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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수다쟁이 앤과 함께하는 마릴라의 엄마 성장기(빨강머리 앤) | 당근 카페
책방지기 Minnie
인증 23회 · 2개월 전
사랑스러운 수다쟁이 앤과 함께하는 마릴라의 엄마 성장기(빨강머리 앤)
* 책 제목: 빨강머리 앤
* 지은이: 루시 모드 몽고메리 / 옮긴이: 박혜원
* 출판사: 더모던
* 도서분류: 서양 고전문학
* 첫 문장: 레이철 린드 부인은 에이번리 마을의 큰길이 작은 골짜기 쪽으로 비탈져 내려가는 곳에 살았다.
* 마지막 문장: "하느님 하늘에 계시니 세상은 평안하여라."
* 기억에 남는 문장: 그리고 길에는 언제나 모퉁이가 있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책:
- 빨강머리앤 전집(루시 모드 몽고메리, 현대지성) 총 8권: 앤이 선생님이 되고 결혼을 하고 자녀를 전쟁통에 보내기까지의 긴 여정을 모두 읽는 것도 좋다
- 내 안의 빨강머리 앤(루시 모드 몽고메리, 랜덤하우스코리아): 작가의 자전적 에세이를 함께 읽으면 앤의 배경을 이해하는데에도 도움이 된다
* 함께 보면 좋은 영화/드라마:
- 드라마 <Anne with an "E">
-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
* 나의 감상:
린드부인과 함께 초록 지붕 집에 생기기 시작한 작은 변화들을 다시 한 번 관찰하기 시작한다.
빨강머리앤은 읽고 또 읽어도 지루하지가 않다. 이야기가 펼쳐지는 공간과 분위기를 눈에 그려지듯 구체적으로, 한편으로는 즐겁게 상상할 수 있도록 풀어놓았기 때문인 것 같다.
개울조차도 엮기고 싶지 않아 그 앞에서는 조용히 흐른다니 수다스러운 오지라퍼 린드부인이 어떤 사람인지 보지 않아도 눈에 선하다. 나에게 이런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면 기겁을 하며 멀리할텐데 마릴라는 침착하고 우아하다. 조금은 교만하고 선을 넘는듯한 간섭에도 기분 나빠하지 않으며, 상대의 말을 존중하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전달한다.
린드부인 같은 사람을 편안하게 대할 수 있는 것은 그 사람의 표현 방법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진심을 볼 수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했다. 마릴라는 생각보다 더 내공이 깊다.
준비없이 부모가 된 매슈와 마릴라가 앤을 통해 성장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처음 아이를 만나러가며 단정하게 차려입은 매슈도, 오래 논의하며 입양을 결정한(물론 일을 도울 남자아이를 원하기는 했지만) 마릴라도 어쩌면 부모가 될 준비를 자신의 방법대로 차근차근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앤이 초록 지붕 집에 오게되어 정말 다행이다.
사랑스러운 앤과의 첫 만남이 아름답고 아픈 2장.
너무 설레고 두근거리는 앤이 2장내내 재잘거리며 떠들어대는 통에 글자만 읽었는데도 귀가 아프다고 할지 모르겠다. 마릴라와 린드부인을 빼고 모든 여자가 무섭다고 했던 매슈도(린드부인이 예외인 것도 참 의외;;), 앤과 집으로 돌아오는 길 어린 여자아이의 끝없는 수다에 당황스럽지만 기분좋은 통증을 느꼈을지도...
앤의 이야기기에 간간히 보이는 상처와 불안이 보여 아프기도 했던 2장을 읽으며 앤에 대한 애정이 더 많이 샘솟는다. 데리러 오기로 한 양부모가 약속시간에 오지 않아도 무슨 사정이 있겠거니 내일은 오겠지 생각하고, 모든 것이 꿈 처럼 믿겨지지 않아 수없이 꼬집어 보면서도 꿈이라면 깨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볼 꼬집기를 그만두는 앤의 긍정은 사랑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하다.
고아원 근처의 앙상한 나무들은 앤의 현실이 반영된 또 다른 자아일 것이다. 넓고 울창한 숲에서 다른 나무들과 어우러져 자라면 훨씬 더 크게 자랄 수 있을텐데 여기에서는 그럴 수 없다는 말에 앤에게 가정이 얼마나 절실했는지 느껴졌다. 이제 매슈와 마릴라가 앤의 울창한 숲이 되어주고 앤은 다이애나와 길버트 같은 다른 나무들과 어우러져 자랄 수 있게 되겠지.
이렇게 오랜 세월동안 이 작은 여자아이의 삶을 응원하며 마음으로 돌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세상의 모든 앤들이 알게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