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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소통
시온
인증 27회 · 3일 전
시니어에게 필요한 건 ‘스마트폰 자신감’
병원 예약부터 약 알림까지…디지털 문해력이 시니어 안전망
앱·원격진료·복지서비스 확산 속 고령층 교육 중요해져
【뉴스퀘스트=최석영 기자】
혼자 사는 70대 A씨는 아침마다 스마트폰 건강 앱으로 혈압을 기록하고, 병원 앱에서 다음 진료 일정을 확인한다. 약 먹을 시간이 되면 알림이 울리고, 이상 수치가 반복되면 등록된 자녀들에게 알림이 간다.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AI와 디지털 헬스케어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고령자의 건강관리와 일상은 이미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기술이 늘어나는 속도만큼 고령자의 활용 능력이 따라가지 못하면 편리함은 일부에게만 돌아간다. 혈압·혈당 관리 앱, 병원 예약, 검사 결과 조회, 약 복용 알림, 원격진료, 복지서비스 신청까지 디지털 서비스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앱 설치, 본인인증, 비밀번호 설정, 개인정보 동의 단계에서 막히는 고령자도 적지 않다.여기서 필요한 것이 ‘디지털 문해력’이다. 쉽게 풀면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기로 필요한 정보를 찾고, 이해하고, 생활에 활용하는 능력이다. 병원 예약을 하고, 약 알림을 설정하고, 지도 앱으로 길을 찾고, 보이스피싱 문자를 구별하는 능력이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고령층도 쓰고 싶지만, 사용법이 장벽고령층이 디지털 기술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미국 헬스케어 기업 CVS헬스가 메디케어 가입 가능 고령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86%는 디지털 건강 도구 이용에 열려 있었고, 71%는 앞으로 더 활용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나 응답자의 91%는 낮은 디지털 건강 문해력과 관련해 한 가지 이상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58%는 이런 어려움이 자신의 건강관리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장벽은 주로 실제 사용 과정에서 발생했다. 작은 글씨, 복잡한 메뉴, 잦은 로그인, 어려운 본인인증, 개인정보 입력에 대한 불안이 대표적이다. 건강 앱이나 병원 앱이 있어도 첫 화면에서 막히거나, 비밀번호를 잊어버리거나, 보안 안내를 이해하지 못하면 서비스 이용은 중단된다.국내에서도 고령층의 디지털 격차는 여전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5년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전년보다 0.4%포인트 오른 71.8%로 집계됐다. 개선 흐름은 있지만 일반 국민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격차가 남아 있는 셈이다.◇ 못 쓰면 불편 넘어 건강 격차로 이어져디지털 활용 능력은 단순한 편의의 문제가 아니다. 건강 격차로도 이어질 수 있다. 고혈압·당뇨 환자가 건강 앱을 활용하지 못하면 혈압과 혈당 변화를 꾸준히 기록하기 어렵다. 병원 앱을 다루지 못하면 진료 예약이나 검사 결과 확인이 늦어질 수 있다. 약 복용 알림을 설정하지 못하면 복약 관리도 흔들릴 수 있다.생활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택시 호출, 기차 예매, 모바일 신분증, 정부24, 복지서비스 신청, 키오스크 주문 등 필수 서비스가 디지털로 옮겨가고 있다. 스마트폰 활용 능력이 부족하면 일상에서 선택지가 줄어들고, 가족이나 주변 사람에게 의존해야 하는 일이 늘어난다.보안 문제도 중요하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는 보이스피싱 문자, 가짜 링크, 악성 앱 설치 위험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다. 반대로 보안이 두려워 꼭 필요한 건강·금융 앱까지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문자는 열면 안 되는지, 공식 앱과 가짜 앱을 어떻게 구별하는지 아는 것도 노후 안전을 위한 기본 능력이 되고 있다.◇ 무료 교육 늘어…생활 기능부터 반복해야의지만 있으면 고령층을 위한 무료 디지털 교육은 주변에서 쉽게 찾아 배울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운영하는 ‘AI디지털배움터’는 가까운 배움터 찾기, 교육과정 신청, 키오스크·앱 체험, AI 실습 체험 콘텐츠 등을 제공하고 있다. 디지털배움터 콜센터를 통한 문의도 가능하다.서울에서는 서울AI재단이 ‘AI탐험대 어디나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은 어르신이 어르신에게 알려주는 ‘노노(老老) 케어’ 방식의 AI·디지털 교육으로, 2026년에는 시니어 강사 100명이 위촉돼 25개 자치구 거점 중심 교육을 시작했다. 서울AI재단에 따르면 이 사업은 2019년부터 운영됐고, 지난 7년간 약 930명의 시니어 강사를 양성했으며 약 8만8000명의 시민이 교육에 참여했다.민간에서도 교육이 확대되고 있다. 카카오는 ‘2026 찾아가는 시니어 디지털 스쿨’을 통해 전국 시니어 기관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초 교육과 AI 활용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카카오톡 기반 AI 서비스 활용법, 사용 시 주의사항, 실생활 적용법 등을 고령층 눈높이에 맞춰 구성했다고 밝혔다.다만 교육은 거창한 기술 설명보다 생활 밀착형 실습이 중요하다. 가족에게 사진 보내기, 병원 위치 찾기, 진료 예약하기, 약 알림 설정하기, 택시 부르기, 피싱 문자 구별하기처럼 당장 필요한 기능부터 반복해서 익히는 방식이 효과적이다.전문가들은 디지털 문해력이 100세 시대의 새로운 건강 역량이 되고 있다고 본다. 정민호 디지털 포용 교육 전문가는 “고령층이 기술을 쓰지 못하는 것은 의지가 부족해서라기보다 사용 과정이 어렵고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며 “스마트폰 활용 교육은 단순한 편의 교육이 아니라 건강관리, 금융사기 예방, 복지 접근성을 높이는 생활 안전망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https://www.newsque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266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