선물이고 내게 온 생명입니다.
절대로 이 아기를 지우라는 말을 하지 말아주세요.“
“....................................”
우희는 무엇이라고 말을 할 수가 없다.
어쩌면 우리의 말대로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찾아온 아기일 수가 있다.
지금 이 아기를 지운다면 평생을 더 이상 아기를 갖지 못하고 후회와 고통속에서 살아갈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가 또 다시 그 누구를 사랑할 수가 있을 것인가?
또 누구를 향해서 마음을 열고 사랑을 받아드릴 수가 있을 것인가?
우희의 고민은 더욱 깊어져 간다.
혼자서 고심을 한다고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느끼고 동생들인 우민이와 우영이를 집으로 오라고 전화를 한다.
마침 우영이 스케줄이 비어있을 때라서 전화를 받고 우영이 온다.
우민이 또한 퇴근을 하고 아내와 함께 본가로 온다.
웬만한 일에 오라고 하지 않는 누나의 성품인 것을 알기에 오지 않을 수 없다.
우희는 그런 동생들을 위해서 저녁을 준비를 한다.
이미 가게는 이씨 아주머니가 스스로 맡아서 다 해나가고 있기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이제 가게보다는 동생들의 일이 더욱 중요하고 소중하기에 어차피 아주머니에게 넘겨주기로 마음을 먹었고 그것을 바라고 있는 아주머니기에 빠른 시일 로 가게를 넘겨주려는 생각이다.
저녁을 먹고 나서 사남매와 우민의 아내 나유경이 거실에 둘러 앉는다.
우희는 조심스럽게 동생들을 둘러보며 입을 연다.
“우민아, 그리고 우영아!”
둘은 누나를 쳐다본다.
“누나!
어떤 말이든지 편안하게 말을 하세요.“
우영은 누나가 힘들게 입을 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다.
“그래!
어차피 다들 알아야 할 일이다.
실은 지금 우리가 임신을 했다.“
”뭐라고요?
우리 결혼이 어려운 것이 아닌가요?“
우민이 놀란 듯 말을 한다.
“그래!
이미 끝났다고 봐야하겠지.
아직까지 장경환에게 아무런 소식도 없는 것을 봐서는 아마 부모님을 설득한다는 것이 어렵지 않겠어?“
”그렇겠지요.
그 부모님을 탓할 수도 없는 일이지요.“
우영은 그저 누나와 형의 말을 듣기만 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 아기를 낳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너희들의 의견을 듣고 시다.”
“우리야!”
우민은 우리를 부른다.
우리 또한 그런 큰오빠를 눈으로 바라본다.
“안타깝고 마음이 아픈 말이지만 아기를 낳아서는 안 되지 않겠어?”
“왜죠?”
“여러 가지로 네가 출산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그 아기로 인해서 그쪽 부모님의 마음이 돌아설 것도 아닐 것이고 아직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지 않은 네가 감당하기엔 너무 무거운 짐이다.“
“네!
힘들고 때로는 고통스러울 것이라는 것도 생각을 합니다.
허지만 오빠!
내겐 두 번도 없는 기회입니다.
이 기회를 놓치면 더 이상의 기회는 찾아오질 않습니다.
그리고 내게 찾아온 생명을 내 자신이 편안하고자 생명을 지운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
네 생각이 그렇다면 나는 말릴 생각이 없다.“
우영이가 입을 연다.
“생명을 함부로 할 수는 없는 일이다.
허지만 우리야!
아기를 출산하기 전에 많은 것을 생각을 해야 한다.
물론 전문적인 네 일이 있고 나도 너를 도울 것이니 경제적인 것은 부담이 없을 것이지만 만일 그 아이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
”작은오빠!
비록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해도 이 세상에 태어날 권리가 있는 것입니다.
누구도 함부로 장애를 가졌다고 해서 태어나지 못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해도 내 아기입니다.
받아드릴 것입니다.
그리고 그 아기를 위해서 더욱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겠습니다.“
”그렇게까지 결심이 확고한 것이라면 내가 너를 돕겠다.
경제적인 것은 물론이고 네가 필요한 모든 것을 도와주겠다.“
우영이는 우리의 출산을 환영한다.
“아빠처럼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면서도 세상을 향해 부끄러움 없이 당당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으로 키우면 되는 것이다.
난 내 부모님의 장애를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 순간부터 마음이 편안해지고 더욱 당당해지는 내 자신을 느낀다.
결코 부끄러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세상과 맞서서 살아가야 한다.“
우희는 동생들의 말을 듣고만 있다.
“언니, 큰오빠, 작은오빠!
그리고 새언니!
이렇게 온 가족을 힘들게 해서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이해를 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그리고 간절한 부탁입니다.
혹여 장경환이 찾아온다고 해도 절대로 내가 아기를 가졌다는 것을 말하지 않아 주었으면 합니다.“
“그래!
그것을 알면 더욱 힘들어지고 더욱 고통을 당할 것이니까 모르는 것이 좋겠지.
그러나 언제까지 숨길 수 있을지..............
찾아오지 않는다면 다행이지만 그 사람의 성품으로 보아 반드시 너를 찾아올 것인데..............“
“누님!
우리를 내 집에 데리고 가겠습니다.
어차피 내가 결혼을 하면 그 집은 좁아서 처분을 해야 할 것인데 이참에 우리가 그곳을 독립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작은 오빠!
그 집은 내가 혼자서 살아가기엔 너무 넓다는 생각입니다.
큰 오빠 네가 그 집으로 가시고 내가 큰 오빠 집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우리도 머지않아서 이사를 가려고 한다.
그동안 더 큰 아파트로 옮기려고 둘이서 저축을 했더니 이제는 옮기려고 여기저기 보러 다니고 있다.
우리 걱정을 하지 말고 너만 좋으면 그곳으로 독립을 해도 된다.“
우민이 또한 더 이상 반대를 할 수가 없다.
우리의 말대로 장애를 가진 아이라 하더라도 이 세상에 태어날 권리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자신들이 겁을 먹고 그런 아이를 만들지 않게 하려고 철저하게 방비를 하고 있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우리는 그렇게 언니와 오빠들의 생각으로 우영이 집으로 옮긴다.
우영이는 그런 우리를 위해서 많은 신경을 써주며 우리를 위한 도우미아주머니를 부른다.
밥도 하고 청소와 빨래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부르고 나서 다시 지방 촬영을 나간다.
이제 우영이의 양가 상견례의 날짜를 잡는다.
촬영을 끝내고 나서 바로 상견례를 할 수 있도록 시간을 맞춘다.
그들이 그렇게 모두 마음을 결정을 하고 평온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 때 장경환은 매우 힘든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엄마는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아플 만큼 아프고 나면 다시 괜찮아지리라는 생각을 하는 이경선여인이지만 마음이 편안하지 않다.
힘들어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아들의 모습이 가슴을 찢어놓는다.
다음 세대를 생각하지 말고 아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만 이순간만을 지나고 나면 괜찮을 것이라며 스스로를 달래곤 한다.
그러나 장경환은 더더욱 음식을 먹지 못하고 나날이 야위어간다.
그래도 매일 회사는 빠지지 않고 출근을 한다.
“경환아!
엄마가 이렇게 애원을 할게!
네가 엄마에게 모질게 해도 좋지만 밥을 먹어라!
그러다 쓰러질까 겁이 난다.“
“저도 그러고 싶습니다.
그러나 목에서 넘어가지 않는 음식을 어떻게 먹겠습니까?
우리씨하고 무슨 연락이라도 닿으면 마음이 조금은 안정이 되겠지만 그나마 연락조차 끊어버린 사람입니다.
어머니가 원하시는 대로 제 곁을 떠나기로 마음을 굳힌 것 같습니다.“
“엄마도 편안하고 좋은 마음이 아니다.
그러나 후대를 위해서는 엄마도 심한 고통을 참고 있다.“
”후대라고 하셨습니까?
아들인 제가 없으면 과연 후대가 있을 수 있겠는지요?“
”그것이 무슨 말이더냐?
아들이 없다니?
혹여 너 이상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어머니!
목숨이 붙어 있다고 해서 살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허수아비처럼 거추장스럽게 매달려 있는 삶에 아무런 흥미도 관심도 없습니다.“
”아, 경환아!
제발 많이 아파하지 말아라!
이겨내지 못할 고통은 없는 것이다.“
“.................................”
경환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는다.
마음이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엄마하고 더 이상 말을 해도 소용이 없다.
경환은 오늘도 수없이 우리의 휴대폰번호를 눌러보지만 역시 그대로 꺼져 있는 상태다.
“아! 우리야!
힘들겠지만 제발 음성이라도 듣자.
생각보다 너무 완강한 엄마를 설득하지 못하고 있는 나 자신이 이제는 너무나 싫고 모든 것이 원망스럽다.
그렇지만 우리야!
모든 것을 다 버린다고 해도 너를 포기하지 않는다.
내말 들리니?“
그러나 되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장경환은 우리가 회사를 사표 냈다는 것을 알고 더 이상 기다리게 할 수 없어서 우희에게 간다.
“누님!
우리를 만나게 해 주세요.“
”경환씨!
우리는 지금 집에 없어요.“
“회사에 사표도 내고 집에도 없다면 어디를 간 것인가요?
제발 부탁입니다.
우리를 만나게 해 주세요.“
”경환씨!
이러면 안 됩니다.
우리도 지금 매우 힘들게 버티고 있답니다.
차마 내가 곁에서 보기 힘들어서 일본에 있는 친구 집으로 여행을 보냈어요.“
“사표는 왜 낸 것인가요.
출근을 하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하던가요?“
“아무래도 일에 지장을 준다고 많이 힘들어하기에 차라리 사표를 내고 편안한 마음으로 쉬라고 했어요.”
“아!
얼마나 힘이 들면.............
죄송합니다.
모든 것이 다 제가 부족해서 일을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절대로 우리하고 헤어지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제 부모님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우리하나만 택할 것입니다.
꼭 좀 전해주시고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는 말을 전해주십시오.“
“경환씨!
어떤 일이 있어도 부모님하고 등을 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죽을힘을 다해서 우리를 잊어보세요.
지금은 죽는 것보다 더 힘들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면 조금씩 상처도 아물어 가고 편안해질 것입니다.“
“아니요!
전우리가 없이는 숨을 쉴 수가 없습니다.
제 인생에 우리가 없이는 살아도 살아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제 목숨보다 더 소중하고 귀한 사람입니다.“
“그렇게까지 생각을 해 주는 경환씨에게 저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그러나 연분이 아니면 어떤 경우라도 맺어지는 일은 없습니다.
또한 포기해야 하는 일에는 포기할 줄 아는 마음도 필요한 것이고요.“
우희는 장경환의 모습이 마음이 아프다.
너무나 살이 빠지고 모습이 많이 야윈 장경환을 보니 그저 가슴이 매어온다.
할 수만 있다면 둘을 만나게 해주고 싶다.
둘을 만나게 해서 멀리 도망이라도 치게 하고 싶다.
그러나 사람인 이상 도리를 저버릴 수가 없기에 우리가 있는 곳을 말해 줄 수도 없는 우희는 그저 가슴이 아파온다.
글: 일향 이봉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