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70 시니어들의 여가•취미•문화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공간입니다.
일상에서 새로운 체험, 배움, 만남으로 소통하며 정보로부터 소외 받지 않도록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서로의 버팀목이 되는 공간을 함께 만들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서울시 서초구
문화/취미
시온
인증 30회 · 2일 전
여든다섯 입소한 ‘시니어하우스’에서, 우물 밖 개구리가 되다
[책과 세상]윤명숙·박승숙 '명랑한 독립'
게티이미지뱅크
스물에 결혼해 이렇다 할 사회생활 한번 해보지 않은 엄마가, 돌연 ‘시니어하우스’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한다. 남편과 사별한 지 오래지 않아서다. 85세의 나이에 홀로서기가 시작된다. 윤명숙 작가는 ‘명랑한 독립’에서 자신의 도전과 배움을 이야기한다. 그의 말들은 조력자 겸 편집자인 딸 박승숙 작가의 글과 교차한다.
60년 넘게 지내온 가정의 테두리를 넘어 낯선 사회에 나서는 일이 쉬울 리 없다. 대중교통 타는 법부터 새로 익히고, 길을 걸을 때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까 봐 바닥만 쳐다보고, 집에서 조금만 떨어져도 길을 잃는다. 사람들과 부대끼는 일이 특히 어렵다. 때로 회의에 시달린다. “‘굳이 그래야 할 이유가 있나?’ (…) 그동안 못 배운 대인관계 기술을 습득해서 익숙해질 때쯤이면 내가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르는데?” 그러면서도 하나씩, 하나씩 배워 나간다.
딸은 여든 넘은 엄마가 과거 아닌 현재를 사는 게 좋다가도, 새로운 분투를 시작한 게 걱정스럽다. 살아온 반경을 ‘작은 우물’로 표현한 엄마에게 딸은 묻는다. “엄마는 우물에서 나가고 싶어?” 걱정이 무색하게 엄마의 답은 용감하다. “인생 뭐 있니? 이러나저러나 별거 없는데, 마지막까지 더 알고나 죽어야지.”
종종 무언가 감추거나 서둘러 맺은 글에 또 다른 입체감을 불어넣는 건 딸 박승숙 작가다. 딸에게 엄마는 감정을 ‘너저분한 것’으로 여기는 사람,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줄 모르는 사람. 인사도 없이 떠나간 하우스 짝꿍에 대해 엄마가 뒤죽박죽 써낸 글에는 서운하다는 말 한마디 없다. 그러나 딸은 알아차린다. ‘엄마가 상처를 받았구나’. 그의 글은 딸만이 쓸 수 있는 깊고 애정 어린 해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