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 사남매 ( 55회 )
제 55장,
윤경선여인은 그런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조차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것처럼 심한 통증이 일어난다.
그저 훗날을 생각하지 말고 허락을 해 주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지만 스스로가 마음을 다잡곤 한다.
바로 아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을 차마 눈 뜨고 볼 수가 없을 것이다.
아들 대에서 바로 나타날 수 있는 유전적인 장애요소들이다.
아프고 힘들겠지만 여기에서 모든 것을 막아야 한다는 생각만을 가진다.
모든 고통들도 지나가게 되어 있다.
아픈 순간들도 영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것이 또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며 애써 아들의 고통을 모른 척 해 버린다.
경환은 그런 엄마가 너무 무섭다.
자신을 사랑하던 엄마가 아닌 것 같이 엄마의 모습이 낯설어진다.
엄마는 늘 아들이 힘들어 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어떤 일이든 해결을 해 주었고 아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지금 엄마의 모습은 너무나 냉정하고 이기적이라는 생각뿐이다.
경환은 다시 우리에게 전화를 해 본다.
그러나 여전히 전화기는 꺼진 상태로 있다.
“우리야!
전화라도 받아!
전화통화라도 해서 음성이라도 듣고 싶다.“
수없이 해보지만 여전히 전화는 그대로 꺼진 상태로 있다.
경환은 어쩔 수 없이 언니인 우희의 번호를 누른다.
“저 경환입니다.”
“아, 네!”
우희는 경환의 전화에 잠시 당황한다.
우리가 전화를 받지 않으려고 전화기를 꺼두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씨가 전화가 되질 않아서요.”
“네!
우리가 지금 아무하고도 통화를 하고 싶어 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발 음성이라도 듣게 해 주십시오.
제 마음이 새카맣게 타 들어가고 있습니다.“
”경환씨!
지금은 서로 연락을 하지 않는 것이 서로를 위해서 좋을 것 같네요.
우리도 많이 힘들어 하고 있고 회사도 휴가를 내어서 문 밖을 나가지 않고 힘든 마음을 견디려고 합니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기를 기다리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우리씨가 밥은 제대로 먹고 있나요?
너무 많이 아파하고 있지 않나요?“
”글쎄요?
아마 경환씨 마음하고 같지 않을까요?“
”...............................“
경환은 마음이 더욱 아파온다.
“우리씨가 너무 많이 아파하지 않게 도와주십시오.
그리고 반드시 저희 어머니가 승낙을 하실 것임을 믿으라고 해 주십시오.“
우희는 경환의 진심을 본다.
너무나 우리를 사랑하고 있는 경환의 진솔한 마음이다.
“경환씨!
잘 드시고 기운을 내세요.
우리가 바라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어머니하고 너무 힘들게 충돌을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제가 찾아 갈 때는 부모님의 승낙을 받아서 찾아갈 것입니다.
그때까지 우리씨를 부탁드립니다.“
우희는 가슴이 뭉클해진다.
사랑의 힘으로도 막을 수 없는 유전인자가 강한 장애라는 것이 처음으로 원망스럽고 고통스럽게 다가온다.
바로 밑의 동생인 우민이도 그런 유전인자로 인해서 아이를 갖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볼 때마다 마음이 싸하니 아파오는 우희다.
그러나 서로 사랑하기에 이겨내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 때로는 대견스럽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이렇게 우리처럼 심한 고통을 당하지 않고 서로 이해를 하며 사랑하는 모습이 보기 좋고 그런 올케에게 늘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는다.
우희는 경환의 전화를 우리에게 말을 하지 않는다.
힘들게 그를 잊으려고 노력을 하는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말이라고 생각을 하며 집으로 들어가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준비한다.
벌써 보름이 가깝도록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는 우리다.
병원을 데리고 가려고 해도 막 무가내로 몸을 일으키질 않고 있다.
이러다 정말 동생을 잃을 것만 같아서 두려운 마음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야!
이것을 조금만 먹어 볼래?“
그러나 우리는 고개조차 돌리려 하지 않는다.
“우리야!
이것도 먹지 않으면 우민이를 불러서 강제로라도 병원으로 데리고 간다.
난 너희들 중에서 그 누구에게라도 어떤 일이 생긴다면 언니는 삶을 유지할 수가 없을 것이다.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제발 조금이라도 먹으려고 노력을 해 다오.“
우리는 몸을 일으켜 앉아서 언니를 바라본다.
“언니!
자꾸만 속이 매스거리고 토할 것만 같은데 어떡해?
나도 언니가 해 주는 정성을 생각해서라도 조금이라도 먹고 싶어요.
그러나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에요.“
우희는 우리가 쏟아내는 눈물을 본다.
우리 또한 먹어보려고 많이 노력을 하고 있음도 안다.
그러나 번번이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날이 갈수록 그 강도가 심해진다.
우희는 갑자기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야!
너 경환씨하고 지난번에 처음 함께 잔 것이 아니지?“
우리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언제부터였니?”
“글쎄요?............한 육 개월 전부터였던가?”
“그랬어?
그럼 혹시?”
우리는 언니의 말뜻을 알아듣지 못하고 언니를 바라본다.
우희 역시 경험이 없기는 마찬가지라서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들어서 알고 있는 것처럼 우리가 임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너 혹시 생리는 거른 달이 없었어?”
“생리?
어? 지난달과...........아, 그러고 보니 이 달에도 벌써 지났네!“
“어서 일어나자.
그리고 함께 병원에 가보자.“
우희는 강제이다 싶지 우리를 일으켜 옷을 입힌다.
우리는 언니가 왜 이러는 것인지 알지 못하고 언니의 손에 이끌려 산부인과에 가서 접수를 하고 대기실에서 기다린다.
“언니!
내가 왜 이곳에 와야 하는 거야?“
”확실한 것을 알아야 하지 않겠어?
이대로 그냥 있을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동네의 산부인과라 그런지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다.
얼마 기다리지 않고 우리의 이름이 불려진다.
“전우리님!”
“네!”
“들어가십시오.”
간호사는 진료실을 가르치며 들어가라고 한다.
우희는 우리를 데리고 조심스럽게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선다.
여의사는 웃으며 그녀들을 맞이해 준다.
“마지막 생리를 언제 하셨지요?”
여의사는 나지막하지만 따뜻한 음성으로 묻는다.
“한 일주일 전에 두 번째 생리일이 지나갔습니다.”
“아, 그런가요?
그럼 저쪽 진료실로 들어가 봅시다.
간호사가 안내를 해 줄 것입니다.“
우리는 잠시 두려운 눈으로 언니를 바라본다.
“우리야!
어서 들어가 봐!“
우희 역시 두려운 마음이 들지만 우리를 안심시키며 진료실로 들어가도록 해 준다.
우리는 진료실 안의 작은 진료실로 들어간다.
“초음파 검사를 할 것입니다.
윗옷을 올리고 기다려주세요.“
간호사는 미소를 지으며 친절하게 말을 한다.
우리는 간호사가 시키는 대로 옷을 올리고 누워서 기다린다.
잠시 후에 여의사가 들어온다.
“겁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리고 조금 차가울 것입니다.“
우리는 긴장을 한다.
무엇인가 배에 차가운 물체가 닿고 넓게 펴는 것으로 보아 무슨 약품을 바르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며 기다린다.
의사는 다른 무엇을 가져다 배위에 대고 문지른다.
한참을 그렇게 진료를 하는 것만 같다.
그러나 그리 오래지 않아서 진료가 끝이 난다.
“자, 옷을 바로 하시고 다시 선생님이 계신 곳을 가십시오.”
간호사의 말에 따라서 우리는 옷을 단정히 하고 언니가 있는 곳으로 가서 의사선생님을 바라보며 앉는다.
“축하드립니다.
임신 구주 째가 됩니다.“
“네?
제가 임신이라는 말인가요?”
“네!
틀림없는 임신입니다.
초산이면 더욱 조심할 것들이 많습니다.
간호사가 자세한 모든 것들을 일러줄 것입니다.
그리고 매달 한 번씩 나와서 진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임산부와 태아의 상태를 매달 확인을 해야 하거든요.“
”네!“
그녀들은 간호사에게 주의 사항이 적인 용지를 받아들고 병원을 나선다.
우희는 아무런 생각을 할 수가 없다.
사남매 중에서 처음으로 아기를 가진 우리다.
결혼도 하지 않고 아니, 그 결혼이 깨어진 지금 아기가 자라고 있다.
두려움이 우희의 온 몸을 휘감아 돈다.
이 사실을 알릴 수도 없는 일이다.
행여 장애아가 태어나기라도 한다면 어찌될 것인가?
두 자매는 아무런 말도 없이 승용차가 있는 곳으로 간다.
그 누구도 무슨 말을 할 수가 없다.
생각하지 못했던 임신이다.
우리는 더욱 얼굴이 굳어지고 입을 굳게 다물어 버린다.
우희는 뭐라고 말을 해야 되는 것인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아기를 가진 것이 불행이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어떤 말도 할 수 없는 우희의 마음이다.
그렇게 병원을 다녀와서 두 자매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있다.
우희는 행여 아빠나 엄마 같은 장애를 가진 아이가 태어난다고 하면 우리의 일생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하니 그저 가슴이 답답할 뿐이다.
그렇다고 저쪽 집안에 연락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 병을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집안에 우리의 임신을 알린다고 좋아질 것도 아니고 더욱 악화가 될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희는 밤새 한숨도 잠을 이루지 못한다.
우리 또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무엇이 무엇인지 그저 아무런 생각도 하지 못할 뿐이다.
임신으로 인해서 자신의 인생에 어떤 변화가 오는 것인지조차 파악을 할 수가 없는 우리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자신이 임신을 했다는 실감조차 가질 수가 없다는 생각뿐이다.
그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자신의 아기다.
어쩌면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부터 모든 불행을 함께 짊어지고 나와야 하는 숙명을 지니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다 갑자기 우리는 이 아기를 자신이 지켜야한다는 생각을 한다.
불행을 짊어지고 나오는 아기라 하더라도 엄마로서 자신이 이 아기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외에는 아무런 생각이 없다.
그렇게 자매는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아침을 맞이한다.
우희는 이미 전날 김씨 아주머니에게 아침시장을 봐 줄 것을 부탁을 했기에 새벽부터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어찌 되었건 동생인 우리가 먹을 것을 준비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몸을 일으켜 주방으로 나간다.
무엇이라도 우리를 먹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대로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
속이 가라앉을 만한 시원한 북어 국을 준비를 한다.
“우리야!
이것을 좀 먹어봐라!“
“언니!
정말 미안해요.
이렇게 언니를 힘들게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런 말을 하지 말고 무엇이라도 먹었으면 좋겠다.
어서 편안한 마음으로 조금이라도 먹어봐!“
우리는 수저를 들고 국물을 떠서 입안에 넣는다.
그러나 역시 먹을 수가 없다.
“언니!
당분간 아무런 신경도 쓰지 말고 그냥 내버려두면 안 될까요?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그냥 쉬고만 싶어요.“
“그러니?
그렇게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괜찮을까?“
”배가 고프면 내가 찾아서 먹을게요.
당분간은 혼자 내버려두었으면 좋겠어요.“
”그래!
네가 그렇게 원하니까 그렇게 해 보자.
그러고 난 다음에 말을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니까!“
우희는 당분간 아무것도 묻지 않는 것이 우리를 위해서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그대로 우리의 방을 나선다.
그러나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
엄마에게 아침을 챙겨드리고 나서 엄마가 공방으로 내려가시는 것을 확인을 하고 나서야 우희는 다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우두커니 빈 천정을 응시한다.
답답하고 가슴이 꽉 막히는 듯하다.
어떻게 우리문제를 풀어나가야 할지 그저 암담할 뿐이다.
아기를 가졌다고 좋아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
참으로 불쌍하고 가슴이 아프다.
그런 아기를 가진 동생 우리도 불쌍하고 세상에 환영받지 못하는 아기 또한 너무나 불쌍해서 가슴이 칼로 도려내는 듯한 아픔이 밀려온다.
우희는 아무리 생각을 해도 우리가 그 아이를 출산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를 위해서도 아기를 위해서도 출산을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우리가 받아드릴지 걱정스럽다.
달이 지나기 전에 아기를 지워야한다는 생각을 하며 우리 방문을 연다.
“언니가 들어가도 되겠어?”
“이미 들어왔잖아요.
무슨 할 말이 있어요?”
“그래!
아직 그렇게 아무것도 먹지 않으니 걱정스럽기도 하고.........“
”언니!
나도 책을 통해서 입덧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봤어요.
오랫동안 그러는 것이 아니고 한두 달만 고생을 하면 가라앉는다고 했으니 그때까지 참을 수 있어요.“
우리는 아예 출산을 할 것을 각오를 한 것처럼 말을 한다.
“우리야!
이 아기를 낳을 생각은 아니지?“
”언니!
난 반드시 내 아기를 낳을 것입니다.
그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불쌍한 내 아기를 내가 지킬 것입니다.“
”우리야!
아기를 낳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았어?
아직도 넌 살아야 할 인생이 길다.
아직 새로운 인생을 시작도 하지 않은 네가 아기를 낳을 수는 없다.“
우희는 아프지만 분명한 어조로 말을 한다.
글: 일향 이봉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