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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음식/음료
2010년 백사계 공첨 | 당근 카페
Nayamuru
인증 30회 · 1개월 전
2010년 백사계 공첨
포장을 열자마자 느껴지는 것은 정갈하게 가공된 찻잎의 자태입니다. 사진 속 찻잎은 윤기가 흐르는 흑갈색을 띠며, 줄기가 적고 잎의 말림이 촘촘하여 선별에 상당한 공을 들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코끝을 스치는 향은 흑차 특유의 묵직한 진향(陳香)과 함께, 안화 흑차만의 매력인 은은한 송연향(松烟香, 소나무 연기 향)이 과하지 않게 배어 있습니다.
첫 포를 우려내면 잘 익은 대추를 우려낸 듯한 붉은빛이 감돕니다. 잔 위로 피어오르는 향은 마치 비 온 뒤의 숲속 흙냄새처럼 순수하고 고요합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송연향은 부드러운 목재의 향으로 변하며 코안을 가득 채웁니다.
혀에 닿는 촉감이 매우 부드럽고 매끄럽습니다. 공첨이라는 이름답게 거친 느낌 없이 '미끈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유조감을 보여줍니다.
흑차 특유의 단맛, 즉 회감(回甘)이 묵직하게 올라옵니다. 떫은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입안 전체를 감싸는 감칠맛이 일품입니다.
목 넘김 후에도 은은한 약재의 향과 단 기운이 오랫동안 머뭅니다. 수령이 느껴지는 깊은 풍미가 느껴지며, 여러 번 우려내도 그 심지가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백사계는 화려함보다는 내실 있는 단단함'을 보여주는 차입니다. 청나라 도광 연간에 황실 진상품으로 이름 높았던 그 명성이 찻물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는 듯하고
일상의 번잡함을 잠시 내려놓고 싶을 때, 혹은 깊은 사색이 필요한 시간에 곁들이기에 더할 나위 없는 동반자가 되어줍니다. 잘 익은 흑차가 주는 편안한 기운이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며 기분 좋은 여운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