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 마시는 차에 관한 정보교환 및 추천, 남녀노소 모두 차를 중심으로 차에 관한 이야기와 차 나눔, 시음기 등 활발한 온라인 교류를 통해 다도 및 차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나누는 곳 입니다. 나이, 성별, 지역에 상관없이 자신이 즐기는 차를 공개하고 시음기를 올리어 차에 관한 담소를 나누는 카페입니다. 차상인은 정중하게 사양합니다.
경기도
음식/음료
Nayamuru
인증 30회 · 3주 전
망와고택
봉화의 깊은 골짜기, 물야면 오록마을의 고즈넉한 품에 안긴 망와고택(望窩古宅)은 화려한 수식어보다는 '단정함'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집입니다. 닭실마을의 너른 풍요와는 또 다른, 선비의 꼿꼿한 절개와 겸손함이 집 안 구석구석 스며들어 있습니다.
망와고택 앞에 서면 가장 먼저 마음을 끄는 것은 낮게 내려앉은 지붕의 곡선입니다. 주변의 산세와 다투지 않고 그 흐름을 그대로 받아들인 기와의 물결은, 보는 이의 마음마저 차분하게 가라앉힙니다.
마을 이름인 '오록(五鹿)'이 다섯 마리의 사슴이 노닐던 곳이라는 전설을 품고 있듯, 이 고택 역시 세상의 소란을 피해 평온히 머무는 사슴의 눈망울을 닮았습니다. 담장 너머로 고개를 내민 대추나무와 감나무는 계절마다 소박한 열매를 맺으며 세월의 흐름을 묵묵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망와고택의 진면목은 대문을 지나 마당에 발을 들여놓을 때 비로소 느껴집니다.
화려한 장식보다는 쓰임새에 충실한 구조는 군더더기 없는 선비의 삶을 투영합니다.
대청마루에 앉아 있으면 앞마당에서 뒷산으로 이어지는 바람의 통로가 느껴집니다. 창호지를 통과해 들어온 은은한 햇살은 방 안의 낡은 가구들과 어우러져 따스한 온기를 전해줍니다.
이곳은 단순히 오래된 건물이 아닙니다. 망와(望窩), 즉 '바라보는 움집'이라는 이름 속에는 스스로를 낮추고 세상을 관조하려 했던 옛 주인 정신이 깃들어 있습니다. 툇마루에 걸터앉아 손때 묻은 기둥을 어루만지다 보면,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변하지 말아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조용히 묻게 됩니다. 이른 아침, 물야면의 물안개가 고택의 담장을 타고 넘을 때면 시간은 거꾸로 흐르는 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마당을 쓰는 빗자루 소리, 가끔 들려오는 산새 소리는 마을이 지닌 고요한 운치를 더해주는 유일한 배경음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