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 사남매 ( 69회 )
제 69장,
우희는 자신의 부른 배를 바라본다.
참으로 신기하고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신혼여행을 다녀오고 몇 개월이 지난 후에야 자신이 임신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된 우희는 처음에 동생들에게 부끄러워서 말을 하지 못했다.
공연히 나쁜 짓을 저지른 것만 같은 부끄러움이 아기를 가진 것을 말을 하지 못하고 혼자서만 간직했다.
그런 아내의 모습이 차주영은 너무 순진하다는 생각을 한다.
“뭐가 부끄러워서 형제들에게 알리지 못하는 것이오?”
“모르겠어요.
그냥 내가 뭔가 잘못한 것처럼 부끄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허허허............
이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자랑을 할 일이 아니요?
당신이 그렇게 말을 하지 못하면 내가 처남들과 처제에게 말을 해야겠소이다.“
차주영은 자랑을 하고 싶다.
이제야 비로소 아빠가 될 수 있음을 온 천하에 자랑을 하고 싶다.
차주영은 남매들을 소집을 했다.
그리고 아내의 임신소식을 전했다.
우민과 우영 그리고 우리는 뛸 듯이 기뻐한다.
자신들로 인해서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너무 늦은 결혼을 한 누나와 언니가 행여 아기를 갖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들을 했던 것이다.
“누나!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이제야 비로소 저희들이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누나를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민이가 형제들을 대표해서 기쁨을 나타낸다.
우희는 그런 형제들이 너무나 고마웠다.
나이 사십이 다 되어서 첫 아이를 가진 우희다.
매일 모든 것에 조심을 하면서 배속의 아이를 키운다.
그런 누나를 위해서 우영은 사람을 구해서 보내준다.
나이가 많아서 첫 아이를 가진 누나가 행여 무리를 하면 절대로 안 된다는 생각을 하며 누나를 위해서 엄마를 보살펴드리고 집안 살림을 할 수 있는 도우미아주머니를 보내준다.
우희는 그런 동생의 마음을 알고 고맙게 받아드린다.
그렇게 우희는 조심스럽고 행복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낸다.
이제 팔 개월을 넘어선 우희는 상당히 부를 배를 안고 있다.
매달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오면서 아기가 장애를 가진 것이 아닌가 하는 검사를 빼놓지 않고 해 왔다.
그러나 아기는 아무런 탈 없이 아주 무럭무럭 자라고 심장의 고동소리도 매우 힘차게 나타난다.
김정희는 그런 딸의 모습이 어떤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자신이 아이들을 가졌을 때의 모습이 생각나는 김정희다.
우희가 엄마가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엄마!
내 모습이 흉하지?“
”아니야!
이뽀, 우디가 엄마가 대는 거 조아!“
“그럼 엄마는 할머니가 되는데 좋아?”
“엉!
우엉이와 우디 아기 함머니야!
또 우디가 아기 나믄 함머니 대.“
“그래요.
이미 엄마에게 손자와 손녀가 있는데 거기에 또 생기는 것이지요.“
우희는 엄마의 생각이 예전보다 많이 깊어진 것을 안다.
이제 엄마도 작품 활동에만 매달리지 않는다.
그저 당신이 심심하고 하고 싶을 때만 조금씩 한다.
엄마의 나이가 있기에 예전처럼 활발한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건강해 보인다고 해도 나이는 속일 수가 없다.
김정희는 때로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그대로 침대에 누워있는 시간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엄마!
어디 안 좋아요?“
”아니, 그낭 운지기는 거 시더!“
“아프지 않으면서 움직이기 싫어요?”
“엉!”
우희는 그런 엄마가 걱정이 되어 건강검진을 받아보게 하고 싶다.
그러나 자신이 부른 배를 가지고 엄마를 모시고 병원에 간다는 것이 무리이지 싶어 남편에게 부탁을 한다.
차주영은 기꺼이 그런 장모님을 모시고 병원으로 간다.
각종 검사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진단이 나온다.
부부는 안심을 하며 엄마에게 더 세심한 신경을 쓴다.
부부는 다시 우영이네 둘째 아기 임신 소식을 듣는다.
“정말 잘한 일이다.
이제는 아들을 낳아야겠지?“
”형님!
저도 그런 마음이 굴뚝같은데 맘대로 될까요?“
지우 또한 아들을 낳고 싶은 마음을 솔직하게 말을 한다.
“올케!
아마 지금까지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왔으니 바라는 대로 되리라고 생각하네!“
“저는 상관하지 마시고 형님께서 자연분만으로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시길 바랍니다.”
“고마워!
이제 막달이 되니 상당히 힘드네!“
“그럴 것입니다.
그래도 참으로 잘 버티고 계신 것을 보니 끝까지 잘 하실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형님!
힘내시고 자연분만 하시길 기도드릴게요.“
지우는 자신의 입덧으로 인해 시누이의 출산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아랫동서가 또 다시 임신을 했다는 소식을 들은 우민의 아내 나유경은 심란스러운 마음이 된다.
형제들 모두 하나같이 아기를 낳고 잘 키우고 있다.
아직은 어느 아기 하나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아기가 없다.
자신들은 결혼을 하기 전부터 출산을 하기 않기로 약속을 했고 그것이 지금까지 그대로 지켜오고 있다.
남편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장애를 가진 자식을 낳는 일이다.
아빠나 엄마처럼 그런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는 자식을 만들지 않겠다는 남편만의 확실한 결심이다.
나유경 또한 그런 남편의 마음을 이해를 했기에 함께 동조를 하고 따라주고 있다.
그러나 이제 모든 형제들이 다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해서 아기를 키운다.
너무나 사랑스럽고 예쁜 아기들이다.
나유경은 자신도 그런 아기를 가지고 싶다는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
엄마가 되고 싶고 아기를 키워보고 싶다는 강렬한 유혹이 일어난다.
그러나 그런 마음은 내보이지 않고 있다.
우민은 그런 아내의 마음을 안다.
아내 역시 여자이고 사람인 것이다.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하기에 자신의 뜻을 따라주고 있지만 형제들이 모두 아기를 낳고 키우는 것을 보면서 왜 그러고 싶지 않을 것인가?
그러나 우민은 자신의 생각을 바꾸고 싶지 않다.
누구에게든 그 유전자는 전해질 것이다.
이제 다른 형제들은 아무런 일도 없이 건강한 아기들을 출산을 해서 잘 키우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누나도 역시 건강한 아기를 출산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우민이다.
그러나 자신은 그런 아기를 출산할 수 있는 자신감이 없다.
부부는 서로 미안한 마음에 서로에게 소원해진다.
나유경은 회사에 휴가원을 제출을 한다.
시누이인 우희의 산후조리를 해 주고 싶은 마음에서 휴가를 신청한다.
이제 오늘 내일로 다가온 우희의 출산이다.
온 집안의 남매들은 우희의 출산을 기다리면서 마음이 초조해진다.
늦은 나이의 첫 출산이라 그만큼 위험도가 높은 것을 알기에 매일매일 초조한 마음으로 우희의 출산일을 기다린다.
우희는 자신의 산후조리를 위해서 휴가를 신청해놓고 기다린다는 큰올케가 너무나 고맙다.
아기도 가져보지 않은 큰올케다.
그런 올케가 산후조리를 위해서 나선다.
그대로 받아드리기로 한다.
일을 도와주는 도우미아주머니가 계시다고 해도 집안일에 엄마를 보살펴드리는 일에 산후조리까지 맡기기는 어렵다.
그렇게 결정을 하고 나서야 기다렸다는 듯이 산고의 통증이 시작이 된다.
병원으로 옮겨진 우희의 소식에 남매들이 모두 병원으로 모인다.
입덧을 하는 홍지우 역시 잠시 병원으로 와서 우희를 본다.
“형님!
잘 이겨내실 겁니다.“
“고마워!
힘들 텐데 뭐하러와?“
“형님 모습이라도 보고 싶어서 잠시라도 들여다보고 싶었어요.
오래 있을 수 없는 것을 이해를 해 주세요.“
“다 이해를 하고 있으니까 힘들 것이니까 어서 가봐!
어머니가 많이 걱정을 하고 계실 거야!“
우희는 그런 홍지우를 밀어내듯 보낸다.
산고의 고통을 겪으면서도 동생들을 생각하는 우희의 마음이다.
우희는 하루 종일 진통을 겪으면서도 아기가 나오질 않고 있다.
의사는 보호자를 부른다.
“선생님!
왜 이렇게 출산을 하지 못하는 것인가요?“
차주영은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의사를 보며 묻는다.
“아무래도 제왕절개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산모가 자연분만을 강하게 원하시기에 지금까지 지켜보았습니다만 자궁이 벌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시간을 더 지체를 했다가는 산모도 아기도 위험합니다.“
“아!
필요하다면 그렇게라도 해 주십시오.“
차주영은 더 이상 아내에게 고통을 준다는 것이 무모한 생각임을 안다.
우희에게 제왕절개를 하게 되는 이야기를 한다.
“더 이상 시간을 끌면 아기도 당신도 위험해서 안 된다는 것이니까 수술을 해서라도 출산을 합시다.”
우희는 승낙을 한다.
진통이 시작이 되고 하루가 지난 다음에서야 우희는 수술실로 옮겨진다.
남매들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수술실 앞을 지킨다.
누나의 일이 온 가족의 일인 것이다.
누나에게 잘못되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집안의 불행이고 자신들의 커다란 불행임을 알고 있기에 하나같이 누나가 무사하기를 빌면서 수술실 앞을 떠나지 못하고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얼마를 기다리고 있으니 수술실 문 위에 켜져 있는 불에 꽃그림에 불이 켜진다.
“아, 이제 아기가 나온 모양입니다.”
수술실의 문이 열리면서 아기를 태운 침대가 나온다.
“차주영, 전우희님의 예쁜 공주님입니다.”
온 가족은 아기가 타고 있는 침대로 몰려든다.
“산모는요?
산모는 무사한가요?“
차주영은 아기보다는 아내의 안부가 더 궁금하다.
”네!
이제 마취에서 깨어나 바로 병실로 옮겨질 것입니다.
아기도 산모도 모두 건강합니다.“
“아, 감사합니다.”
모두들 안도의 숨을 내 쉰다.
우희는 그렇게 제왕절개수술로서 예쁜 딸을 낳았다.
병실로 돌아온 우희는 모든 동생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된다.
하나같이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을 해주는 동생들이다.
우희는 그런 동생들을 하나씩 말없이 손을 잡아본다.
“고맙다.
너희들이 이렇게 지켜주니 정말 마음이 든든하고 포근해진다.“
”누나!
정말 애쓰셨습니다.
아기가 얼마나 예쁜지 모르겠어요.“
우민이의 말이다.
”여보!
우리 아기 보셨어요?“
우민이의 말에 남편인 차주영을 보며 묻는다.
“보고말고요.
당신을 닮아서 얼마나 예쁜지 모르겠소.
정말 당신 목숨을 걸고 큰일을 해 내었소.
여자들이 출산을 하는 일이 그렇게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도 없고 미처 알지도 못했던 일이었소.
정말 수고가 많았소.“
차주영은 아내의 손을 꼭 잡아준다.
우희는 일주일 만에 퇴원을 해서 집으로 돌아온다.
나유경은 우희가 퇴원을 하는 날부터 휴가를 받고 병원으로 와서 우희와 같이 우희의 집으로 온다.
“올케!
나 때문에 이렇게 고생을 하게 해서 어떻게 해?“
”형님!
별 말씀을 다 하십니다.
이렇게라도 형님을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이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언제나 저희에게 기둥이시고 저희 모두에게 엄마 같으신 형님이신데 이렇게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이 있어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어요.“
”정말 고마워!
내가 정말 동생들과 우리 올케들을 너무 잘 두었어!
아마 세상에서 나처럼 모든 형제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살아가는 사람도 드물 거야, 그렇지?“
우희는 진심으로 큰올케의 마음이 고맙다.
아기를 임신조차 해 보지 않은 큰올케가 산후조리를 자처하고 나선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안다.
나유경은 산모가 먹을 음식을 정성을 다해서 준비를 한다.
밥도 한꺼번에 전기밥솥에 하는 것이 아니고 뚝배기 밥을 해서 잘 끓여진 미역국과 함께 하루에 여섯 번씩을 챙겨준다.
우유와 함께 모유수유를 하고 있는 우희다.
아기를 안고 젖을 먹일 때 우희의 모습은 참으로 숭고하고 아름답다.
나유경은 그런 우희의 모습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아기에게 우유를 먹일 때 나유경이 안고 먹인다.
그때의 심정을 무엇이라고 표현을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가슴이 벅차다.
참으로 아기를 품에 안고 젖을 먹이는 엄마의 심정이 어떤 것이라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나유경은 늘 아기를 우유를 먹일 때는 자신이 직접 한다.
그것을 바라보는 우희는 그런 올케의 모습이 가슴을 안타깝게 한다.
같은 여자로서 얼마나 아기가 갖고 싶을 것인가 생각하니 그저 안쓰럽다.
“올케!
지금이라도 아기를 갖는 것이 어떨까?“
그러나 나유경은 고개를 흔든다.
“왜?
아직 나이도 있는데 노력을 하면 안 될 것이 있어?
나도 이 나이에 아기를 낳았잖아?“
”형님!
저희는 결혼 전부터 그런 약속을 했었고 이미 그이가 결혼을 하기 전에 묶어버렸어요.“
”뭐?
결혼을 하기 전에 정관수술을 받았다는 말이야?“
“네!
저도 그것을 승낙을 했고요.
절대로 아기를 갖지 않고 둘이서만 행복하게 살아가자고요.
평생을 그렇게 살아갈 줄 알았지요.“
우희는 비로소 큰올케가 지금까지 한 번도 임신을 하지 못하는 사실을 안다.
충격으로 다가온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결혼을 앞두고 정관수술을 받은 우민이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다.
얼마나 부모님의 모습으로 인해서 상처가 컸으면 그런 결심을 하고 결혼을 할 수가 있었을까 싶다.
그로 인해서 아무런 잘못도 없는 큰올케가 함께 당하고 있는 고통이 얼마나 클 것인가를 생각하니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
글: 일향 이봉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