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할리를 타고 달리다 보면 반대편에서 오는 라이더들이 왼손을 아래로 슬며시 내리며 손가락 두 개를 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를 '라이더스 웨이브' 혹은 '바이커 브이(V)'라고 부릅니다.
"두 바퀴(손가락 두 개)가 모두 도로 위에 안전하게 붙어있기를 바란다(Keep the rubber side down)"는 안전 기원의 의미와 함께, 서로 모르는 사이일지라도 '길 위에서 만난 형제'라는 강한 유대감을 표현하는 가장 대표적인 인사법입니다.
2. 행운을 부르고 악령을 쫓는 '가디언 벨 (Guardian Bell)'
할리 오너들의 바이크 하단(보통 프레임이나 엔진 아래쪽)을 잘 보면 작은 종이 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가디언 벨' 또는 '그렘린 벨'이라고 부릅니다.
미국 라이더들 사이에서는 도로 위에 바이크를 고장 내고 사고를 일으키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악령(그렘린)이 살고 있다는 미신이 있습니다. 이 종소리가 악령을 가두고 도로 위로 떨어뜨린다고 믿습니다. 특히 이 종은 **'자신이 직접 사는 것보다 동료 라이더에게 선물 받았을 때 효력이 2배가 된다'**는 풍습이 있어, 라이더들끼리 우정을 담아 주고받는 최고의 선물이기도 합니다.
3. 나만의 역사를 새기는 '가죽 조끼와 패치 (Vest & Patches)'
미국 할리 오너들의 패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가죽 조끼(Vest)입니다. 이 조끼는 단순히 멋이 아니라 라이더의 '인생 포트폴리오'와 같습니다.
자신이 소속된 H.O.G.(Harley Owners Group) 챕터의 로고부터 시작해서 그동안 다녀온 전국의 투어 코스, 참여했던 랠리 기념 패치, 먼저 세상을 떠난 동료를 추모하는 패치 등을 조끼에 빼곡히 바느질해 넣습니다. 조끼 한 벌만 봐도 이 라이더가 얼마나 오랜 시간 어떤 길을 달려왔는지 그 역사를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4. 거대한 축제의 장, '바이크 랠리 (Bike Rally) 참여'
미국 할리 오너들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미국 전역에서 열리는 거대한 바이크 축제인 '랠리'에 참가하는 것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매년 8월 사우스다코타주에서 열리는 **'스터지스 바이크 랠리(Sturgis Motorcycle Rally)'**와 플로리다의 **'데이토나 바이크 위크(Daytona Bike Week)'**입니다. 이 시기가 되면 수십만 명의 할리 오너들이 미 전역에서 바이크를 타고 한곳으로 모여듭니다. 수킬로미터에 달하는 메인 스트리트를 가득 메운 할리 엔진 소리와 함께 밤새 공연을 즐기고 라이딩을 하는, 그야말로 라이더들만의 거대한 명절입니다.
5. 사회를 바꾸는 따뜻한 질주, '자선 라이딩 (Charity Run)'
미국의 할리 오너들은 거친 외모와 달리 지역 사회 기부와 봉사활동에 매우 적극적입니다. 가장 유명한 것이 크리스마스 시즌에 아이들에게 줄 장난감을 바이크에 싣고 달리는 **'토이 런(Toy Run)'**입니다.
그 외에도 참전용사를 기리는 라이딩, 암 환우 지원 기금 마련 라이딩 등 다양한 목적의 '포커 런(Poker Run)'이나 자선 라이딩을 정기적으로 개최합니다. 수백, 수천 대의 할리가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도로를 통제하고 달리는 장관을 연출하며, 이를 통해 모인 참가비와 기부금은 전액 좋은 곳에 쓰입니다. 라이더의 자유로움을 사회적 가치로 환원하는 멋진 풍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