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을 때마다 의사 선생님은 3번의 한번정도 꼭 내게 물어보셨다.
"어머니께서 아이가 학교폭력에 노출되지 않게 잘 관리해주셔야 합니다."
설마했다. 내 아이가 학교폭력에 노출될까?
하지만 학교에는 꼭 약해보이거나 부족해보이는 아이들을 괴롭히는 아이들이 꼭 있었다.
3학년 중반쯤, 아이가 내게 속상하다고 말해왔다.
"뭐가 속상해?"
항상 아이를 주시하고 있었던 나는 바로 아이에게 물었고 대답을 망설이던 아이가 말했다.
"OO가 계속 주먹으로 내 배를 때려.. 하지 말라고 했는데 밥 먹으려고 기다릴 때도 때리고 교실에서도 때려.."
처음 3일동안은 계속 때리는지 물어봤었다. 아이는 오늘도 맞았다며 무섭다고 했다.
이것은 이미 장난이 아니었다.
OO의 이름을 들어보니 여자애였다. 나는 상황을 자세하게 묻기 시작했다.
그 여자아이는 선생님이 없을 때만 골라서 아이의 배를 세게 가격한다고 했다.
아이에게 그 여자애가 어떻게 가격하는지 보여달라고 했더니 아이는 복서처럼 세게 힘을 주고 배로 가격하는 자세를 보여줬다.
일단 나는 하이클래스에 올라와있는 사진을 보고 아이에게 물어 여자애의 얼굴을 파악했다.
그 후에는 아이의 등하교를 함께하며 혹시 그 여자아이와 마주치지는 않을지 지켜봤다.
그리고 등교시간에 그 여자아이와 마주쳤다. 어른은 아이를 건드릴 수도 없을뿐더러 어떤 것도 할 수 없다.
영리하게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나는 그 여자애를 빤히 쳐다보았다. 여자애는 내 옆에 있는 아이를 보았고 내가 그 아이 엄마라는 것을 파악했다.
그 후 나는 그 여자애를 지나치며 아이에게 지나가는 말로 소리쳤다.
"OO야! 잘 다녀와! 그 여자애가 또 괴롭히면 얘기해! 내가 경찰서에 신고할거니까!"
하교 후 나는 아이에게 그 여자애가 오늘 또 때렸는지 물었다.
"아니! 그 여자애가 오늘은 아무 말도 안하고 때리지도 않았어."
아이는 그렇게 학폭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또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었고 좀 더 영악한 아이라면 이렇게 쉽게 넘어가지 않았을 수도 있다.
경계선지능장애 아이는 만만하게 보여서 학폭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고 나와 같은 부모는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항상 아이를 주시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미리 학폭의 절차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학폭은 신고 → 즉시조치 → 조사 → 자체해결 또는 학폭위 → 조치결정 → 기록반영 순서로 진행된다.
먼저 신고가 접수되면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공식 사건으로 전환되고, 곧바로 피해학생 보호를 위해 분리조치와 접촉금지 같은 즉시조치가 이루어진다.
이후 학교에서 조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정리되는데, 이 단계에서 사건의 방향이 대부분 결정된다.
조사 후에는 합의 여부에 따라 갈린다.
합의가 되면 학교 내 자체 해결로 끝나지만, 합의가 어렵거나 사안이 크면 학폭위로 넘어가 공식적인 처벌이 결정된다.
문제는 학폭위까지 가게 되면 갈등이 커지고 관계 회복이 어려워지며, 처벌 내용이 생활기록부에 남아 장기적인 영향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 초기 단계에서의 대응(사과·대화·합의)이며
👉 가능하면 학폭위 이전에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학교폭력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증거다.
말로만 주장하는 것보다 객관적인 자료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진다.
그럼 학폭 증거자료는 어떻게 모아야 할까?
먼저 가장 기본은 대화 기록 확보다.
카카오톡, 문자, SNS 메시지 등은 매우 중요한 증거가 된다.
욕설, 협박, 따돌림 정황이 보인다면 삭제하지 말고 캡처해두는 것이 좋다.
이때는 일부만 잘라서 저장하기보다 대화 흐름 전체가 보이도록 저장해야 신빙성이 높아진다.
두 번째는 사진 및 영상 자료다.
상처 부위, 찢어진 옷, 물건 훼손 등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기 때문에 바로 촬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능하다면 날짜가 남도록 원본 그대로 보관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는 목격자 진술이다.
같은 반 친구나 주변 학생들의 증언은 조사 과정에서 큰 영향을 준다.
단, 억지로 부탁하거나 왜곡된 진술을 받는 것은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 사실을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하다.
네 번째는 학교 및 상담 기록이다.
담임교사 상담 내용, 학교에 알린 기록, 보건실 이용 기록 등은 “지속적으로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근거가 된다.
다섯 번째는 의료 기록이다.
신체적 피해뿐 아니라 불안, 불면, 두통 등으로 병원을 갔다면 진단서나 소견서도 중요한 자료가 된다.
이건 특히 심의 단계에서 영향이 크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증거는 많이 모으는 것보다 일관되게 정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두면 조사할 때 훨씬 유리하다.
또 하나 꼭 알아야 할 점은
👉 몰래 녹음, 촬영은 상황에 따라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본인이 대화 당사자인 경우 녹음은 가능하지만, 제3자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거나 유포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학폭을 겪었던 사람은 학교에 가서 CCTV 영상을 확보하려고 하니 영상을 볼 때도 다른 아이들의 초상권 침해로 인해 모자이크 비용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증거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 빠르게 알리고, 기록을 남기고, 대응하는 것이 결과를 바꾸는 경우가 많으니 꼭 아이의 징후를 살펴보기를 바란다.
1) 학교 가기 싫어함 (지각·결석 증가)
2) 감정 변화 (불안, 예민, 무기력)
3) 신체 변화 (상처, 물건 훼손)
4) 스마트폰 이상 행동
5) 친구 관계 단절
안 겪으면 좋을 일이다. 하지만 모두가 꼭 알아서 피해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