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한 비취색이 돋보이는 노정호(Lu Zheng Hao)서호용정입니다. 1952년부터 이어온 서호용정 전승 세가의 자부심이 담긴 이 차는, 봄의 생명력을 찻잔 속에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찻잎은 용정차 특유의 '사절(四絶)' 중 하나인 '형미(形美)'를 잘 보여줍니다. 찻잎이 납작하고 곧게 뻗어 있으며, 색상은 마치 갓 돋아난 새싹처럼 연한 녹색과 황금색이 조화를 이루는 '보검(寶劍)'의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잎의 크기가 고르고 부서짐이 적어 세심한 살청(殺靑)과 조형 과정을 거쳤음을 짐작게 합니다. 찻잎 자체에서 풍기는 향은 고소한 볶은 콩의 향과 신선한 풀향이 어우러져 있습니다.​한 숨 죽은 따뜻한 물을 부으면 용정차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배향(胚香, 볶은 콩 향)이 화사하게 피어오릅니다. 탕색은 매우 맑고 투명하며, 잔을 타고 흐르는 향기에는 은은한 난꽃 향과 같은 청아함이 서려 있습니다.혀끝에 닿는 순간 산뜻하고 가벼운 청량감이 느껴집니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입안을 깨우는 생동감이 있습니다.씹을수록 고소함이 배어 나오는 견과류의 풍미와 함께, 서호용정 특유의 부드럽고 쌉싸름한 맛이 조화롭게 펼쳐집니다. 질감은 매우 섬세하고 매끄러워 목 넘김이 가볍습니다.마신 뒤에는 입안에 '감선(甘鮮, 달고 신선한 맛)'이 감돕니다. 떫은맛이 남지 않고 깔끔하게 떨어지며, 숨을 내쉴 때마다 비강에 머무는 상쾌한 여운이 길게 이어집니다.​노정호의 이 용정차는 '봄을 마신다'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차입니다. 지나치게 무겁지 않으면서도 용정차 본연의 고소함과 신선함을 충실히 담아내어, 지친 일상에 맑은 기운을 불어넣어 주기에 충분합니다.​특히 3g이라는 소포장은 신선도를 유지하면서도 언제 어디서나 최상의 용정차를 즐길 수 있게 해주는 배려가 돋보입니다. 유리잔에 우려 찻잎이 위아래로 춤추는 모습을 감상하며 마신다면 눈과 입이 모두 즐거운 다회가 될 것입니다. 불암산 아래 혼차하는 다옹이 주절 거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