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 사남매 ( 62회 )
제 62장,
윤경선은 즐거운 마음으로 주방을 치우고 나서 미리 준비를 해 놓은 다과를 작은 찻상에 바쳐서 가지고 거실로 나간다.
“밥을 막 먹었는데 뭘 이렇게 가지고 나오세요?”
“모처럼 너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그런다.
엄마가 그동안 얼마나 허전하고 쓸쓸했는지 알고 있어?“
”엄마!
이제 엄마는 저를 바라보는 마음을 거두셔야 합니다.
이제부터는 엄마도 엄마 나름대로 취미생활도 하시고 친구 분들도 만나시면서 아버지하고 여행도 즐기시며 그렇게 즐겁게 살아가셔야 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 모든 것이 네가 곁에 없이는 내 즐거움과 행복이 되질 못하는 것을 어쩌란 말이냐?
늘 무엇을 먹고 있을까 힘들지 않을까 정말 내 아들이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니 어떻게 하겠니?“
경환은 답답한 마음으로 엄마를 본다.
“경환아!
엄마가 모든 것을 다 받아드리겠다.
그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들어오너라!
이제 산달이 다 된 아이니 엄마가 보살펴주어야 하고 그런 사람을 하루종일 혼자서 놔두는 것이 불안한 일이다.“
”엄마!
신경을 써주시는 것은 참으로 고마운 일입니다.
허지만 그 사람을 보살펴주는 아주머니가 계십니다.
산후조리를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이시라 모든 것을 믿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엄마가 보살펴주는 것하고 비교가 되겠니?
출산을 하고 나서도 산후 조리도 엄마가 모두 다 해 주겠다.
절대로 조금도 너희들을 힘들게 하지 않고 엄마가 모든 것을 다 해주면서 그 아이를 보살펴주겠다.
집으로 데리고 들어오너라!“
경환은 엄마의 그런 생각에 단호하게 대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엄마!
우린 집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우리 나름대로 우리 힘으로 그렇게 살아가겠습니다.
이다음 엄마와 아빠가 더 나이를 드셔서 힘이 없으실 때 그때 모시고 살아갈 생각입니다.“
”그럴 수는 없다.
엄마는 너희들이 따로 나가서 사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다.“
윤경선은 펄쩍 뛰면서 아들의 생각을 반대를 한다.
“엄마!
지금 엄마의 허락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이미 전 시작을 했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형식적인 결혼식이라는 절차가 남아 있을 뿐이지만요.
그 사람이 출산을 하고 나면 반드시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릴 것입니다. 지금은 그 사람과 태아의 건강을 위해서 제가 막고 있습니다.“
”경환아!
난 너를 낳은 네 엄마야!
엄마의 허락도 없이 네 마음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엄마!
죄송합니다.
이 모든 것을 이제는 그대로 받아주셨으면 합니다.“
“안 돼!
엄마는 하나뿐인 내 아들과 따로 살아갈 계획이 애초에 없는 사람이다.
이제 그런 집안의 여자에게 빠져서 널 낳아준 이 어미를 버리겠다는 말이더냐?“
”엄마!
그런 집안이라니요?
어떤 집안인 줄 알고 그런 말을 하시는 것입니까?
우리가 함부로 무시해도 될 그런 집안이 아닙니다.“
“왜 아니냐?
그런 무섭고 징그러운 장애유전자를 물려준 부모 밑에서 뭘 보고 배웠겠니?
내가 그 아이들을 거두어주지 않는다면 내 아들이 평생을 당할 고통을 어떻게 두고 볼 수가 있겠어?“
”엄마!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들 잘못이라도 되는 것인가요?
또 뭐가 그렇게 무섭고 징그러운 것인가요?
그들도 모두 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엄마의 생각대로라면 이 세상에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태어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그렇게 되면 정말 좋은 세상이 되겠지.
장애를 가진 아이가 있는 가정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들지 생각만 해도 엄마는 가슴이 떨린다.“
“그렇지만 엄마!
장애를 가졌다고 해서 함부로 업신여김을 당하거나 천대를 당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사람의 부모 두 분 모두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셨지만 남들에게 손가락질을 당하지 않고 누구보다 떳떳하고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살아가신 분들입니다.
육체적인 장애는 정신적인 장애보다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네가 겪어보지 않고 남의 말만을 듣고 그런 말을 한다마는 정작 네게 그런 자식이 생긴다면 네 일생이 얼마나 비참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아라!”
“네!
많이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는 문제입니다.
허지만 비록 장애를 가졌다고 해서 그 아이를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장애를 가졌던 안 가졌던 제가 만들어 놓았고 저를 부모로 해서 생긴 생명을 함부로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경환아!
이제는 엄마도 모든 것을 네 뜻에 따라주겠다.
그 아이를 데리고 이 집으로 들어오너라!“
윤경선은 다시 아들을 설득하기로 마음을 바꾼다.
“엄마!
들어오지 않습니다.
이미 아버지의 허락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자꾸만 장애를 가진 아이가 태어날 것이라는 상상을 하지 마십시오.
지금 제 아이는 지극히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그래!
건강하게 낳았다고 해서 모두 잘 자라는 것이 아니다.
그런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니 아이의 지적수준이 낮을 수도 있을 것이다.
엄마가 어려서부터 키우면서 좀 더 다른 교육도 시켜야 할 것이 아니냐?“
”엄마!
왜 그런 쪽으로만 생각을 해요?
그 사람의 사남매 모두 그런 부모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누구 한 사람 지적으로 수준이 낮은 사람들이 없습니다.
처형이 부모님을 대신해서 동생들을 키우고 집안을 이끌어 나가고 있지만 그 누구보다 헌신적이고 최선을 다해서 다른 부모님 못지않게 책임을 다해나가고 있습니다.“
“................................”
“또한 큰 오빠인 처남 역시 대기업에서 장래가 촉망받는 사람으로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으며 살아가고 특히 작은 오빠인 전우영!
그 이름은 엄마도 아실 것입니다.”
“뭐?
너 지금 그 유명한 배우를 말하는 것이냐?“
”네!
바로 그렇습니다.
그 사남매 중에서 세 번째인 전우영이 바로 그 사람의 작은 오빠입니다.“
“설마............”
“엄마가 걱정하시는 그런 일들은 없을 것입니다.
유전자를 걱정을 하시는데 그런 우월한 유전자도 함께 지니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윤경선은 할 말을 잃는다.
무엇이라고 더 이상 말을 할 수가 없다.
전우영!
그 사람이 누구이던가?
당대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영화배우이자 연예인이 아니던가?
“엄마!
우리 집안에서 내 세울 것이 뭐가 있던가요?
제가 입사시험을 봐서 취업을 한 것인가요?
아마 아버지의 기업이 아니었다면 저는 대기업에 취업을 할 수가 있었을 것인지에 대해서 제 자신도 장담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버지의 기업이 대기업에 속하는 것도 아니지요.
경제적인 것을 따진다고 해도 결코 우리 집안보다 못한 집안이 아닙니다.“
“.............................”
“우리 결혼이 끝났다는 것을 알고 작은 오빠인 전우영이 자신이 살고 있던 아파트를 그 사람에게 내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홍지우와 결혼을 해서 그 부모님이 계시는 집으로 들어갔지요.
홍지우 역시 그 모든 것을 남편의 뜻에 따라서 그 집을 그 사람의 명의로 모두 해주었고 혼자서도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모든 뒷받침을 해준다는 약속을 할 정도로 그 집 사남매의 우애가 참으로 남다르게 돈독합니다.“
경환은 차근차근하게 모든 것을 설명을 해 나간다.
그런 아들의 말에 윤경선은 아무런 반박을 할 수가 없다.
자신이 생각하는 그런 집안이 아님을 조금씩 깨달아가는 윤경선이다.
또한 이제는 아들이 집으로 들어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느낀다.
윤경선은 더 이상 아들과 마음을 상할 필요가 없음을 깨닫는다.
“그래!
엄마가 너무 경솔했다.
엄마가 반대를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너희들이 결혼을 하고 엄마와 같이 살면서 며느리의 출산을 기다리고 있을 것인데 내가 모든 것을 차버렸구나!
더 이상 네가 하는 일에 간여를 하지 않겠다.“
“엄마!
고맙습니다.
이해를 해 주시고 받아 드려주시니 더 이상 감사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그 사람도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늘 미안해하고 불안하다는 말을 합니다.“
“그렇게 생각할 것 없다.
어차피 배가 부른 아이에게 절을 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
더욱 몸을 더 조심해서 무사하게 출산을 하도록 했으면 좋겠다.“
”엄마!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제가 얼마나 엄마를 많이 사랑하고 있는지 아시지요?“
경환은 엄마의 마음을 좀 더 풀어드리기 위해서 엄마와 시간을 조금 더 보내고 나서야 우리가 기다리고 있는 것을 생각하며 집을 나선다.
엄마가 평생을 자신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살아오면서 엄마의 사랑을 늘 느끼며 엄마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온 것이다.
세상 어느 부모가 다 마찬가지이겠지만 엄마는 특별히 자신만을 낳고 더 이상 출산을 할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아서 그런지 온 신경을 쓰며 자신을 키우신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자신을 사랑해주시듯 우리도 그렇게 사랑해 주신다면 얼마나 고맙고 행복할 수가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지만 그것은 아마 자신의 욕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운전을 해 나간다.
생각보다 많이 늦은 시간이다.
우리가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아서 마음이 초조해지지만 급하게 운전을 하지 않고 서서히 핸들을 잡고 운전을 해 나간다.
기다리고 있던 우리는 반갑게 경환을 맞이한다.
“너무 늦었지?”
“아니에요.
어머님께서 자기와 더 함께 계시고 싶어 하실 텐데 나 때문에 이렇게 와서 어머님께서 많이 서운하실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죄송스럽지요.“
”아니요.
이제 엄마도 우리를 많이 이해를 해 주시고 무사하게 건강한 아기를 순산하기를 바라신다는 말씀을 하셨소.“
“정말이에요?
정말 어머님께서 이 아기가 태어나기를 기다리고 계신 거예요?“
”그럼!
엄마에게는 첫 손주인데 왜 기다리지 않겠어?
다만 결혼을 하기 전에 내가 이렇게 나온 것이 섭섭해 하시기는 하지만 이제는 그것도 많이 이해를 해 주시는 마음이라오.“
“아, 너무 고마워요.
그리고 이 아기가 복덩어리인 모양이에요.
아기를 가지고 모든 것이 다 잘 되어나가고 있거든요.“
”그래야지요.
당신과 내 아기인데 복덩어리지.“
경환은 모처럼 마음이 밝고 가벼워진다.
그렇게 우리 또한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아기의 출산을 기다린다.
###
윤경선은 아들이 그렇게 돌아가고 난 다음에 더욱 허전해지는 마음을 잡지 못하고 친구들의 모임에 찾아다닌다.
조금이라도 허전한 마음을 매우기 위해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갖는다.
명숙은 윤경선과 달리 오랜만에 모임에 참석을 한다.
명숙은 손주들을 돌봐주고 있어서 마음먹은 대로 시간을 낼 수가 없다.
“명숙아!
오랜만이야!“
윤경선은 명숙을 보며 반갑게 말을 건다.
“그래!
내가 손주들을 보느라고 마음대로 시간은 낼 수가 없어서 이렇게 매번 참석을 할 수가 없다.“
“그렇구나!
손주들을 보는 재미도 상당할 거 아니니?“
”아이고, 말도 마라!
잠시 보는 것은 사랑스럽고 예쁘지만 직접 키우다보니 이제는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몸이 힘들고 따라주지 않는다.
그러나 며느리가 직장을 다니고 있으니 어쩌겠니?
부모가 되어서 모른 척을 할 수 없는 일이잖니?“
”난 아들이 손주를 낳아주면 내가 키우고 싶은 마음이다.“
”참, 아들 결혼은 어떻게 된 것이니?
바로 결혼식을 올릴 것 같더니 아직도 결정이 되지 않았어?“
명숙이 묻는다.
“휴!
하나뿐인 아들 결혼식이 생각보다 참으로 어렵고 힘들단다.“
“왜?
무슨 문제라도 생긴 것이니?“
윤경선은 가장 친한 명숙에게 자신의 마음을 열기로 한다.
“문제는 큰 문제지.
며느리 될 아이가 임신을 먼저 했어!“
“그러면 배가 부르기 전에 얼른 결혼식을 시켜야지.
그대로 바라보기만 하면 어떻게 하니?“
”나도 그러고 싶다만..............
이제 막달에 접어들었으니 출산을 하고 난 다음에야 식을 올릴 수 있겠지.
우리 아들은 이미 그 여자 집에 들어가 살고 있고 말이다.“
“다른 살림을 낼 것이니?”
“내 마음이야 어디 그렇겠어?
모든 상황들이 그렇게 되었으니 내가 가슴이 답답하고 화가 치민다.“
윤경선은 대충 아들의 결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처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내 보이는 윤경선이다.
명숙은 입이 무겁고 진중한 성품을 지니고 있어 늘 함께 이야기를 하고 나면 마음이 후련해지는 그런 친구다.
윤경선은 며느리 될 아이가 김정희의 딸이라는 사실을 말을 한다.
그러나 그 아버지에 대한 말을 하지 않는다.
“공예가 김정희 말이지?”
“그래!
그러니 내가 그 결혼을 허락을 할 수가 있겠니?“
”왜 안 그렇겠어?
네 마음을 충분히 이해를 한다.
그러나 자식을 이기는 부모가 또 어디 있어?
결국엔 부모가 손을 들어야 하는 것을.“
“그냥 아파하면서 이겨내리라고 믿었지.
아파한 만큼 더 성숙해지리라고도 믿었어!
그러나 목숨이 경각에 달렸는데도 그 아이만을 찾고 있으니...........
자식을 놓칠 수 없는 일이더라고.“
”네 그 심정을 이해를 할 것만 같다.
그러니 어쩌니?
사랑의 힘이라는 것이 때로는 자신의 목숨보다 더 무섭고 질긴 것을.“
두 여인은 그렇게 한참을 경환에 대한 말을 한다.
전우영이 며느리의 오빠라는 사실까지도 윤경선은 말을 한다.
명숙은 그런 집안에서 데리고 오는 며느리가 부럽다는 말을 하며 친구의 마음을 달래주고 있다.
글: 일향 이봉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