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각창 모임때 횐님들이 쓰신 괴담입니다..
비판 비난 없이 칭찬만 해주세요!!!
* 이미지캡쳐하고 챗지피티로 텍스트 변환한겁니다..
🐈
그는 늘 모두에게 인사를 해야했지만
그에게 인사를 돌려주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게 당연하지만
자리에 없다한들 그 누구도 알아채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의 탓인 일은 참 많았다.
택배가 늦어도 그의 탓,
주차장의 차가 긁혀있어도 그의 탓,
아이가 뛰다가 넘어져도 그의 탓,
아이가 넘어지며 과자를 흘려도 그의 탓,
산책하던 강아지가 그 과자를 주워먹어도 그의 탓이였다.
사람들은 그럴 때 마다
보이지도 않던 그를 귀신같이 찾아내곤 했다.
그는 그 아파트의 경비원이였을 뿐인데.
의자와 cctv를 볼 수 있는 모니터,
누렇게 바란 인터폰과
분리수거함에서 주워온 낡은 전기 난로,
그리고 전임자가 쓰던 언제 부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작은 의자.
이것들로 이미 가득 찬 작은 경비실 속에서
그 또한 홀로 그 경비실을 채우고 있었다.
그런 그가 어딘가 조금 이상해졌다는걸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건 어찌보면 너무도 당연했다.
하지만 그 또한 스스로가 이상한걸 알아채지 못했다는건 조금 슬픈 일일지도 모르겠다.
늘 그렇듯 12월이 되면 그는
아파트 관리위원회에서 내려온 지침에 따라
연말을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했다.
그 일들 중 하나로는 그가 직접 산타클로스 옷을 입고 아이들이 있는 세대에 방문해 사진을 찍어주고 부모가 준비한 선물을 건내주는 행사가 있었다.
그는 그 일을 좋아했다.
웃으며 자기를 반겨주는 아이들과 집 안의 밝은 형광등 불 빛이 눈부셨고, 집안의 온기가 그를 따뜻하게 했으며 또 유일하게 감사하다는 말을 듣곤 했기 때문이다.
그는 매년 선물들을 순서에 맞춰 쌓아두고
시간에 맞추기 위해 아파트 세 동의 엘리베이터를 정신없이 타곤 했다.
누군가는 출근 전 아침, 누군가는 점심, 누군가는 저녁, 누군가는 퇴근 후 늦은 밤.
빨간 산타의 옷을 입었다 벗었다 땀이 날 지경이라 한겨울에도 춥지 않았다.
헷깔리지 않기 위해 늘 되뇌이며 애썼음에도
선물이 바뀌거나 시간을 맞추지 못하고
시간을 맞춰가도 일을 끝마치지 못하여 다시 방문하기 일쑤였다.
매번 그를 탓하는 사람들의 면책을 피할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그 일을 좋아했음이 분명했다.
올해도 그 날이 다가왔고, 작년과 다르게 그는 직접 준비한 선물까지 챙겼다. 작은 장난감, 쿠키, 장갑 등등 직접 붉은 포장지에 포장까지 마쳤다.
그 후 그는 빨간 옷을 입고는 집집마다 찾아나섰다.
직접 준비한 선물을 건내는 그의 입가에선 웃음이 지워지지 않았다.
아침에 시작한 일은 늦은 저녁이 지나서야 간신히 끝이났다.
다시 경비원의 검정 유니폼을 입고 경비실에 들어가있던 그는, 그를 기다린 수많은 질책을 받아야만 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가 아닌데.
우리 집엔 아이가 없는데 웬 장난감을 주냐는 질책.
하루종일 자리에 없어서 중요한 택배를 받지못했다는 질책. 아이가 동호수를 헷깔려 다른 집에 찾아가 직접 찾아와야 했다는 질책.
그는 멋쩍은 웃음과 사과를 흘렸지만 크리스마스 날짜를 착각한 스스로가 당황스러웠고, 또 다행이다 싶었다. 크리스마스 당일에 만회하면 그만이였다.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았구나.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을 주어야지.
그의 다짐과는 다르게 그는 단 한 집에도 찾아갈 수 없었다.
그가 채우고 있던 경비실엔 붉은 선물 꾸러미들과 그만이 남아 있었는데, 우연찮게 잃어버린 택배의 행방을 물으러 경비실을 방문한 한 세대민이 이를 발견했을 뿐이다.
아마도 그에게서 가장 소중한 것을 나눠주면 모두가 좋아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나보다.
그의 눈 한 쪽, 귀 한 쪽, 어금니 몇개, 앞니 두개, 오른손 손가락 세개, 발가락 하나와 발가락의 일부가 거칠게 포장되어 있었다.
그로도 모자라다 싶었는지 왼쪽 손목을 자르려던 채로 그는 숨져있었다.
그의 끔찍한 몰골과 선물 꾸러미들은 우울증과 경제적 사정으로 자살 시도한 경비원의 일화로 모두 쉬쉬하게 되었고 연말 분위기 속에 경찰들도 정신사나웠는지 다급하게 처리되었다.
깨끗하게 치워진 경비실은 언제 붉었냐는 듯 다시 또 금반 다른 사람으로 채워졌고 그 해의 크리스마스만이 평소보다 조금 조용해졌을 뿐이였다.
다음 해 크리스마스엔 어김없이 또 산타복을 입고 집집마다 찾아오는 새로운 경비원만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