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천국인가, 지옥인가.
가만히 눈을 감고 지나온 날들을 더듬어 보면 선뜻 하나로 대답할 수가 없다.
어떤 날은 아침 햇살이 유난히도 따뜻해서 괜히 마음이 놓이고,
별일 없는 하루였음에도 살아 있음이 고맙다고 느껴진다.
사소한 인사 한마디, 따뜻한 밥 한 끼, 스쳐 가는 바람의 온도까지도
천국의 일부처럼 느껴지는 날이 있다.
또 어떤 날은 같은 길을 걷고, 같은 하늘을 보면서도 숨이 턱 막힌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무게가 어깨 위에 내려앉아 한 걸음 내딛는 일조차 버겁다.
사람들 속에 있어도 외롭고, 웃고 있어도 마음은 울고 있는 날.
그런 날들은 분명 지옥의 문턱을 스치고 지나온 것만 같다.
삶은 그렇게 천국 같은 몇 날과 지옥 같은 몇 날의 반복 속에 놓여 있다.
기쁨만 이어진다면 우리는 그것을 기쁨이라 부르지 못할 것이고,
고통만 계속된다면 이미 삶이라 부르기도 어려울 것이다.
천국을 알게 하는 것은 지옥의 시간들이고,지옥을 견디게 하는 것은
언젠가 다시 올 천국의 기억이다.
그래서 우리는 완전히 무너지지도, 완전히 들뜨지도 못한 채
그 경계 어딘가를 오가며 살아간다.
어쩌면 삶이란 천국에 머무는 시간이 아니라, 지옥을 지나 다시 천국으로 건너가는 끝없는 왕복의 여정인지도 모른다.
오늘이 지옥 같다면 내일은 또 모른다. 어제의 지옥 끝에서 뜻밖의 천국을 만나듯이, 우리는 그렇게 건너고, 또 건너며 살아간다.
그러니 묻는다.
삶은 천국인가, 지옥인가— 아마도 그 둘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게 하는, 그래서 끝내 살아내게 만드는 하나의 긴 여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