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차의 세계에서 찻잎은 발효도에 따라 크게 6가지로 구분합니다. 녹차, 백차, 황차, 청차, 홍차, 흑차 이렇게 구분해요.
1. 녹차 (綠茶: 발효도 0%)
찻잎을 따자마자 높은 열을 가해(살청) 산화 효소를 파괴한 차입니다. 찻잎이 가장 파릇파릇한 색이고 수색도 그렇습니다. 신선한 풀향, 고소한 맛이 강합니다. 녹차는 장기보관이 어려워요. 소량을 구매해서 빨리 소진하는게 좋습니다. 대표적인 차로 서호용정, 벽라춘, 제가이전에 시음기를 작성한 벽담표설 (자스민 녹차), 한국의 작설차가 녹차 종류에 해당합니다. 열에 민감해 낮은 온도로 우려야 하고 우릴 때는 유리개완을 권해요.
2. 백차 (白茶: 발효도 5~10%)
찻잎을 바람에 말리는걸 ‘위조’한다고 합니다. 백차는 찻잎을 위조한 차예요. 녹차는 푸릇푸릇한 맛이 있는데 반해 백차는 굉장히 섬세한 맛과 향이 있습니다. 1년은 차, 3년은 약, 7년은 보물’이란 표현이 있을 정도로 푸릇한 맛에서 약향이 느껴지는 맛까지 익히는 기간에 따라 맛의 스펙트럼이 다양합니다.
백차는 잎의 개수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릅니다. 백호은침, 백모단, 공미, 수미가 있어요.
-백호은침 (白毫銀針) : 오직 어린 싹
봄에 갓 돋아난 통통한 어린 싹을 아엽이라고 합니다. 백호 은침은 아엽으로만 만들어진 차예요. 그래서 찻잎 전체가 하얀 솜털로 뒤덮여있어 ‘은침’이라고 부릅니다. 맛이 굉장히 섬세하고, 꿀향과 신선한 풀향이 특징이예요.
-백모단 (白牡丹) : 싹과 잎의 조화
어린 싹 하나에 잎이 한두 장 섞인 형태입니다. 백호은침보다 맛이 조금 더 두텁고 화사한 꽃향기가 강합니다. 초보자가 백차의 매력을 가장 대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등급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그런가 저도 백모단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ㅎㅎ
-공미 (貢眉) : 자라난 잎 위주
싹보다는 어느 정도 자란 어린 잎을 주원료로 합니다.
특징: 백모단보다 잎의 비율이 높고 색이 조금 더 짙습니다. 싹은 굉장히 섬세한 향과 맛이 나지만 어느정도 자란 잎은 싹보다 맛이 훨씬 묵직해지고 단맛이 돕니다.백모단에 비해 향은 덜 화려하지만, 맛이 훨씬 좋아요.
-수미 (壽眉) : 성숙한 잎과 줄기
가장 나중에 채엽하며, ‘다 자란 잎과 줄기가 포함됩니다. 당연히 단맛이 가장 강하고요 ㅎㅎ위조 후에는 찻잎의 색이 갈색이나 진록색이 됩니다. 수미는 오래 보관했을 때 대추향, 약향, 단맛이 아주 좋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05년도에 생산된 수미를 갖고 있는데 진짜 맛이 끝내줍니다!!!!
백차를 판매하는 차창(차를 만드는 회사)으로는 품품향, 녹설아, 육묘, 정정등 등의 회사다 있습니다. 회사마다 차를 만드는 제다법이 조금씩 달라 같은 차라 하더라도 향과 맛이 조금씩 다른게 참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개인적으론 품품향의 차가 가장 맛있었어요. 다만 백차는 건엽과 우려냈을 때 찻잎의 상태를 직관적으로 알기가 쉬워 대형차창이 아니더라도 후기가 검증된 중소형 차창의 제품도 괜찮은 것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오래되지 않은 햇 백차는 개완을 노백차는 호를 사용해서 우리는걸 권합니다 ㅎㅎ 노백차는 개완이 아닌 호를 이용해 우리면 맛이 확연하게 달라져요.
백차는 전통적으로 중국 복정지역에서 중소엽종의 찻잎으로 만들지만 운남(보이차의 고장!)에서 대엽종으로 만든 백차도 인기가 좋은데 복정지역의 백차는 섬세하고 소녀소녀한 차맛을 자랑한다면 운남지역의 백차는 대엽종을 사용해 골목을 주름잡을거 같은 개구쟁이 아가씨같은 맛이 나서 재밌습니다 ㅎㅎ 기회가 되신다면 운남지역의 월광백도 굉장히 추천하는 찻잎입니다.
3. 황차 (黃茶 발효도 10~20%)
녹차와 비슷하지만, 찻잎을 종이나 천으로 싸서 습도와 온도에 의해 살짝 익히는 '민황' 과정을 거칩니다. 민황과정을 거쳐 찻잎이 노랗게되고요. 녹차의 푸릇한 느낌이 줄고 구수함과 부드러운 맛이 있습니다. 수색도 노랗습니다 ㅎㅎ 찻잎의 크기에 따라 백차처럼 황아차(군산은침, 몽정황아, 곽산황아), 황소차(북항모첨, 위산모첨, 평양황탕), 황대차(원안록차, 곽산황대차)로 나뉩니다. 이 중에서 개인적으론 몽정황아는 정말 강력하게 추천하는 차예요. ㅎㅎ
6가지 차 종류중에서 민황이라는 과정 때문에 가장 만들기가 까다롭고 손이 많이 가는 차라고 합니다. (그래서인가 가격도 착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ㅋㅋ) 거기다 한때 맥이 끊겨서 제다법 대부분이 실전되었다가 현대에 와서 복원되거나 만들어진 차들도 많고요. 색만 노랗게 낸 녹차들도 있기 때문에 구입할 때 후기를 잘 확인하고 구입해야하는 차종입니다.
한국의 황차는 대게 잎을 약간 발효시킨 잎차를 부르는데 민황의 과정 없이 청차나 홍차와 비슷하게 산화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잭살차라고 부르는 차가 이 황차 종류에 해당한다고 하네요. 보성과 하동에서 만들어지고 요산당, 쌍계명차, 감로다원, 보성제다, 보향다원, 대한다업에서 만든다고 합니다. 중국에서 차를 직구하는거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확실한 품질, 찻잎상태등 믿을 수 있는 차라는 점에서는 가격이 그리 비싸진 않은거 같습니다.
4. 청차 (靑茶 발효도 15~70%)
‘우롱차’ 혹은 ‘오룡차’라고도 부릅니다. 발효범위가 넓어 스펙트럼이 가장 화려한 차 같아요. 발효시 찻잎의 가장자리만 붉게 변하는 ‘녹엽홍양변’이 특징입니다. 화사한 꽃향, 농익은 과일향, 고소한 우유향 부터 희한하게 ‘돌맛’(암운이라고 부릅니다)이 나는 무이암차 계열까지 정말 다양한 차가 있습니다. 맛보단 향을 즐기는 차인듯 합니다. 그래서 개완에 우리는걸 추천합니다. 대부분 산차의 형식으로 되어 있어 구매시 대용량을 구입하는 것보다 1회분량씩 소포장 되어있는 제품을 구입하거나 50~100g의 소용량 구매를 권합니다. (제가 무턱대고 덜컥 2~300g씩 구매했다가 소분을 위해 진공실링기를 구매하게된 전적이 있습니다 ㅋㅋ)
대표적으로 철관음, 봉황단총, 동방미인, 대홍포, 육계 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우롱차는 상대적으로 산뜻하고 깨끗한 맛이 나는데 중국의 우롱차와는 찻잎의 품종이 달라서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좀 녹차스러운 맛이 나기도 합니다.) 요산당의 청우롱, 오설록의 제주우롱, 하동의 만수오룡, 보성의 몽중산다원 등이 있습니다. 한국의 우롱차는 다구에 민감한 경향이 좀 있는거 같아요. 한국의 우롱차는 개인적으론 차를 좀 어느정도 마셔보고 경험을 쌓은 다음 마셔봐야 할거 같습니다.
5. 홍차 (紅茶 발효도 80~90% )
찻잎을 완전히 시들게 하고 비벼서(유념) 효소를 최대한 활성화해 발효시킨 차입니다. 수색이 붉어서 홍차라고 하는데 향과 맛의 밸런스가 가장 좋은 차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중국 홍차는 맛있는게 참 많은거 같아요 ㅎㅎㅎㅎ 꿀, 과일, 꽃향이 두드러지는 굉장히 여성적인 맛이 나는 차가 많습니다. 금준미, 정산소종, 전홍, 기문홍차등 굉장히 다양한 차들이 있습니다. 차를 따르고 나서 찻잔 바닥에 남아있는 향을 ‘배저향’이라 부르는 데요 . 청차와 함께 차를 마시고 이 배저향을 꼭 맡아봐야 하는 차예요.
홍차는 중국, 인도, 스리랑카 홍차들이 유명한데 요즘은 한국의 홍차도 좋다고 합니다. 한국의 홍차는 순하고 부드러운 목넘김이 특징이고 스트레이트로 마시기 아주 좋다고 하네요. 중국의 홍차는 대엽종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소엽종 찻잎으로 만들기 때문에 굉장히 섬세한 맛이 납니다. 위에 황차쪽에서 이야기 했던 ‘잭살차’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요산당의 하동홍차, 감로다원의 황금홍 한밭제다의 고향홍차, 보성제다의 한국홍차, 보향다원의 제품과 오설록의 레드파파야 블랙티등이 있습니다.
6. 흑차 (黑茶 발효도 100%)
찻잎을 완성한 후 미생물에 의해 장기간 발효가 진행되도록 만든 차입니다. 보통 보이차를 얘기하고요. 그외에 안화흑차나 육보차(육보차는 아직 못마셔봤는데 넘나 궁금합니다)도 있습니다.
보이차의 고장은 중국 운남성입니다. 운남성이 아닌 곳에서 생산된 보이차는 보이차가 아니라고 하네요. 잎이 큰 ‘대엽종’을 사용해 만들고 햇볕에 말린차 (쇄청차)를 원료로 하여 시간이 흐를수록 맛이 깊어집니다. 또 보이차의 세계가 굉장히 심오하고 다양해 초보때는 사기 당하기 아주 좋은 차이기도 합니다. (네 이거도 제가 겪어본 이야깁니다. ㅎㅎㅎ)
보이차는 생차와 숙차로 나뉩니다. 생차는 오리지널 보이차라고 설명할 수 있겠네요 ㅎㅎ 처음엔 녹차처럼 싱그럽고 떫은 맛이 있지만 장기간 숙성시키면 색이 짙어지고 맛이 부드러워집니다. 강렬한 향과 입안에 도는 단맛이 특징입니다. 오래된 좋은 보이생차는 굉장히 비싸요 ㅎㅎㅎ 숙차는1970년대에 고안된 방식인데 기존의 보이생차가 굉장히 오랜기간을 숙성시켜야 먹을 수 있었기 때문에 찻잎을 쌓아둔 후 물을 뿌려 찻잎의 미생물 발효를 빠르게 유도 (악퇴)하여 만드는 차입니다. 처음부터 짙은 갈색을 띄고 맛이 부드럽고 구수하며 떫은 맛이 적습니다. 단 갓 만든 숙차는 ‘흙냄새’ 가 좀 나는거 같아요. 적어도4~5년은 익혔다가 먹으면 그 흙냄새 없이 부드러운 숙차를 마실 수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