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 사남매 ( 52회 )
제 52장,
퇴근시간이 다 되어가면서 우리는 시간을 보며 몸을 일으킨다.
내일 우영이 오빠가 오는 날이라서 퇴근을 하고 곧 바로 집으로 돌아가 언니를 도와주려는 우리다.
회사를 막 나서려는데 휴대폰이 울린다.
휴대폰을 열어보니 경환의 어머님의 번호가 뜬다.
“네, 어머님!”
“내일 오후에 집으로 와 줄래?”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오냐, 자세한 말은 우리 만나서 하자.”
“네!”
그대로 전화가 끊어진다.
다른 때 같으면 퇴근하는 길이냐 하며 상냥하게 묻곤 하시는 시어머님이신데 다른 날과는 달리 조금은 딱딱하다는 느낌이 드는 음성이다.
우리는 잠시 생각을 해 본다.
행여 자신이 꾸중을 들을 일을 했나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그런 일은 없다는 생각을 하며 자신의 생각이 지나치다고 돌려버리고 집으로 향한다.
이미 장경환하고는 오늘 바로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통화를 주고받았기에 더 이상 전화는 오지 않는다.
우리는 언니를 도와서 부지런히 일손을 놀린다.
점심시간에 맞추어 도착을 하겠다는 약속이다.
“언니!
나는 점심만 먹고 경환씨 집에 가야 하는데 어떻게 하지?“
”가면 되지 뭘 어떻게 해?“
”많은 일을 언니에게만 맡겨놓고 나가야 하는 것이 미안하지.“
“그런 생각을 하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가봐!
올케도 있는데 네가 그런 걱정을 왜 하니?
그 어머님이 널 부르셨는데 가지 않을 수가 있겠어?“
”오후에 오라고 하신 것을 보면 그곳에서 저녁을 먹고 오게 될 것 같아요.
조금 늦더라도 이해를 해 줘요.“
“그래!
다른 곳도 아니고 경환씨 집에 갔는데 내가 걱정하며 기다릴 것이 뭐가 있니?
너만 행복하고 좋으면 된다.“
”언니!
정말 고마워요!“
우리는 언니에게 늘 고맙고 언니를 믿고 의지를 한다.
우리는 우영이 오빠가 그 유명하고 아름다운 황지우와 결혼을 한다는 것이 너무나 기쁘다.
“언니!
이제 우리 집안도 어디를 내 놓아도 빠지지 않지?“
”글쎄다, 기준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가 문제겠지?
유명한 영화배우가 두 명이 있다고 대단한 집안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우희로서는 무엇이 대단한 집안이라고 말을 하는 것인지 기준을 알지 못한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 이 모임에는 차주영을 초대한 우희다.
집안의 모든 크고 작은 일에 기쁘고 슬픈 일에 늘 함께 해주고 힘을 주고 용기를 주고 있는 차주영은 이제 남이 아닌 한 가족이나 마찬가지다.
모든 가족들 역시 차주영을 타인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서로 말을 하지 않고 있지만 누나의 배필로 언니의 짝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 차주영의 확고한 입지다.
이제는 그 누구도 우희와 차주영을 떼어놓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기에 함께 살아가고 있지 않는 것이지만 이미 그들 사이는 연인이라는 사실로 인정을 받고 있다.
우희 또한 가족들의 그런 생각을 부드럽게 받아드리고 있다.
결혼을 하게 된다면 차주영을 제외하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이제 동생들이 하나씩 끝이 나면 그와 결혼을 할 생각이다.
엄마를 모시고 그와 결혼을 해서 살아갈 생각인 그들이다.
차주영 역시 우희가 모든 책임에서 벗어나는 것을 기다리며 늘 곁에서 많은 것을 함께 해주곤 한다.
주영은 시간 전에 도착을 한다.
홍지우의 집에서 정성을 다해서 준비를 해 준 많은 선물들을 들고 들어오는 두 사람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어서 와요!
화면에서 보는 것보다 이렇게 실물을 보니 더 아름다워요.“
우희는 홍지우의 아름다움에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본다.
“초대해 주심에 감사드리며 칭찬해주시니 너무 고맙습니다.”
지우는 집안으로 들어서면서 따뜻한 정이 넘치는 가족들을 보며 마음이 훈훈해지는 것을 느낀다.
어머니께 큰 절로 인사를 드린다.
“어더 아요!”
김정희는 홍지우의 손을 잡아주면서 반가움을 표시한다.
“어머님!
반겨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이뽀, 내 며느디 참 이뽀!“
지우의 손을 잡고 몇 번을 예쁘다는 말을 하는 김정희다.
그렇게 잠시 가족들과 인사를 한다.
넓은 거실에 밥상이 차려진다.
모처럼 온 가족이 다 모인 자리다.
늘 자리가 비워져 있던 우영이가 중심이 되어 모이고 보니 너무나 좋고 흐뭇한 마음으로 온 가족을 바라보는 우희의 입가엔 웃음꽃이 피어난다.
모두들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식사를 한다.
특히 우영은 모처럼 이렇게 온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 마음 놓고 참석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해진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이런 시간을 만들어 나가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아주 천천히 점심을 즐기며 시간을 보내지만 우리는 시계를 보며 조용하게 몸을 일으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오후에 오라고 하셨지만 너무 늦게 가면 안 될 것 같아서 외출준비를 한다.
우희 또한 우리가 외출을 한다는 것을 알기에 들고 갈 선물을 준비해 놓은 것을 챙겨서 가지고 나온다.
시댁으로 갈 때 늘 빈손으로 가지 않도록 배려를 해주는 우희다.
“자, 이것을 가지고 가거라!”
“언니!
이러지 않아도 돼요.
어머님께서 늘 올 때마다 가지고 온다고 하시며 그러지 말라 하세요.“
”그래도 아직 결혼도 하지 않은 시댁을 빈손으로 가면 안 된다.
별 것은 아니지만 시어머님을 가져다 드려라!“
우리는 다녀오겠다는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선다.
경환씨가 의외로 집에서 기다리고 있겠다는 연락이 와서 자신의 승용차를 가지고 출발을 한다.
언제나 와서 데리고 가던 경환씨였는데 오늘은 그냥 오라는 연락이다.
우리는 조금은 의아하다는 생각을 하지만 바쁜 일이 있어서 그런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기분 좋게 출발을 한다.
마음 같아서는 오늘 같은 날은 집에서 새 올케 될 사람과 많은 이야기도 나누고 작은 오빠하고도 많은 시간을 함께 하고 싶지만 시어머님의 부르심을 거절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또한 늘 경환씨의 집으로 가는 것이 즐겁다.
주말이라 그런지 도심에는 생각보다 차량들이 적은 것만 같다.
별로 막힘없이 운전을 해 나갈 수가 있기에 그리 오래지 않아서 장경환의 집에 도착이 되리라는 생각을 하며 운전을 해 나간다.
그 시간 경환은 불안한 마음으로 우리가 도착하기를 기다린다.
우리를 불렀다는 엄마의 표정이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무엇 때문인지를 말을 하지 않으시고 우리가 도착을 할 때까지 데리러 가지 못하게 하고 더 이상 전화조차 하지 못하게 하는 엄마다.
다른 때하고는 완전하게 달라진 엄마의 태도에 경환은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해 보지만 짐작이 가는 것이 없다.
행여 우리가 무슨 실수라도 했나 생각을 해 본다.
그러나 우리가 작은 실수를 저질렀다고 해도 그 정도로 변할 엄마의 성품이 아님을 알고 있는 경환이다.
경환은 하루 종일 엄마의 기분을 살피면서 우리를 기다린다.
엄마의 기분은 우리가 도착을 하면 풀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시계만을 보면서 초조한 마음으로 기다린다.
우리가 도착을 할 때가 된 것 같아 대문 밖으로 나가서 기다리려고 현관을 나서는 경환을 이경선여인이 불러 세운다.
“경환아!
진득하게 집안에서 기다리지 못하고 어디를 나가는 것이냐?“
”.............죄송합니다.“
경환은 다시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다.
엄마의 기분을 건드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지를 못하면서 엄마의 눈치를 살피게 되는 경환이다.
초인종 소리가 난다.
경환은 방에서 나와 현관으로 나가려고 한다.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거라!”
이경선여인은 아들을 나오지 못하게 하고 현관 앞으로 나가 대문의 잠금 쇠를 풀고 우리가 들어오기를 기다린다.
우리는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서 경환이 보이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는 생각을 한다.
자신이 도착할 때쯤이며 대문 밖에서 나와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대문 안으로 들어섰는데도 경환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잠시 어딜 나갔나?”
두리번거리면서 현관 앞으로 간다.
현관 앞에서 노크를 한다.
문이 열리면서 이경선여인의 모습이 보인다.
“어서 오너라!”
“제가 늦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헌데 경환씨는 집에 없나요?“
”일단 어서 들어와라!“
이경선여인은 우리가 거실로 들어오기를 기다린다.
우리는 손에 들려진 것을 내어 드린다.
이경선여인을 아무런 말도 없이 우리가 주는 것을 받아서 안으로 들어간다.
우리는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거실로 간다.
그곳에서 경환씨가 있는 것을 보고 의아스럽게 생각을 하면서 비로소 집안의 분위기가 다른 날하고는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거기 앉아라!”
우리는 경환을 보고서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소파에 앉는다.
“내가 너를 왜 불렀는지 모르겠지?”
“...............네!”
“우선 한 가지만 묻자.
지금까지 왜 결혼식 날짜를 받아오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말해 줄 수 있니?“
”네!
작은 오빠의 결혼문제가 겹치고 있어서.............“
“그러니?
아무리 그런다고 해도 딸인 네가 먼저 아니겠니?
너를 먼저 결정을 하고 나서 네 오빠 결혼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순서고 도리가 아니겠니?
이경선여인은 자신의 마음을
되도록 아들에게 큰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다.
“...............................”
우리는 무엇이라고 대답할 수 있는 말을 찾지 못한다.
“내 생각에는 그래도 네 언니 되는 사람이 무언가를 알고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 미루고 있는 것을 보면 아주 몹쓸 사람들은 아닌 것 같구나!”
“네?”
우리는 등에서 뭔지 모를 식은땀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낀다.
“네가 우리 집안에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이 없는지 묻고 싶다.”
“네?...................”
우리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엄마!
무슨 말씀을 하고 계십니까?
무엇을 숨길 것이 있다고 그러시는 것인가요?“
”너는 가만히 보고만 있어라!
너한테까지도 숨기고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을 한다.
그러지 않니?“
”..................................“
우리는 심장이 금방이라도 멎을 것만 같다.
분명히 엄마의 장애에 대해서 아신 것만 같다는 생각을 하니 등에서 식은 땀이 흘러내린다.
“난 너를 믿고 너를 사랑하려고 많은 노력을 해 왔다.
하나뿐인 며느리하고 고부간의 불화를 만들지 않고 엄마와 딸처럼 그렇게 사랑하는 마음으로 함께 살아가려는 마음이었다.“
”..............네!
잘 알고 있습니다.“
입안의 침이 말라서 말이 제대로 되어 나오질 않는다.
“오늘 이 자리에서 네 입으로 분명하게 듣고 싶다.
우리 집안에 무엇을 숨겼는지 말해 줄 수 있겠니?
내 아들이 있는 이 자리에서 말이다.“
“...............네!
제 어머니의 장애를 숨겼습니다.“
“그것뿐이더냐?”
“엄마!
용서해 주세요.
그것은 제가 말을 하지 말라고 한 것입니다.“
경환이 앞으로 나선다.
“너도 알고 있던 것이더냐?”
“네!
처음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것도 알고 있겠구나?
무엇이더냐?
네가 알고 있다니 저 아이 대신해서 네가 말을 해 볼래?“
”엄마!
무엇을 얼마나 알고 계신지 모르겠지만 이미 지난 일들이니 마음에 담아두지 마시고 모든 것을 이해를 해 주셨으면 합니다.“
장경환은 엄마가 이미 모든 것을 알고 계신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저렇듯 완강하게 사람을 몰아세우실 엄마가 아니다.
“경환아!
너 그 집에 가 봤으니 잘 알겠구나!
이 아이 언니가 하는 가게,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다는 그 가게의 상호에 대해서 너도 잘 알고 있겠지?“
“...................................”
“식당도 아니고 분식집 간판이 난쟁이 분식집이라고 하더구나!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말해 볼 수 있겠니?“
우리는 심하게 가슴이 뛰고 앞이 캄캄해진다.
이제는 숨기고 감추고 해 봐야 더욱 일이 커진다는 것을 깨닫는다.
“어머님!
용서해 주십시오.
그것은 제 부모님이 장애를 가진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제 아버진 난쟁이, 즉 왜소증이라는 장애를 가지셨고 어머닌 발달장애를 가지신 분들이십니다.“
”그렇구나!
내가 정확하게 알아냈구나!
“엄마, 그것은 우리씨하고 아무런 문제가 되질 않습니다.
저는 지금 있는 그대로의 우리씨를 사랑하고 있고 평생을 함께 하며 살아가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천만에 말이다.
결혼은 너희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집안과 집안의 만남이고 후손을 번창시키는 아주 중대한 사명이 있는 일이다.
두 사람의 연애만으로 끝이 난다면 엄마도 아무런 간섭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 후손들에게 그런 유전성이 강한 병을 대물림해서 내릴 수는 없다.
막을 수 있는 길을 두고 볼 수는 없는 일이다.“
“엄마!
그것은 나중의 일입니다.
저는 있는 그대로의 우리만 보고 있습니다.“
”후대에 대한 일을 선대로서 충분하게 생각을 해야 하고 막을 수 있는 길이 있다면 막아야 하는 것이 선대가 하는 의무이다.
너 하나로 인해서 우리 집안의 후대들이 고통을 겪는 일은 없어야 한다.“
”..................................“
우리는 더 이상 이곳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음을 느낀다.
“어머님!
제가 너무 분에 넘치는 욕심을 냈습니다.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조용히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끝내겠습니다.“
우리는 일어나 큰 절로 하직 인사를 하고 몸을 일으켜 현관으로 나간다.
글: 일향 이봉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