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탄 님의 사연입니다
제가 오늘 진짜
역대급 반전 썰 하나 가져왔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서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고
우리 카페에 글 올립니다 ㅋㅋㅋ
사건의 발단은 어제 오후였어요
제가 아끼던 미개봉 영양제를 팔려고
당근에 올렸거든요
올리자마자 채팅이 왔는데
와... 진짜 이분 말투가
세상에 이런 천사가 없었습니다 ㅋㅋㅋ
"안녕하세요~ 좋은 물건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
"제가 마침 찾던 제품인데 혹시 거래 가능할까요?"
"작성자님 편하신 시간 맞춰서 갈게요~^^"
채팅 내내 이모티콘은 기본이고
말 한마디 한마디가 어찌나 상냥하신지
저는 진짜 '매너 온도 99도'인 천사님을 만난 줄 알았습니다
기분 좋게 약속 장소인 저희 집 앞
편의점으로 나갔죠
근데 멀리서부터 인상을 팍 쓰고 걸어오는
중년 여성이 한 분 보이더라고요?
설마 했지만...
네 그 '채팅 천사님'이셨습니다 ㅋㅋㅋ
가까이 오시자마자
제가 "안녕하세요 당근..." 하고 인사를 하기도 전에
제 손에 들린 영양제를 낚아채듯 뺏어가더니
밝은 조명 아래서 이리저리
노안 온 눈을 찡그리며 뚫어져라 보시는 겁니다
제가 너무 당황해서 멀뚱히 서 있는데
그분이 갑자기 제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이러시더라고요
"이거 미개봉이라고 했지?
근데 박스가 왜 이렇게 꼬죄죄해?"
...예?
제가 박스를 씹어 먹은 것도 아닌데
보관하다 보면 생기는 미세한 흔적 가지고
시비가 시작됐습니다 ㅋㅋㅋ
채팅에서의 그 상냥했던 작성자님은 어디 가고
제 앞에 있는 건
돈 빌려준 사람처럼 굴어대는
프로 시비꾼이었습니다 ㅋㅋㅋ
제가 "보관 흔적이라고 글에 적어놨는데요..."
했더니
이번엔 영양제 성분표를 보면서
"에이 유통기한도 얼마 안 남았네?
나 이거 만 원 깎아줘"
이미 가격 맞춰서 나간 건데
길 한복판에서 대놓고 네고를 요청하는데
진짜 양심이 어디 가셨나 싶더라고요 ㅋㅋㅋ
채팅에서의 감사해요는 다 가짜였나 봅니다
너무 어이가 없고 무서워서
"그럼 그냥 거래 안 하셔도 되요" 햇더니
이번엔 또
"아이 뭘 또 그렇게 예민하게 굴어?"
하면서 제 손에 만 원짜리 뭉치를
툭 던지듯이 주시고는
물건 들고 휑하니 가버리셨습니다 ㅋㅋㅋ
나중에 집에 와서 보니까
만원짜리 중 한개는 약간 찢겨있기까지
하....
진짜 오늘 하루는
그 '채팅 천사'가 '실물 빌런'으로 변하는
반전 공포 영화 한 편 찍은 기분이네요
여러분도 채팅 말투만 보고 천사라고 믿지 마세요
진짜 본색은 실물에서 드러납니다 ㅋㅋㅋ
아직도 기가 막히고 코가 막혀서
잠이 안 오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