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찍은 사진에 의미 있는 글을 담아 함께 나누고
음악을 배경으로 낭송도 해요
정기모임은 한 달에 한 번 전북 완주군 삼례에서 모여요
나이 성별 직업 등 신상정보와 사생활은 묻지 않고
즐겁고 자유로운 문화생활 즐겨봐요
서울시
문화/예술
자몽
인증 31회 · 1개월 전
당신이 다녀가셨다 l 이면우
당신이 다녀가셨다 l 이면우
인파를 따라가는 저녁입니다 옛 굴다리 지나다 보이지 않는 기차가 천정, 벽, 물고기 모자이크 타일 바닥, 청국장 냄새 같은 어스름 한꺼번에 덜컹덜컹 흔들 때 돌연 소름 쭉 돋았습니다 귀 닫고 눈 감아도 다 듣고 본 젖은 꽃잎 같은 얼굴들, 발자국 소리도 없이 함께 흘러갔습니다 얼핏 당신과 닿은 듯 멈춰 입 저절로 크게 열리고 떨리는 손 어깨만큼 치켜들다 끝내 그냥 스쳐지난 듯 가슴 저려왔습니다 다 살아도 날 만나지 못하면 산 게 아니라는 속삭임, 기차 고함高喊보다 더 길게 지나갔습니다
그래, 소리 냄새 소문뿐인 이런 저녁 얼마나 오래 계속된 뒤에야 당신은 크고 서늘한 손 내미실 겁니까
- 이면우,『십일월을 만지다』(작은숲출판사, 2016)
Brahms: 6 Piano Pieces, Op. 118: II. Intermezzo. Andante teneramen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