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음양오행이라는 추상적인 철학이 구체적인 '달력'과 '시간'으로 변환된 것이 바로 60갑자(六十甲子)입니다. 60갑자는 밤하늘의 별자리를 관찰한 결과물인 천간(天干)과 지구의 계절 변화를 반영한 지지(地支)의 결합으로 이루어집니다.
하늘의 안테나: 10천간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고대인들은 밤하늘에서 태양과 달, 그리고 오행에 대응하는 다섯 개의 행성(목성, 화성, 토성, 금성, 수성)을 관찰했습니다. 이 다섯 행성이 가진 음과 양의 기운을 하늘의 기운이라 하여 10개의 글자(5행 × 음양 2 = 10천간)로 정리했습니다.
땅의 시계바늘: 12지지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지구에서 바라볼 때, 달은 1년에 약 12번 차오르고 지며, 태양의 고도에 따라 12개의 달(계절)이 만들어집니다. 또한, 고대 천문학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목성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 약 12년(정확히는 11.86년)이 걸립니다. 목성이 머무는 하늘의 12 구역을 땅의 시간 기준으로 삼은 것이 바로 우리에게 '띠'로 익숙한 12지지입니다.
60갑자: 하늘과 땅의 공배수
하늘의 기운(10)과 땅의 리듬(12)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면, 10 × 12의 최소공배수인 60이라는 숫자가 나옵니다. 갑자(甲子)에서 시작해 계해(癸亥)로 끝나는 이 60개의 사이클은 인간이 태어난 해, 달, 날, 시라는 네 개의 기둥(사주)을 세우는 정밀한 '우주적 좌표계'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