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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당당한 삶…보이지 않는 ‘골반저’ 건강이 결정” | 당근 카페
시온
인증 17회 · 12시간 전
“여성의 당당한 삶…보이지 않는 ‘골반저’ 건강이 결정”
“단순히 화장실을 자주 가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삶의 당당함, 그리고 나를 지키는 존엄성에 관한 문제입니다.”
대한민국이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품위 있는 노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갱년기 이후 여성들이 마주하는 신체 변화는 여전히 공론장 밖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수치심과 침묵 사이에서 홀로 고통받는 여성들에게, 국내 1호 비뇨의학과 여성 전문의 윤하나 원장은 “몸의 작은 신호를 무시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윤 원장은 “여성 비뇨기 질환은 단순한 염증 문제가 아니다”면서 해부학적 구조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여성의 방광, 자궁, 직장은 해부학적으로 매우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요. 이 장기들을 아래에서 받쳐주는 핵심 구조가 바로 ‘골반저 근육’인데, 갱년기 이후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 이 근육의 지지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주변 신경 조직까지 약화합니다.”
갱년기를 기점으로 요실금, 방광염, 골반 장기 탈출증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단순히 약을 처방하는 것만으로는 무너진 해부학적 구조를 복원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치료가 되지 않는 만성 방광 통증을 호소하는 여성들에겐 “항생제도 안 듣는다면, 간질성 방광염을 의심하라”며 주의를 당부한다. 윤 원장은 “일반적인 세균성 방광염과 달리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고, 소변이 찰 때마다 극심한 압박감과 통증이 반복된다면 ‘간질성 방광염(방광통증 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면서 “방광 벽 점막이 손상돼 신경이 과민해진 상태로, 환자를 사회적으로 고립시킬 만큼 일상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난적은 ‘골반 장기 탈출증’이다. 지지 근육이 약해지면서 장기가 아래로 내려앉아 하복부에 이물감과 묵직한 통증을 유발한다. 앉거나 걷는 등 기본적인 활동조차 제약받게 된다.
윤 원장은 두 질환 모두 신체 치료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몸의 고통이 길어지면 마음도 함께 무너집니다. 저는 비뇨의학적 정밀 진단 위에 심리 상담과 수면 코칭이 결합한 ‘토탈 케어 시스템(Total Care System)’을 제안합니다. 정서적 치유와 물리적 재활이 함께 이뤄질 때 비로소 일상의 당당함을 회복할 수 있어요.”
윤 원장의 행보는 진료실 밖으로도 확장된다. 그는 여성건강진흥협회(WHAA)를 설립해 ‘골반저 재활 전문가’ 양성 과정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골반저 재활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에요. 여성이 나이 들어도 품위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근간입니다. 이 분야의 표준을 만들고 올바른 건강 정보를 확산시키려면, 현장에서 제대로 돌볼 수 있는 전문가가 더 많아져야 합니다.” 협회를 통해 배출된 전문가들이 전국 각지에서 여성 건강을 세밀하게 돌볼 때, 비로소 100세 시대에 걸맞은 패러다임 전환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바쁜 일상을 보내는 여성 리더들에게도 조언을 건넨다.
“중요한 미팅 중에 갑자기 찾아오는 비뇨기적 불편함은 리더의 자신감을 한순간에 흔들어 놓습니다. 업무 성과만큼이나 ‘신체 루틴’이 중요하다는 걸 기억해야 해요.”
스스로도 여성이자 의사로서,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무시하지 말 것을 거듭 당부한다. 치료는 병원에서 끝나지만, 삶은 일상에서 계속되기 때문이다.
윤하나 원장은 이화여대 명예교수이자 전 이대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로, 하버드·보스턴 의대 전임의(Clinical fellow) 및 UC 샌디에이고 의대 방문교수를 역임했다. 2022년 대한비뇨의학회 선정 ‘올해의 여성비뇨의학자’에 선정됐으며, 지난해 EBS ‘명의’에 출연했다. 현재 여성건강진흥협회(WHAA) 협회장 및 여성비뇨기능 및 성의학학회(SFFUSM) 회장을 맡고 있다.
다음은 윤 원장과의 일문일답.
-여성 비뇨기 질환이 단순한 질병 치료를 넘어 삶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무엇인가
▷비뇨의학은 여성의 삶의 질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된 분야이다. 많은 여성이 갱년기를 지나며 요실금, 방광염, 간질성 방광염, 골반 장기 탈출증 등 다양한 비뇨기계 질환에 노출되는데, 이는 단순히 특정 부위의 염증 문제가 아니다.
해부학적으로 여성의 방광, 자궁, 직장은 매우 밀접하게 연결돼 있으며, 이를 아래에서 든든하게 받쳐주는 핵심 구조물이 바로 ‘골반저 근육’이다. 갱년기 에스트로겐 감소는 이 근육의 지지력을 급격히 떨어뜨리고 주변 신경 조직까지 약화한다. 단순히 약물을 복용하는 것만으로는 무너진 해부학적 지지 구조를 복원하기 어렵기 때문에 근본적인 기능을 재건하는 통합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항생제 처방에도 호전되지 않는 만성 통증이나 이물감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건네는 전문적인 조언은
▷일반적인 세균성 방광염과 달리 항생제에도 차도가 없고 소변이 차오를 때 극심한 압박 통증이 느껴진다면 간질성 방광염(방광통증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이는 방광 벽 점막이 손상돼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진 상태로, 환자를 사회적으로 고립시킬 만큼 치명적이다.
또 지지 근육의 약화로 장기가 아래로 내려오는 골반 장기 탈출증은 하복부의 이물감과 통증을 유발해 일상 활동을 크게 제약한다. 저는 비뇨의학적 정밀 진단 위에 전문적인 심리 상담과 수면 코칭이 결합한 ‘토탈 케어 시스템(Total Care System)’을 제안한다. 몸의 고통이 길어지면 마음도 함께 무너지기 마련이다. 정서적 치유와 물리적 재활이 유기적으로 병행될 때 비로소 일상의 당당함을 되찾을 수 있다.
-여성건강진흥협회를 설립해 ‘골반저 재활 전문가’를 양성하는 배경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골반저 재활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 여성의 품격을 유지하는 근간입니다. 저는 이 분야의 표준을 확립하고 올바른 건강 정보를 확산하기 위해 여성건강진흥협회(WHAA)를 설립했습니다. 현재 협회를 통해 전문 교육 과정을 이수한 재활 전문가들을 직접 배출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전문가가 현장에서 여성들의 건강을 정밀하게 돌볼 수 있어야 100세 시대 여성 건강의 진정한 패러다임 전환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바쁜 일상을 보내는 여성 리더들과 시니어 여성들이 건강 관리에 있어 가장 유념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치료는 병원에서 끝나지만, 여성의 삶은 일상에서 계속된다. 중요한 미팅이나 집중이 필요한 순간 찾아오는 갑작스러운 비뇨기적 불편함은 리더의 자신감을 크게 앗아간다. 업무 성과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자신의 ‘신체 루틴’임을 기억해야 한다. 비뇨의학적 진단 위에 심리와 재활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통합 케어를 통해 지친 몸과 마음을 동시에 돌봐야 한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소중한 당신의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 지금 바로 귀를 기울여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