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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두 시인의 강의를 듣고서 | 당근 카페
시온
인증 25회 · 2일 전
연두 시인의 강의를 듣고서
군산 봄날의 산책 인문 학당 프로그램 중, 안준철 시인의 강의를 듣다
이숙자(leesukja44)
최근, 군산 봄날의 책방에서 '시인과 걷는 시의 떨림'이란 주제로 안준철 시인의 강의를 들었다.시인의 강의가 시작하기 전 이 지역 가야금 명창이신 양정례 선생님의 등장에 놀랐다. 연노란색 모시 한복을 입으셨는데, 날개를 단 듯 사뿐히 걸어 들어오는 순간 우리 모두는 와아! 하고 환호성부터 터져 나왔다. 기품 있는 한복에 취하고 가야금 소리와 노래에 잠시 취한다.
▲가야금 연주가야금을 듣고 있는 시간 ⓒ 이숙자관련사진보기
가야금 연주가 끝나고 곧바로 안준철 시인님의 강의가 시작됐다. 시인은 당신을 '연두 시인'이라고 표현했다. 그 의미를 몰라 의아해 하는데 새로 출간한 <오래된 아침>이란 시집에 실린 '연두'란 시를 낭독해 주신다. 시의 내용을 알고 서야 연두의 의미를 알았다.
연두란 시에는 어머니의 그리움도 담겨있다. 왜 시인은 본인을 연두라 표현했을까, 시인의 생일이 양력으로 4월이라서 나뭇잎이 연두색으로 막 피어날 때라고 말씀하신다. 그 말을 듣고서야 연두 시인이라는 말에 궁금증이 사라졌다. 요즈음 연두 잎이 거의 사라지고 초록으로 변할 때, 안준철 연두 시인의 강의를 들을 수 있어 자연을 바라보는 시야가 더 깊어진 느낌이다.시인의 감성은 다르다.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과 사유와 비유는 누구도 따라가지 못하는 특별한 감각을 가지고 있다. 낭독해 주시는 시를 듣고 서야 놀라며 무릎을 칠 정도다. 가끔 뵙는 안준철 시인님은 얼굴 표정부터 해맑다. 70대인 사람이 어쩌면 그리 해맑을까? 늘 마음 안에 궁금증을 안고 있었는데 그 이유를 강의를 듣고서 어렴풋이 '마음 안에 항상 사랑을 담고 사시기 때문'일 거란 추측을 해 본다.
▲강의 듣는 중인문학당에서 안준철 시인 강의 듣는 중 ⓒ 이숙자관련사진보기
안준철 시인은 전주 출생으로 전남 순천에서 교직 생활을 하다가 정년 퇴임을 하셨다. 교사 시절 1992년 제자들에게 써준 생일 시로 출간을 하면서 시인이 되었다 하신다. 제자들에 대한 사랑이 없으면 실행할 수 없는 일이었다. 교직에 계실 때 힘든 제자에게 써준 글을 우리에게 읽어주시며 울컥하고 눈시울을 붉히시는 시인의 모습에서 순수함과 사랑을 보았다.결국 우리의 삶의 끝은 사랑으로 귀결된다. 모든 걸 사랑하지 않으면 글도 나오지 않는다. 이곳 인문학당에 모이는 학우들은 거의가 60~70대 나이대다. 80대인 나만 빼고는, 그들은 무엇 때문에 시에 열광하고 배우는 일에 열심일까, 생각해 본다. 자녀들이 다 떠난 빈 둥지 같은 집안에서 세월 탓만 하고 앉아 있기에는 우리의 삶은 너무 허망하지 않는가. 삶은 유한하다.배움에는 삶의 활기가 있다. 봄날의 책방은 누구라도 동참해서 배움을 하고 마음을 나누는 사랑방 같은 공간이다. 이러한 공간이 주어진 우리는 배워야 할 것이 많아 한 주가 바쁘게 흐른다. 외로움이 찾아 들고 나를 다 채우지 못하는 허허로움은 우리를 배우의 현장으로 우리를 나오게 했다.누가 뭐라 할 것인가. 바쁜 시간을 뒤로하고 배우고 나를 변모시키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 나이 들었지만 가정의 문화를 바꾸고 더 나아가서는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는 여성으로 다시 태어난 기분이다. 신세대는 아니지만 어려운 시대를 건너온 우리는 배움에도 최선을 다 한다.우리는 어머니, 할머니로 살고 있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으로 우뚝 서서 당당히 사회의 일원으로 살고 싶은 욕구가 배움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걸 알고 있다. 모든 잡념에서 해방되고 나에게 몰입할 수 있는 배움은 나를 살게 하는 핵심이다. 배우고 공부하는 시간이 제일 즐겁다고 말하고 싶은 오늘이다. 언젠가는 나도 시를 쓸 거란 희망 하나를 품고서.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이 기사를 읽으며 나이든 여성들도 배움에 도전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