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이 흘렀다.
여자는 결국 이혼했다.
집안은 한동안 그녀를 불편해했고, 아버지는 여전히 그 일을 입에 올리지 않았고,
어머니는 가끔 전화를 걸어 밥은 먹고 다니냐고 물었다.
여자는 예전보다 조금 덜 우아하게 살았고, 조금 더 자주 혼자 밥을 먹었고, 조금 더 늦게 잠들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밤 이후로 자신이 완전히 잘못된 사람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게 되었다.
누군가 말했다.
“그 정도면 참고 살 수도 있지 않았어?”
여자는 조용히 대답했다.
“나는 사랑받고 싶었어.”
그 말을 하고 나면 가끔 새벽 한강의 남자가 떠올랐다.
남자도 다시 일을 시작했다.
돈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고, 친구와의 시간도 돌아오지 않았다.
한동안은 사람을 믿지 못했고, 누군가 돈 이야기를 꺼내면 웃음부터 나왔다.
그래도 그는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았다.
누군가 물었다.
“너는 왜 그런 놈을 믿었냐?”
남자는 예전 같으면 아무 말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는 조용히 대답할 수 있게 되었다.
“믿은 게 잘못은 아니잖아.”
그 말을 하고 나면 가끔 새벽 한강의 여자가 떠올랐다.
그들은 서로의 이름을 끝내 알지 못했다.
서로가 어디에 사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 지금 누구를 만나는지, 다시 웃게 되었는지도 알지 못했다.
다만 둘은 가끔 같은 밤을 떠올렸다.
한강공원 편의점.
같은 맥주.
버려진 핸드폰.
그리고 이름도 모르는 사람의 품.
세상 사람들은 원나잇이라고 하면 하룻밤의 육체를 떠올린다.
하지만 그들에게 그 밤은 육체를 나눈 밤이 아니었다.
그보다 더 깊은 곳을 잠시 보여준 밤이었다.
몸이 아니라 상처를 드러냈고, 욕망이 아니라 눈물을 나눴고, 사랑이 아니라 이해를 받았다.
어쩌면 사람은 평생 함께한 사람에게도 끝내 이해받지 못할 수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단 하룻밤 만에 자신의 가장 깊은 곳을 들킬 수도 있다.
그들은 그 밤 이후 서로를 다시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아주 오래도록, 힘든 날이면 서로를 생각했다.
그 사람은 잘 살고 있을까.
그날 내게 해준 말을, 자기 자신에게도 해주고 있을까.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아주 가끔, 같은 말을 떠올렸다.
믿은 게 잘못은 아니잖아요.
사랑받고 싶었던 거잖아요.
그것만으로도 그 밤은 충분했다.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