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지하주차장이 바로 연결되지 않은 구축 아파트입니다.
덕분에 나는 운전대를 잡을 때마다 기로에 섭니다.
'내 몸의 평화'를 위해 공동현관 앞 나무 밑에 댈 것인가?
그러면 10kg에 육박하는 작고 무거운 인간과
보부상급 기저귀 가방을 가뿐히 옮길 수 있지만,
내 까만 차는 강제로
자연 친화적(새똥/수액) 디자인으로 변모하며
탑승 시 엉덩이 화상을 감수해야 한다.
아니면 '차의 평화'를 위해 지하에 댈 것인가?
차는 깨끗하고 시원하게 보존되지만,
나는 그 무거운 짐과 아기를 이고 지고
헉헉대며 오르막길을 행군해야 한다.
이 지독한 양자택일의 굴레가 너무 피곤해서
요즘은 아예 운전 자체를 안 하는
'강제 뚜벅이' 파업을 선언했다.
누가 나 대신 주차 좀 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