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지능장애 아이가 가장 두드러지게 부족해보이는 부분을 들자면 아마도 수학일 것이다.
특히 응용 문제를 할 때 정말로 답이 없다 싶을 정도로 아예 이해를 못한다.
옛어른들이 하던 말이 생각난다.
걔가 좀 늦게 트여서 그래!
옛 사람들은 예쁘게 이야기해주었다. 늦게 트였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 비해서 이해력이 늦다는 것이다.
하지만 거기에 또 답이 있다. 늦게 트였다. 언젠가는 이해를 했다는 뜻이다.
지속적인 자극과 지식의 부여가 과연 헛된 일일까? 그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지식의 부여가 과도하다면?
그건 또 문제가 된다.
즉, 지금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기초 문제를 풀게하고 쉽게 말하면 곱셈이 뭔지 나눗셈이 뭔지 개념을 알고 넘어가자는 것이다.
결론은 기초 문제부터 시작해서 아이가 정확히 이해하게 하고 넘어가게 해주자는 것이다.
아이가 이해 못하는 응용문제를 하루종일 풀라고 억지로 내버려둘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수학은 원리셈 초등과 EBS 초등 기본서 만점왕 수학을 추천한다.
부족한 부분과 연산을 가르치는 것은 곱셈, 나눗셈 기초부터 잡아가야 하니 2학년 곱셈구구 5권부터 풀게하면 된다.
그걸 이해하는 아이에게는 3학년 원리셈을 풀게하면 된다.
원리셈 옆에 부제목으로 어떤 단원인지 정확하게 쓰여있으니 아이가 부족한 기본 문제를 알고 그 단원부터 풀게하면 된다.
그리고 자녀의 학년에 맞는 EBS 초등 만점왕을 구비해놓는 걸 추천한다.
예를 들어 4학년 1학기면 4학년 1학기 책을 구비해두고 자녀가 어려워하는 단원을 함께 개념 부분을 보며 알려주고 기본 개념 문제라도 풀게해서 자신감을 갖게 해주어야 한다.
학교에서 하는 수학을 아예 모르고 당황한다면 아이는 어느새 자신감을 잃고 나는 아무것도 못한다고 생각할테니 말이다.
지시자의 노력으로 고학년이 될수록 아이의 이해도는 올라갈 것이다. 그 후에 응용 문제를 풀게해도 늦지 않는다.
정말 무서운 것은 포기하는 것이다. 모든 것을 놓는 것. 아이는 내 생각보다 더 잘하더라.
그걸 꼭 기억하자.
영어를 생각해보면 파닉스 단계부터 시작하게 된다.
파닉스는 영어를 읽는 법인데 보통 영어학원에서는 알파벳송을 들으며 알파벳을 간단하게 익히고 알파벳에 관련된 단어를 알려준 후에 파닉스로 진행된다.
파닉스는 간단하게 말해서 A를 에 A+n이 합쳐지면 엔! 이렇게 영어 읽는 기초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당연한 말을 하자면 센터를 다니면서도 재정적인 면과 컨디션, 시간 면에서 부담이 없다면 놀이형 영어 학원이나 어학원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아이가 센터를 많이 다니고 재정적으로도 힘들고 컨디션도 좋지 않다면 영어는 잠시 미뤄도 된다.
물론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아이의 이해도가 높아지니 좀 늦게 4학년부터 시작해도 된다.
어차피 4학년에도 기초 영어를 배우기 때문이다. 그리고 꾸준히 1-2년 정도만 영어학원에 다녀도 고학년 아이면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
하지만 불안하다면 놀이형, 빨간펜 영어 프리패스같은 걸 하는 것도 추천한다. 가볍게 영어에 노출될 수 있고 재밌기 때문이다.
5학년 영어도 Where are you from을 배우는 상황이다. 너무 조급할 필요는 없다.
단지 중학교에 가기 전에 아이가 파닉스를 배워 영어를 읽는 것 정도는 배워가는게 좋다.
그러니 영어 부분은 고학년이 돼서 생각할 일이다. 그전까지는 영어 노출을 시켜주는 것으로 내려놔도 괜찮다.
보통 언어장애가 있는 아이는 주변에서 영어 학원을 다니지 말라고 하기도 한다.
왜 그런걸까?
조기 영어를 조금 늦추는 게 좋다는 연구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아이에게 언어는 ‘공부’가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도구’라는 점이다.
아이가 처음 배우는 말, 즉 모국어는 단순히 말하는 기술이 아니라 생각하는 힘, 이해하는 능력,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함께 만들어준다.
그래서 연구에서는 공통적으로
“모국어가 충분히 자리 잡기 전에 영어를 먼저 강하게 넣으면, 오히려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가 될 수 있다”
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한국어로도 개념이 아직 확실하지 않은데 영어를 같이 배우면 아이는 그걸 ‘이해’해서 쓰는 게 아니라 그냥 외운 문장이거나 따라 하는 표현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부분은 스트레스 문제다.
특히 학원이나 공부 형태로 조기 영어를 시작하면
아이 입장에서는 이해 안 되는 말을 계속 들어야 하고, 틀리면 지적받고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
이게 쌓이면 영어가 문제가 아니라 '공부 자체를 싫어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그리고 일부 연구에서는 모국어도, 영어도 둘 다 애매해지는 이른바 '얕은 언어 상태'가 생길 수 있다고도 말한다.
이 말은 이중언어가 나쁜 게 아니라, 타이밍과 방식의 문제라는 뜻이다.
결국 이런 연구들이 말하는 건 한 가지다.
“영어를 하지 말라”가 아니라 “순서를 지키라”는 것.
먼저 아이가 한국어로 충분히 이해하고,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게 만든 다음에 영어를 붙이면 훨씬 더 잘 따라온다는 것이다.
즉, 모국어가 약한 상태에서 영어를 넣으면 외우는 언어가 되고 모국어가 강한 상태에서 영어를 넣으면 이해하는 언어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언어 장애인 아이에게 무조건 영어를 가르치면 안되는 것일까?
단순히 내 의견을 이야기하자면 5학년에 가르쳐도 아무 문제는 없지만 영어 과목이 생기는 3학년 전 2학년 겨울방학 때 알파벳정도는 알게 하는게 좋다는 의견이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되면 영어 과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이때 아이들은 알파벳부터 발음, 간단한 단어까지 한 번에 배우게 된다.
문제는 이 시점에서 알파벳조차 처음 접하는 아이들의 경우다.
글자 모양을 익히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다 보니, 수업 내용을 이해하기보다는 따라가는 것 자체에 버거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자연스럽게 자신감이 떨어지고, 영어에 대한 첫인상이 어렵고 힘든 과목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알파벳 정도는 미리 익혀둔 아이들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이미 글자에 대한 낯섦이 줄어든 상태이기 때문에 수업 시간에는 발음이나 의미, 간단한 표현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수업을 들어도 이해도가 달라지고, 무엇보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끼게 된다.
결국 작은 준비 하나가 아이의 학습 경험을 크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이가 학교 수업을 무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최소한의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부분이다.
알파벳을 미리 안다는 것은 영어를 선행학습으로 깊이 있게 공부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낯선 과목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춰주는 일종의 준비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은 3학년 올라가기 전에 유튜브로 알파벳송을 많이 듣고 올라가자는 것이다.
그 후에 5학년쯤 영어학원에 다녀도 늦지 않는다. 아직 이해도가 낮은 아이에게 많은 걸 강요하지는 말자.
센터와 학원, 아이의 체력 모두를 생각하면서 가는 장기 레이스에 아이를 지치게 하면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