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른두 살 직장인 남성입니다. 주말마다 나가는 10명 규모의 아담한 보드게임 소모임이 있습니다. 거기서 만난 두 살 연하의 여자 회원 때문에 요즘 주말만 기다려집니다.
그 친구는 웃는 게 정말 예쁘고 주변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어요. 보드게임 특성상 속이고 속이는 심리전이 많은데, 그 친구는 거짓말을 할 때마다 귀 끝이 빨개지고 눈동자가 흔들리는 게 제 눈에는 다 보이더라고요. 그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게임 승패는 상관없고 온통 그 친구 얼굴만 보게 됩니다.
얼마 전 마피아 게임을 할 때였는데, 제가 시민이고 그 친구가 마피아였거든요. 제가 그 친구를 지목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그 친구가 테이블 밑으로 제 옷자락을 살짝 쥐면서 눈으로 "한 번만 살려달라"고 신호를 보내는 겁니다. 순간 뇌 정지가 와서 완벽하게 패배해 줬습니다. 다른 회원들이 저더러 오늘 왜 이렇게 바보같이 플레이하냐고 구박하는데, 속으로는 심장이 터질 것 같았습니다.
모임이 끝나고 지하철역까지 둘이 걸어가는데, 그 친구가 아까 살려줘서 고맙다며 주머니에서 초콜릿을 꺼내 제 손에 쥐여주더라고요. 손끝이 살짝 스쳤는데 둘 다 어색하게 웃으면서 아무 말도 못 했습니다.
동호회 안에서 까이거나 소문 돌면 서로 곤란해지니까 조심스러운데, 이번 주 모임 끝나고 "보드게임 말고 따로 영화 한 편 보러 가자"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해봐도 될까요? 다른 회원들 눈치 안 채게 자연스럽게 데이트 신청하는 팁 좀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