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56세 된 전업주부입니다. 제 인생의 유일한 목표는 자식이었습니다. 대치동 학원가 뺑뺑이 돌리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라이딩했고, 애 기 죽이기 싫어서 좋은 옷, 좋은 과외는 빚을 내서라도 시켰습니다. 제 자존심이자 인생의 전부였죠. 제 노력 덕분인지 아이는 명문대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까지 다녀와 엘리트 코스를 밟았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아이가 결혼하더니, 완벽하게 남이 되어버렸습니다. 며느리 집안이 쟁쟁해서 그런지, 시댁인 저희가 부끄러운가 봅니다. 명절이나 생신 때 연락 한 통 없고, 가끔 전화하면 "바쁘니까 용건만 말하라"며 차갑게 굽니다.
얼마 전에는 손주 보고 싶어서 반찬 싸 들고 불쑥 찾아갔더니, 문도 안 열어주고 경비실에 맡기고 가라더군요. 며느리가 불편해한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에서 펑펑 울었습니다. 내 청춘, 내 돈, 내 인생을 다 바쳐서 키워놓은 결과가 고작 이 독설과 무시인가 싶어 인생이 너무 허무합니다. 지금은 남편과 둘이 텅 빈 집에 앉아있는데, 내가 도대체 무얼 위해 그 모진 세월을 버텼나 싶고 우울증이 올 것 같습니다. 자식 다 소용없다는 말, 늙어서야 뼈저리게 느낍니다.
(지인 고민상담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