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 사남매 ( 61회 )
제 61장,
경환은 그런 엄마를 어이없다는 듯이 바라본다.
엄마가 화를 내며 언성을 높일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엄마를 이해 할 수가 없다.
“엄마!
왜 화를 내시는 건지 이해를 할 수 없습니다.“
“경환아!
절대로 아이를 가져서는 안 된다.“
“엄마가 무엇을 걱정을 하시는 것인 줄은 알겠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걱정을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미 매달 태아의 건강에 대해서 병원을 다니고 있고 장애를 갖지 않고 건강한 태아라는 것을 확인하고 또 확인을 합니다.“
“오냐!
너희들 말대로 그렇다고 치자.
허지만 그 집안의 장애가 육체적인 것뿐만이 아니잖니?
육체는 멀쩡하더라도 정신지체를 가지고 있다면 아무리 의학이 발달했다고 해도 미리 알 수 있는 일은 아니잖니?“
”엄마처럼 그런 걱정을 하면 세상 겁나고 무서워서 살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또한 설사 그런 아이가 태어난다고 해도 모든 것을 감수하면서 살아가겠다는 각오도 이미 서 있습니다.“
“안 된다.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그런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너를 보고만 있으라는 말이더냐?
내 목숨보다 더 소중한 내 아들이 그런 모진 세월을 살아가는 것을 이 애미가 어찌 보라는 말이더냐?“
윤경선을 절규를 한다.
마치 눈앞에 그런 자손이 태어난 것처럼 통곡을 한다.
“대체 당신이 왜 이러는 것인지 알 수가 없소.”
묵묵히 모자간의 대화를 듣고만 있던 장사장이 나선다.
“여보!
우리 경환이 불쌍해서 어떻게 해요?
당신이 말려주세요.“
”대체 무엇이 불쌍하고 무엇을 말리라는 말이요?
당신 뜻대로 하자면 아이를 죽이라는 말이요?“
”..............................“
“무슨 생각으로 그러는 것인지 말해 보시오.
이제 그 아이를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말해 봐요.“
“..............................”
윤경선은 남편의 질책에 아무런 말도 하지를 못한다.
다른 것은 전혀 생각나는 것이 없다.
자신의 아들이 장애아를 낳고 평생을 힘들고 고통스럽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만을 생각하며 막아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경환아!
네 엄마의 생각이 이러니 네 생각대로 네가 그 아이의 집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뭐라고 했어요?
그 아이 집이라니요?
다른 형제들과 함께 살고 있는 그 집으로 우리 경환이를 보낸다고요?“
”엄마!
그 사람은 자신의 아파트를 가지고 혼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결혼을 한다고 해도 부모님 집으로는 들어와 살지 않을 것이지만 지금 이런 상태에서 그 사람을 혼자 둘 수는 더욱 없습니다.
결혼식과는 상관없이 저희들 현제 부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경환이는 아버지의 허락이 떨어졌기에 자신의 방으로 가서 짐을 챙긴다.
윤경선은 그런 아들을 보낼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안 돼!
내가 어떻게 살아가라고?
너 없이 내가 어떻게 살아가라는 것이냐?“
“엄마!
나도 이제는 성인입니다.
그리고 제게는 이제 제가 책임을 지고 돌봐야 할 가족이 있습니다.
엄마는 이제 저보다는 아버지를 믿고 엄마 나름대로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이제는 저를 놓아주십시오.“
“안 된다.
내 삶의 전부는 바로 내 아들인 바로 너다.
너 없이는 내가 숨을 쉴 수도 잠을 잘 수도 없다.“
“이리 오시오.
너는 엄마를 걱정하지 말고 어서 짐을 챙겨서 떠나거라!“
장사장은 아내를 데리고 안방으로 간다.
윤경선의 울음소리는 온 집안을 시끄럽게 하고 있지만 경환은 그런 엄마를 신경 쓸 마음이 없다.
경환은 대충 필요한 옷들과 신발들을 챙겨놓고 나서 안방을 노크한다.
이제 엄마의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들어오너라!”
아버지의 음성이 들린다.
조심스럽게 문을 연다.
“아버지!
저 내일부터 출근을 하겠습니다.“
”그래도 괜찮겠냐?“
”네!
이제 제 가족을 위해서라도 더욱 열심히 일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
지금까지의 네 자신하고는 달리 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결혼식날짜는 천천히 잡아보도록 해라!“
“네!
엄마, 자주 들릴게요.“
경환은 그렇게 부모님께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선다.
윤경선은 아들이 그렇게 집을 나서는 것을 모른 척 해버린다.
이제는 자식이라도 해도 놓아주어야 한다는 남편의 말을 음미한다.
언제까지 품안의 자식일 수는 없다.
이제는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마음으로 그것을 받아드리지 못하고 있는 윤경선이다.
장사장은 아내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다.
허지만 언제까지 자식이라고 품안에 가두어 둘 수는 없는 일이다.
결혼식을 하지 않았을 뿐 이미 아들은 새로운 가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을 해 주어야한다.
이제 자신의 새로운 인생을 위해서 시작하는 아들을 더 이상 힘들게 하지 않는 것이 부모 자식 간의 정을 위해서라도 좋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아내는 그것을 받아드리지 못하고 있다.
단 한 번도 아들이 결혼을 해서도 따로 나가서 살아간다는 것을 생각해 본 일이 없는 아내로서는 태산이 무너지는 충격일 것이다.
장사장은 그런 아내를 다독인다.
“자, 이젠 당신과 나 단둘이서 재밌게 살아갑시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다 끝났다고 생각을 하고 우리 남은여생을 여행도 다니고 취미생활도 해 가면서 그렇게 즐겁게 살아갑시다.“
”............................“
윤경선은 남편의 그런 말들이 귀에 들어오질 않는다.
아들이 결혼도 하지 않고 여자의 집으로 들어갔다는 사실이 기가 막히고 억장이 무너지는 아픔으로 인해서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자신의 아들이 그럴 수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윤경선은 그렇게 며칠을 아무런 말도 집안일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넋이 나간 사람처럼 그렇게 지낸다.
그러나 언제까지 그렇게 지낼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스스로 털고 일어나 아들을 회유할 생각을 한다.
아이를 출산해도 좋으니 같은 집에서 데리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다.
윤경선은 며칠 만에 경환에게 전화를 한다.
“네, 엄마!”
“오늘 집으로 와 주지 않겠니?”
“엄마!
내일 가면 안 될까요?
집사람이 병원에 가야 하는 날이라서 오늘은 일찍 퇴근을 해서 병원에 데리고 가야 합니다.
바로 집으로 돌아가려고 해요.“
“그래, 그럼 내일 퇴근하는 대로 올 수 있지?”
“그렇게 하겠습니다.”
경환은 엄마의 음성이 다시 따뜻해졌음을 느낀다.
이제 엄마도 모든 것을 받아드릴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한다.
엄마가 모든 것을 받아 드려주신다면 더 이상의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아이를 출산을 하고 나서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다.
또한 지금은 무엇보다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는데 온 신경을 쓰고 싶다.
경환은 일찍 퇴근을 해서 아내를 데리고 병원으로 간다.
매달 정기진료를 받는 날이다.
지금까지는 처형과 함께 다니던 병원이다.
그러나 아기를 출산하기 전에 이렇게 아내를 데리고 병원을 올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어때요?
처음으로 산부인과에 와 보는 소감이?”
“글세?
무슨 기분인지는 솔직하게 표현을 할 수 없지만 묘한 것이 내가 정말 한 아기의 아빠가 된 것이로구나 하는 실감이랄까?
아무튼 기분이 좋기도 하고.“
”난 처음에 정말 두렵고 무서웠어요.
언니가 무작정 데리고 왔지만 설마 내가 아기를 가졌을 것이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고 그저 자기가 보고 싶어서 그런 것인 줄로만 알았거든요.“
“나도 당신이 아기를 가졌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하지 못했지.
엄마의 허락을 얻어내는 것에만 신경을 쓰느라고 당신에게 연락이 닿지 않아도 엄마의 허락을 얻어서 달려갈 생각만 했지.
미안해!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하게 해서.“
경환은 늘 그것이 미안하다.
처음부터 함께 있어주지 못한 것이 언제나 마음에 걸리고 미안하다는 생각을 하며 더욱 잘해주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다행히 아무런 이상도 없이 아기는 잘 자라고 있다는 진료를 받는다.
이제 더욱 몸을 조심하고 커다란 스트레스를 피하라는 의사의 말이다.
출산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시점이 더욱 조심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경환은 모처럼 아내를 데리고 외식을 한다.
참으로 오랜만에 외출을 한 아내의 모습은 어색해 하는 모습이 눈에 뜨인다.
“왜 그래?
오랜만에 밖에 나오니까 이상해?“
”그것도 있고 배가 너무 부르니까 모든 사람들이 나만 바라보는 것 같아서 자꾸만 움츠러드는 것만 같아요.“
”지금 당신 모습이 얼마나 근사하고 멋진 줄 알아?
세상에서 지금 당신 모습이 최고로 아름답고 아주 멋져!“
“피!
그런 말이 어디 있어요?
이렇게 배불뚝이가 멋있다고 말을 하면 정말 내가 믿어지나요?“
”정말이야!
다른 사람들이 보는 것은 아무런 상관도 없어!
내 눈에는 이 세상 그 무엇보다 얼마나 멋진 모습인지 몰라!“
경환은 자신의 눈에는 아내의 모습이 너무나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경환이 우리의 집으로 와서 가장 먼저 한 것이 혼인신고다.
즉 가족관계를 먼저 정리를 해 놓았다.
이제 법적이든 실질적이든 그들은 엄연한 부부가 된 것이다.
부른 배를 안고 결혼식을 올릴 수 없기에 출산을 하고 난 이후로 미루었을 뿐이다.
경환이 혼인신고를 한 것도 아버지와 먼저 의논을 한 일이다.
장사장은 당연한 일이라는 듯이 흔쾌하게 허락을 했다.
경환은 이제 거칠 것이 아무것도 없다.
형식적인 절차만 남아 있을 뿐이다.
도우미아주머니는 매일 출근을 한다.
아기를 출산을 한 이후에도 산후조리까지 맡아서 해 주실 아주머니다.
이제 우리 또한 너무나 편안하고 행복하다.
허지만 시댁에 인사를 드리러 가지 못한 것이 마음 한쪽으로는 늘 죄스러운 마음이고 무거운 마음이 된다.
“아기를 출산을 하기 전에 어머님과 아버님을 뵐까 싶어요.”
“그러지 않아도 돼!
무거운 몸으로 가지 않아도 출산을 하게 되면 엄마와 아버지가 오실 것이니까 그때 인사를 드려도 늦지 않지.“
“그렇지 않아요.
어머님께서는 몹시 화가 나셨을 것 같아요.“
”자기야!
우리 그 문제는 지금 더 이상 생각하지 말자.
당신이 편안한 마음으로 아기의 출산을 기다리는 것이 급선무다.
공연히 스트레스를 받으면 당신과 아기에게 나쁜 영향을 주게 되니까 그 문제는 내가 모두 짊어지고 갈게!
아무런 걱정도 하지 마!
참, 그리고 내일은 엄마를 만나고 오게 될 거야.“
“그래요.
어머님과 모처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와요.
나 혼자 저녁을 먹고 기다리고 있을 게요.“
우리는 다행이다 싶은 생각을 한다.
부모님과 경환씨의 사이가 벌어지지 않게 하려는 우리의 마음이다.
어머님께서도 자신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다만 아기가 장애를 가지고 태어날까 싶어서 그것을 걱정을 하시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 우리다.
경환은 엄마가 아기를 낳는 것을 반대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것은 우리에게 상처를 남기는 일이기에 그저 자신만 듣고 흘려버린다.
엄마도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난 것을 보면 분명히 사랑해주실 것임을 안다.
자신을 사랑했듯 그렇게 아이를 사랑해 주실 것이다.
다음날 퇴근을 하고 경환은 부모님의 집으로 간다.
아버진 스케줄이 있어 늦을 것이라는 걸 안다.
경환은 출발을 하면서 엄마에게 전화를 드린다.
윤경선은 아들을 위해서 요리를 한다.
아들이 잘 먹고 좋아하는 음식으로만 준비를 하면서 모처럼 마음이 즐겁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늘 이렇게 아들을 위해서 무언가를 해 주고 싶고 그렇게 남은여생도 아들을 바라보며 살아가리라고 생각을 하는 윤경선이다.
아들은 언제나 엄마의 말을 뿌리치지 않는다.
지금도 아들은 엄마가 원하는 것이라면 들어줄 것임을 믿고 있다.
윤경선이 상차림이 거의 다 되어갈 때쯤 경환이 도착을 한다.
“엄마!”
“오, 내 아들!”
윤경선은 아들을 끌어안는다.
“엄마!
진즉에 온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이제 왔습니다.
많이 기다렸지요?“
”그럼!
엄마는 매일 너만 기다리며 살고 있다.
어디보자, 그동안 내 아들이 무척이나 수척해진 것 같다.
무엇을 어떻게 먹고 있는 거냐?“
”엄마!
먹는 것은 아주 잘 먹고 지냅니다.
그 사람이 아주 잘 해주고 있어요.“
“아무리 그래도 엄마만이야 하겠어?
엄마는 늘 우리 아들 생각뿐인걸!
자, 어서 밥부터 먹자.
하루 종일 일을 하느라 얼마나 배가 고프겠니?“
경환은 엄마가 하자는 대로 그대로 따른다.
엄마의 마음을 풀어주고 엄마의 기분을 맞추어 주기 위함이다.
윤경선은 아들이 먹는 것만 바라보면서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흐른다.
“어때?
엄마가 해주는 것이 제일 맛있지?“
”그럼요!
세상에 엄마 음식보다 더 맛있는 것이 어디 있어요.
정말 맛이 있어요.“
경환은 일부러 맛있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맛있게 먹는다.
그것을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은 그저 흐뭇하고 즐거울 뿐이다.
“엄마도 어서 드세요.”
윤경선 또한 모처럼만에 아들과 단 둘이서 맛있게 음식을 먹는다.
“엄마가 주방을 치우고 나서 다과를 가지고 나갈게!”
경환은 흡족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거실로 간다.
글: 일향 이봉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