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 사남매 ( 64회)
제 64장,
아들 며느리의 초대를 받은 윤경선은 처음으로 가는 아들의 집에 무슨 선물을 할까 한참을 망설이고 고민한다.
그래도 손자를 낳아준 며느리다.
건강한 손자가 태어난 것을 보고 하늘을 날 것만 같은 기쁨에 들떠서 아기가 병원에 있을 때 시간이 되기만 하면 손자를 보러 신생아실 앞을 떠나지 못했던 윤경선이다.
유리창을 통해서나마 손자를 보고 있노라면 품안에 안아보고 싶은 욕망이 자꾸만 몸을 신생아실 안으로 들어가고자 한다.
그러나 엄격하게 통제가 되어 있는 곳이어서 아직까지 손자를 안아보지도 못하고 꾹 눌러 참아오고 있었다.
이제 손자를 품안에 안아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진다.
윤경선은 의상 티켓과 명품은 아니지만 고급스러운 핸드백을 준비한다.
손자를 낳아준 며느리에 대한 선물이다.
이른 아침부터 잠에서 깨어 서둘러보지만 시간이 멈추어진 것만 같다.
아들인 경환이 모시러 오기로 한 것이지만 마음은 벌써 집을 나서고 있는 윤경선이다.
“어서 일어나세요.
서둘러 아침을 드시고 갈 준비를 해야지요.“
남편을 깨운다.
“어허!
이른 아침부터 웬 소란이요?
점심때나 다 되어서야 출발을 하게 될 것인데 뭘 하러 이렇게 일찍부터 서두르고 있는 게요.“
장사장은 아내의 마음을 알고 있다.
자신 또한 아직 보지 못한 손자를 이제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마음이 들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표현을 하지 않는다.
“당신은 우리 손자가 궁금하지 않으세요?”
“그런다고 더 빨리 갈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새벽부터 서둔다고 될 일이요?”
“마음이 급해서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그동안 보고 싶은 것을 참느라고 힘들었거든요.“
”허허허................
그런 것을 애초부터 그랬다면 좀 좋았겠소?“
“.............................”
장사장 역시 하나뿐인 아들이 따로 나가서 살아가는 것이 싫은 마음이다.
집에 돌아오면 아무도 없는 텅 빈 집인 것만 같다.
아내와 단 둘이서 할 말도 없는 것 같고 아들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
그러나 언제까지 품안에 품어 안고 살아갈 수는 없는 자식이기에 또한 부모로서 다 키워서 떠나보내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을 한다.
그러면서도 가끔은 허전하고 섭섭한 마음이 드는 장사장이다.
며느리가 아들을 낳았다는 전갈을 받고서도 병원에도 가보지 못했다.
시아버지가 가는 것이 아니라는 주변의 만류가 있었기에 손자를 보고 싶은 마음을 꾹 눌러 참아온 것이다.
아들이 보내준 핸 폰으로 손자의 모습만을 보며 즐거워한다.
며칠 전부터 오늘을 기다려온 부부다.
간소하게 아침을 먹고 준비를 한다.
준비라고 해야 별 다른 것은 없지만 그래도 마음이 설랜다.
경환은 부모님을 모시러 간다.
어디라고 하면 찾아오실 수 있지만 자신이 직접 부모님을 모시고 오는 것이 도리임을 생각하며 모시러 간다.
이제야 겨우 부모님의 큰 사랑과 자신을 어떻게 키우셨는지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된다.
부모가 된 다음에서야 부모님의 희생과 은공을 생각하게 된다.
이제 부모가 무엇이라는 것을 아직은 다 알지 못하지만 아들을 출산할 때 아내의 고통을 처음부터 다 보아온 경환은 엄마라는 존재가 무엇 때문에 자식에게 그토록 애착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다.
산고의 고통이라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경험하지 못했고 알지 못했을 때는 그것이 어떤 것이라고 짐작조차 하지 못했던 것이다.
아내가 겪는 산고의 고통을 처음부터 지켜보았기에 조금은 엄마의 마음을 알 수가 있은 것만 같다.
경환을 기다리고 있던 장사장 부부는 환한 웃음으로 아들을 반긴다.
“준비 다 되셨어요?”
“그럼!
자, 이것을 차에 싣거라!“
윤경선은 전기밥솥과 쌀 포대를 가르치며 말을 한다.
“엄마!
이것이 뭔가요?“
”내가 너희 집에 처음으로 가는데 이것을 가져가야 한다.
자식 집에 처음으로 가면서 밥솥과 쌀을 가져가야 배불리 먹으며 부자가 된다는 말이 있어서 준비를 했다.“
“엄마!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그런 말을 믿으세요?
옛날 배가 고프던 시대의 말인 것을요.“
“좋다고 하는 것을 해서 해로운 것이 뭐가 있니?
너희들에게 좋다고 하는 것은 다 해주고 싶은 어미의 마음이다.
어서 차에 실어라.“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경환은 그것이 바로 엄마의 마음이라는 것을 안다.
장사장 역시 아내의 그런 마음에 흡족해진다.
마음을 열기만 하면 참으로 따뜻하고 정이 넘치는 아내의 마음이다.
이제 잘 하면 며느리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기쁨으로 가득해진다.
경환은 부모님을 모시고 다시 집으로 출발을 한다.
그 시간 우민이의 부부가 도착을 한다.
아기를 갖지 않은 우민부부는 갓난아기를 보면서 신기하고 사랑스러운 아기의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안아주고 싶어도 어떻게 아기를 다루어야 할지 몰라 선뜻 안지 못하고 그저 누워서 이리저리 살펴보는 아기를 바라보기만 한다.
“세상에!
너무 신기하고 너무 사랑스러워요.“
우민의 처 나유경은 아기 손을 살며시 잡아본다.
너무나 보드랍고 고운 아기의 피부를 만져보는 것이 처음이다.
“아, 너무 보드랍고 고와요.
아기가 이렇게 사랑스럽다는 것을 생각도 못했어요.“
”올케도 아기를 출산하지 않아서 그 모든 것을 모르겠다.“
”네!“
우희는 아기를 갖지 않고 살아가는 동생 우민부부가 안쓰럽다.
지금 쯤 학부형으로서 한창 아이들의 교육에 온 신경을 써야 하는 우민부부다.
그러나 둘 사이의 어떤 약속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들은 아기를 갖지 않고 있는 것이 우희는 늘 안쓰럽고 안타깝다.
허지만 아기를 가지라고 말을 할 수가 없는 입장이다.
우민이 아기를 갖지 않으려고 하는 것을 이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허지만 올케의 입장에서는 그 모든 것을 받아드리기가 쉽지 않을 것인데도 아무런 불만도 없이 남편의 뜻을 따라주는 올케가 고맙다.
그렇게 아기를 보던 유경은 시누이를 도와 주방 일을 거들고 나선다.
맏며느리이면서도 모든 일을 시누이인 형님께 맡겨두는 것이 미안하고 고맙기만 한 나유경이다.
“형님!
이제는 형님도 결혼날짜를 잡으셔야지요.“
”새삼스럽게 결혼은 무슨?“
우희는 부끄러워한다.
동생들의 결혼은 자연스러운 것처럼 생각이 되지만 막상 자신의 결혼을 생각하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화끈거린다.
두 사람의 결혼은 이미 기정사실로 되어 있다.
다만 우희가 동생들이 모두 제 갈 길로 가는 것을 보고 나서야 결혼을 할 수 있겠다는 말을 했기에 차주영은 말없이 기다려주고 있다.
이제 우리의 결혼식이 끝나고 나면 차주영은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결혼식을 올리겠다는 말을 한다.
우희 역시 그 말에 반박을 하지 않는다.
참으로 오랜 세월 참아주고 기다주는 사람이다.
이제 그와의 진한 키스는 우희가 바라는 것 중의 하나로 될 정도로 그와 깊은 스킨십을 하는 우희다.
그가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다 주고 싶은 우희의 마음이다.
둘만의 시간이 날 때면 늘 우희의 모든 것을 원하고 있는 차주영이다.
그러나 아직은 마음 놓고 둘 만의 시간을 만들어보지 못해서 그저 서로 깊은 키스를 나누며 애무를 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엄마인 김정희를 잠시라도 맡겨놓을 곳이 없기에 둘이 원하는 여행도 떠나보지 못하고 서로 바라보기만 한다.
김정희는 우희가 아니면 그 누구에게라도 가 있으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우희가 없으면 큰일이라도 나는 것처럼 불안해하는 김정희다.
그런 엄마를 잠시라도 떼어놓지 못하는 우희다.
“형님!
이제는 아가씨보다는 형님이 먼저 결혼식을 올려야 할 것 같습니다.
아가씨는 몸도 더 추슬러야 하고 이젠 시댁에서도 인정을 했으니 결혼식이 급할 것은 없지요.“
“아니야!
그럴 수록에 우리 결혼식이 먼저야!
얼른 결혼식을 올리고 나야 마음 편히 우리가 아기를 키우는데 온 정성을 다 쏟을 수가 있지 않겠어?“
우희는 무엇보다 우리가 완전하게 결혼생활을 해 나가기를 바라고 있다.
아무리 시부모님이 인정을 해주시고 아기가 있다고는 하지만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면 동거생활에 불과할 뿐이라는 우희의 생각이다.
그녀들이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경환이 부모님을 모시고 도착을 한다.
윤경선은 아파트 앞에 도착을 하자 놀라는 눈으로 아들을 바라본다.
“정말 이곳이 그 이아이의 아파트가 있다는 것이냐?”
“네!
물론 작은 오빠에게 물려받은 것이지만 분명히 그 사람의 이름으로 되어 있는 곳입니다.“
“여긴 말로만 듣던 그 비싸고 좋기로 유명한 곳이 아니냐?
강남에서도 비싸기로 소문이 난 동네고.“
“그렇습니다.
학군이 좋기로도 유명한 곳이지요.“
윤경선은 아파트에 들어서면서도 눈을 둘 곳이 없다.
너무나 화려한 아파트의 입구하며 보통 서민들의 아파트하고는 모든 것이 다 다르고 대단히 호화스럽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보통 사람들이 들어와서는 자연히 주눅이 들 것 같은 분위기의 아파트다.
장사장 역시 아파트의 이곳저곳을 둘러본다.
“말로 듣던 것 보다는 더욱 좋은 곳인 것 같다.
과연 소문이 허상이 아님을 느끼게 하는구나!“
장사장 역시 처음으로 와보는 최고급의 아파트다.
자재 하나하나가 최고급의 자재로 지어진 이름이 나 있는 아파트다.
엘리베이터 역시 서민들의 사용하는 엘리베이터하고는 격이 다름을 느낀다.
경환은 부모님을 모시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자신들이 살고 있는 층수를 누르고 나서 아버지를 본다.
“이 아파트가 전체가 이십층입니다.
그 중에서 십오 층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로얄 층이라고 하나?
아주 전망이 좋겠구나!“
장사장은 사업가답게 모든 것을 세밀하게 관찰을 한다.
고속엘리베이터는 순식간에 십오 층에서 멎는다.
경환은 부모님을 모시고 집의 현관 앞에 당도를 해서 초인종을 누른다.
우리가 시부모님이 오신 것을 알고 문을 연다.
“아버님, 어머님!
제가 가서 뵈어야 하는데 이렇게 오시라고 해서 죄송스럽습니다.“
우리는 깊숙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한다.
“아니다, 네 덕분으로 이렇게 고급스러운 아파트엘 다 오게 되었구나!”
윤경선은 우리의 손을 잡아준다.
“고맙습니다.
어서 안으로 들어가십시오.“
우리는 부모님을 모시고 안으로 들어선다.
우희와 나유경 그리고 우민이 나와서 인사를 드린다.
윤경선은 그들과 대충 인사를 나누고 나서 아기가 있는 방이 어딘가 묻고는 그 방으로 들어선다.
“어디 보자.
할미가 내 손자를 보러 왔구나!“
아기는 잠을 자지 않고 사람을 보는 듯이 환하게 웃는다.
“할미가 온 것이 그리도 좋으냐?
역시 내 새끼가 되어서 그런가보다.“
윤경선은 조심스럽게 아기를 들어 품안에 꼭 끌어안는다.
“네가 우리 장씨 집안의 장손이로구나!
우리 장손!
내 새끼가 보고 싶어서 할미 눈이 다 짓물렀단다.“
윤경선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오직 아기만 있을 뿐이다.
자신의 집안에 장손인 아기가 아닌가?
그토록 우려하고 염려했던 장애아가 아닌 정상적으로 태어난 손자이다.
마음 같아서는 매일 아기를 키워주면서 살아가고 싶은 욕심이 난다.
장사장 역시 어느 사이에 아내 곁에서 아기를 본다.
“허허..........그 놈 참 잘 생겼다.”
“여보!
우리 경환이 어려서 모습 그대로가 아닙니까?
어쩌면 빼다 박아도 이렇듯 애비를 고대로 빼다 박았는지 모르겠어요.“
”우리 경환이 모습 그대로인 것이오?“
“보세요.
우리 경환이 어렸을 때 모습 그대로가 아닙니까?
요 오뚝한 콧날하며 야무지게 앙다문 입술을 보세요.
경환이가 다시 갓난아기로 돌아간 그 모습입니다.“
“허허허..............그런가?”
부부는 그렇게 아기의 모습이 아들을 닮았다는 생각을 하며 더욱 흐뭇하게 아기를 안고 어른다.
아직은 사물을 정확하게 인지를 못하는 갓난아기지만 울지도 않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이며 편안해한다.
그때 다시 우영이 아내인 홍지우를 데리고 도착을 한다.
다시 또 작은 소란스러움이 일어난다.
형제라고 하지만 서로 자주 만나지 못하는 우민이 동생을 보며 반긴다.
“와!
너 결혼식에 보고는 처음인 것 같다.“
”형님!
자주 만나야 할 것인데 그렇지 못해서 정말 아쉬운 마음입니다.“
“어쩔 수 있겠니?
우리 서로의 길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것을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너와 제수씨가 그렇게 바쁘게 살아가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지.“
형제는 그렇게 서로를 반긴다.
“우영아!
사돈어른들께서 오셨다.
우선 먼저 사돈어른들에게 인사부터 드리도록 하자.“
우희는 우영이 부부를 데리고 아기가 있는 방으로 들어간다.
“안녕하세요?
제가 작은 오라비인 전우영입니다.“
우영이 인사를 하자 윤경선이 놀라며 일어선다.
“세상에!
전우영씨를 내 눈앞에서 보다니..............“
“이 쪽은 제 아내 홍지우입니다.”
홍지우는 고개를 깊숙이 숙이며 인사를 드린다.
“홍지우라고 합니다.
이렇게 뵙게 된 것이 영광입니다.“
“아, 티비에서 보던 것보다 더 곱고 아름답습니다.”
윤경선은 잠시 정신을 놓고 전우영과 홍지우를 바라본다.
이렇게 실제로 그 유명한 영화배우들이 자신 앞에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나질 않는다.
“사돈어른에게 처음으로 인사를 드립니다.”
전우영은 다시금 머리를 깊숙이 숙이며 인사를 한다.
“허허허.............
내 며느리의 오빠가 그 유명한 배우라는 것이 참으로 대단한 일이오.
꿈에도 그런 생각조차 해 본 일이 없었는데.........“
장사장 역시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며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그렇게 집안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된다.
우희는 정성을 다한 음식을 고급스럽게 상차림을 한다.
품위 있게 그러나 부담스럽지 않게 상차림을 하는 우희의 모습에서 나유경은 새삼스럽게 많은 것을 배운다.
늘 시누이가 아니라 엄마 같은 그런 형님이라는 생각을 한다.
글: 일향 이봉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