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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친화식품, 급식 현장 문턱 넘을까
[대한급식신문=김보희 기자]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노인급식 수요가 확대되면서 식품업계가 고령자의 저작·연하 기능과 영양 상태를 고려한 고령친화식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노인복지관과 경로식당, 요양시설 등 급식 현장에서는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가격 부담과 운영 현실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과거 환자식 중심으로 인식되던 고령친화식품 시장은 최근 일반식 형태 유지와 영양 관리, 인지 기능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23년 고령친화산업 제조·서비스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친화식품 제조업 규모는 5조6261억 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고령친화우수식품 브랜드 ‘늘편푸드’ 매출도 127억 원으로 전년 대비 34% 증가했다.고령친화식품 개발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노인급식 현장에서는 원활한 공급을 위해 가격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고령층 음식물 질식 사고가 잇따르는 점도 고령친화식품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최근 5년간 음식물 기도 막힘으로 이송된 환자 1196명 가운데 83.5%가 60세 이상 고령층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와 관련 기관은 음식 크기를 한입 크기로 조절하고 삼키기 쉬운 형태로 제공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이 같은 흐름에 맞춰 식품업계는 일반식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씹고 삼키기 쉬운 제품군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그리팅 웰스를 통해 실버타운과 노인주간보호센터 중심 식자재 공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도시락 형태의 고령친화우수식품 출시도 추진 중이다.CJ프레시웨이는 고령친화식품 브랜드 헬씨누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삼성웰스토리는 시니어 레지던스 급식 사업에서 저당·고단백·저염 중심 식단과 특화 메뉴를 운영하면서 사내 시니어 전담 태스크포스(TF)도 꾸렸다.아워홈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미래대응식품 연구과제를 통해 인지기능 개선 식단과 저작·연하 특성을 반영한 식감 조정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해당 연구에는 경희대학교와 서울대학교, 인하대학교병원, 아주대학교병원이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2029년 요양시설을 시작으로 2030년 복지시설·실버타운, 2031년에는 병원까지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지자체와 공공기관 중심의 실증 사업도 확대되고 있다. 경남 함안군은 경로식당과 식사 배달 사업에 고령친화식품 활용을 추진하고 있으며,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도 케어푸드 제품개발과 실증 지원사업을 확대하고 있다.이러한 산업계 흐름과 달리 실제 급식 현장에서는 온도차가 감지된다. 복지관과 요양시설에 근무하는 영양(교)사들은 “현재 예산으로는 일반식을 충분한 연육과 익힘 등 조리과정을 통해 운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가격 경쟁력이 확보된다면 사용할 의향은 있으나 현재 단가로는 사용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조리사 부재나 행사 진행 등 일부 특수 상황에서 도움이 됐다는 사례도 있다. 서울 지역 한 복지관 영양사는 “조리시간을 줄일 수 있고 균일한 부드러움과 품질 유지가 가능해 삼킴 사고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며 “다만 비용이 비싸고 예산이 부족해 조리인력 공백이 생기거나 대체식, 행사용으로만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요양병원에서는 운영 구조 문제도 거론된다. 한 요양병원 영양사는 “병원은 동일한 식재료를 발주해 같은 메뉴를 일반식과 다짐식, 갈음식 등으로 조리 과정을 통해 단계별로 조절하는 경우가 많다”며 “단계별 고령친화식품을 별도로 발주할 경우 메뉴가 추가되는 구조라 운영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이 같은 현장 반응에 대해 고령친화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케어푸드는 연구개발비와 단백질·칼슘 등 추가 영양성분 적용으로 일반식과 제조원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현재 제품들은 실버타운 등 특정 수요층 중심 시장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방향에 맞춰 고령화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대응식품 연구개발과 제품 라인업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고 부연했다.급식 현장에서는 단순 저작·연하 기능뿐 아니라 소화력과 인지 특성까지 고려한 맞춤형 식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위탁급식업체 급식운영팀장은 “치매나 일부 초고령 어르신은 붉은색 식재료만 보고도 맵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있어 당근이나 빨간 파프리카 등을 빼고 제공하기도 한다”며 “고령친화식품 개발 시 다양한 식사 사례까지 함께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출처 : 대한급식신문(http://www.fs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