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이 반복해서 실패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진단이 틀렸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정부는 집값 상승의 원인을 다주택자에게서 찾았다.
집을 여러 채 가진 사람들을 투기 세력으로 규정하고, 세금과 규제로 압박했다.
겉으로 보기엔 그럴듯한 처방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다주택자는 줄었지만, 집값은 더 올랐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답은 아이러니하게도 정책이 만들어낸 새로운 현상,
이른바 ‘똘똘한 한 채’에 있다.
다주택을 보유하는 것이 불리해지자 사람들은 선택을 바꿨다.
여러 채를 나눠 가지는 대신, 가장 가치 있는 한 채에 모든 자산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강남, 한강변, 학군지.
누가 봐도 오를 수밖에 없는 핵심 입지로 돈이 몰렸다.
이것은 투기가 아니라,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문제는 그 선택이 시장 전체를 왜곡시켰다는 데 있다.
수요는 줄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강해졌다.
다만 분산되지 않고 한 곳으로 집중되었을 뿐이다.
그 결과, 수도권 특히 서울 핵심 지역의 집값은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
여전히 다주택자를 문제로 지목하고, 여전히 같은 처방을 반복한다.
하지만 최근의 흐름은 분명히 말해준다.
집값을 끌어올리는 주된 힘은 다주택자가 아니다.
‘똘똘한 한 채’를 향한 갈아타기 수요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이 구조를 만든 사람들이 여전히 정책을 설계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 역시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하면서
다주택자를 비판하는 이중적인 시각.
이 모순이 해결되지 않는 한, 정책은 현실을 반영할 수 없다.
정책은 도덕이 아니라 구조를 다뤄야 한다.
누가 옳고 그른지를 따지는 순간, 시장은 왜곡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적을 만드는 일이 아니다.
잘못된 진단을 바로잡는 일이다.
다주택자를 억제하면 집값이 잡힐 것이라는 믿음.
그 단순한 공식은 이미 현실에서 틀렸다는 것이 증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