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말마다 직장인 러닝 크루 나가는 29살 여자입니다. 가입한 지는 한 3달 정도 됐는데, 요즘 제 머릿속을 온통 헤집어놓는 동갑내기 남자 회원이 있어서 글 써봐요.
저는 운동할 때 땀 흘리고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서 늘 완벽하게 세팅하고 나가는 편이에요. 그 친구는 크루에서 페이스메이커를 해주는 친구인데, 한 한 달 전부터 제 달리기 속도에 은근히 맞춰서 뛰기 시작하더라고요. 제가 조금만 숨차하면 "오늘 페이스 좋은데 무리하지 말라"면서 이온음료 슥 건네주고 가는데, 그때부터 심장이 뛰는 게 운동 때문인지 그 친구 때문인지 헷갈리기 시작했습니다.
결정적인 건 지난주 뒷풀이 때였어요. 단체로 고깃집에 갔는데 제 맞은편에 앉더니, 제가 겉옷을 의자에 걸치려니까 자기 외투를 제 무릎에 덮어주더라고요. 그리고 고기 구우면서 맛있는 부위는 쏙쏙 제 앞접시에만 올려주는데, 주변 크루 사람들이 "야, 너 왜 걔만 챙기냐?" 하고 장난치니까 얼굴이 빨개져서 말문이 막히는 거예요.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소모임 특성상 섣불리 고백했다가 관계가 서먹해지거나 동호회 탈퇴해야 할까 봐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것 같아요. 뒷풀이 끝나고 집 갈 때 카톡으로 "오늘 조심히 들어갔어? 다음 주 토요일에 크루 훈련 말고 따로 가볍게 뛸래?" 하고 선톡이 왔는데… 이거 단둘이 만나자는 거 맞죠? 저 드디어 모솔 탈출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