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초 운남성 대리에 초대받아 몇일 머물렀다. 급조한 느낌이 있지만 나름 신경써서 옛 가옥의 형태를 유지하며 내부 인테리어를 한 펜션같은 곳이었다. 오랜 마을을 복원하여 문화예술인 레지던스로 활용하는 잘 꾸며진 숙소에는 관리인이 배려한 보이차가 놓여 있었다. 이미 쿤밍이나 대리 식당에서 마셨던 보이생차이고 현지인들이 즐겨마시는 일상적인 차였다. 차에 관심을 갖고 이것 저것 물어보니 관리인이 우리가 떠날때 신경써서 준 차가 바로 빙도 지계 산차이다.
두번째 사진처럼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산차를 접하기 힘들다. 한국에는 긴압차가 주를 이루다보니 산차는 샘플이나 차상인이 집적 들고 오는 경우가 아니면 일반 소비자는 만나기 어렵다. 대충 둘러보면, 빙도 지계 (산차), 2등급, 70 그램, 운남쇄청모차, 보관방법 , 제조한 곳, 판매처 등등의 기본적인 정보가 있는데 모든 상품에는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간혹 긴압차에도 기초적인 정보가 없는 경우가 있다. 특히 숙차인 경우 기본 정보 없이 뜬구름 잡는 문구만 있기도 한데 피햐야할 첫번째가 아닐까한다.
2등급의 산차로는 품이 나쁘지 않고 마실만 하다. 빙도의 싱그러움은 요긴하지만 보이 생차가 갖고 있는 차기와 차성은 잘 간직하고 있으며 회운도 무리없이 보여준다. 23년도 9월 제작된 걸로 봐서는 가을차(곡화차)에 해당되니 햇차의 가격보다는 훨씬 착하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보이차 세계는 정보에 다 담을 수 없는 다양한 요인들이 존재하기에 그러련히 하고 마셔야한다.
기회가 된다면 찻잎을 수매하는 곳에 가보고 싶다. 차에 관해서는 도사가 된 고인물들이 차농부가 만들어온 차 상태를 체크하고 맛보며 등급을 부여하는 차귀신들의 놀이터 말이다. 다예사니 차 상인이니 차박사니 이 고수들에겐 아무 소용이 없을게다. 그저 감관과 직관에 의한 차품, 진정한 의미의 차 평가사들의 현장을 곁에서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