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칼럼] 강신영 수필가·한국시니어브리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결혼 전 부모 형제 가족과 함께 25년, 그리고 결혼 생활 25년, 황혼이혼 후 다시 혼자 25년을 살았다. 1/3씩 균등한 세월을 살았으니 이제 같이 살고 혼자 사는 것의 차이를 알 만큼 산 셈이다.
황혼이혼 후 혼자가 되었을 때는 나를 이상하게 보는 시각이 많았다. 심지어 친구들도 거리를 두는 사람들이 생겼다. 친구 아내들은 자기 남편도 내게 물들까 봐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다. 혼자가 되었으면 모든 것이 나빠져야 하는데, 나는 오히려 날개 단 듯이 인생을 즐기는 모습이 위험한 사람으로 보인 것이다. 나를 불쌍하게 보는 사람도 있었다. 당장 누가 밥 해주고 혼자 어떻게 살 수 있느냐고 했다. 나의 노후를 걱정하는 사람도 있었다. 늙고 병들면 누가 돌봐주겠는가 하는 염려다.
이제 주변 사람들도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 가고 있다. 내가 홀로서기 한 2000년도에는 1인 가구가 약 15% 정도였다. 20년이 지난 지금은 약 35%로 세 가구 중 한 가구가 일인 가구인 셈이다. 가구 수로 보면 2000년 당시 222만 가구였는데 지금은 약 800만 가구로 급격히 늘었다. 단독가구도 이젠 가장 일반적인 가구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저출산, 비혼 증가, 이혼 및 사별, 도시화로 일인 가구 증가, 사별, 황혼 이혼 등 고령 1인 가구 증가 등을 꼽을 수 있겠다.
2000년대만 해도 혼자 영화관에 가는 것을 이상하게 보는 사람이 많았다. 여행도 혼자 가는 것을 대단히 용감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었다. 혼자 밥 먹는 사람은 더 이상하게 보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혼영, 혼자 가는 여행, 혼자 밥 먹는 사람을 이상하게 보는 시각은 더 이상 없다. 얼마 전 다녀온 패키지여행에서도 절반이 싱글족이었다. 그전에는 싱글족끼리 같은 방 끼리 자도록 여행사에도 주선하고 본인들도 원했지만, 이젠 싱글족들도 돈을 더 내고도 당당히 싱글룸을 원한다. 그만큼 싱글이 일반화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정부에서도 취학 인구가 줄어드니 앞으로는 집이 남아돌아 갈 것이라고 오판했는지 모른다. 단독가구가 급격히 늘어나다 보니 주택의 절대 수가 모자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새로 공급하는 아파트가 모자라 난리를 친다. 사회적으로 싱글족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아직 실감이 안 나거나 잘 모르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음식점에 혼자라며 들어가면 주인은 미간부터 찡그린다. 반갑지 않은 손님이라는 표시다. 4인용으로 세팅해 놓은 기본 반찬부터 치운다. 혼자 와서 4인용 테이블을 차지하고 기본 반찬까지 혼자 먹다 남기면 손해이기 때문이다. 메뉴부터 아예 '2인 이상'이라고 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피자를 좋아하는데 한판을 사면 다 못 먹기 때문에 나머지는 포장해 가야 한다. 마트에서도 일인 가구용보다는 오히려 '1+1'이라며 더 많은 양을 구매하게 만든다.
음식점은 혼자 밥 먹는 사람이 눈치 보지 않고 앉아 먹을 수 있도록 일인용 테이블을 마련해야 한다. 4인용 테이블이라도 편하게 혼자 밥먹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적어도 전체 테이블 중 1/3 테이블은 혼밥하는 사람을 위한 자리로 준비해야 한다. 피자도 조각 피자를 파는 집이 생기긴 했지만, 싱글족을 위해 나눠서 파는 방법도 세워야 한다. 싱글에 대한 대비는 안 하면서 손님 없다고 울상 지으면 안 된다. 고객의 1/3을 무시하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일인 가구 시대는 주거 문제부터 고독, 빈곤, 안전 문제 등 새로운 사회적 문제를 동반하고 있다. 청년세대나 노인 세대나 문제는 같다. 혼자 살아도 고립되지 않도록 돌봄 체계를 촘촘하게 설계해야 한다. 싱글세대는 시대적 조류이자 대세다. 이젠 싱글 세대를 인정하고 그에 맞는 대응책을 원한다. 싱글세대도 이젠 대우를 요구하고 싶다.
강신영 수필가·한국시니어브리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