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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 21회 · 4일 전
입맛도 변덕이 심하다
[백세칼럼] 강신영 수필가·한국시니어브리지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우리 세대 사람들이 좋아하는 메뉴의 음식점이 하나둘 사라진다. 잠실역 방이맛골 초창기에는 민물장어집도 대여섯 군데 되었고 추어탕집도 몇 집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민물장어집은 다 없어졌다. 추어탕집도 한군데만 남고 안 보이는 것 같다. 그 대신 젊은이들 입맛에 맞는 음식점들이 생기는 것을 보며 혀를 끌끌 찼었다.
그런데 내 입맛도 자꾸 변한다. 순댓국, 감자탕, 육개장, 해장국을 좋아했는데 같은 값이면 국물까지 먹는 것이 가성비가 좋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빈도가 뜸해진다. 그 대신 한동안 밥맛도 없고 번거롭게 음식점 가기도 귀찮다며 김밥을 먹었었다. 만두도 비슷하다. 조금 더 가면 라면까지 끼워 넣을 수 있다.
만날 때마다 모듬순대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다. 막걸리 안주로 값도 싸고 맛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하루는 족발 먹고 나서 2차로 이자카야 집에 갔는데 가지튀김에 고기를 넣었는데 배부르다면서도 맛있다며 다 먹었다. 이자카야 집은 막걸리는 안 판다고 해서 안 갔는데 값이 얼마이고 간에 우리도 이젠 격을 좀 높이자고 했다.
요즘은 김밥 대신 초밥집에 간다. 가격이 김밥보다 2~3배지만, 입맛이 간사하게 초밥을 좋아한다. 김밥은 한 줄 마는 데 얼마 안 걸리기는 하지만, 회전 초밥은 보자마자 골라 먹을 수 있어 더 스피디하다. 식재료에 따라 여러 맛이 나니 맛도 있다.
젊은 친구들에게 복날에 보신 겸해서 삼계탕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그랬더니 삼계탕이나 튀김닭, 닭꼬치도 같은 닭인데 삼계탕은 싫다는 것이었다. 뜨거운 국물을 먹기 싫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닭 메뉴는 살만 발라 먹는 것이고 삼계탕은 뼈까지 우려낸 국물에 한방 재료까지 넣어주니 몸에 좋다고 했으나 소용없었다. 점심에 국물 종류를 먹었다면 저녁에 또다시 국물 종류는 피하는 것이 좋다. 점심에 생선회나 생선 매운탕을 먹었다면 저녁에는 육고기로 가는 것이 좋다. 역순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콜라를 마시면 뼈가 삭고 치아도 빨리 부식된다고 기피한다. 지나치게 단맛도 거부감이 생긴다. 그런데 트럼프는 하루에 코카콜라를 여러 캔이나 마신다는데 건재하다. 더위에 지쳐 역시 저녁에 뭘 먹을까 하다가 햄버거집이 보여 들어갔다. 바깥 가격표에는 6,000~7,000원 단위였는데 점심에 한한 가격이었다. 안에 들어가 보니 1만원은 넘어야 메뉴다운 메뉴를 고를 수 있었다. 거기에 세트 메뉴라고 콜라가 들어 있었다. 콜라는 빼려고 했으나 키오스크 조작이 서툴러 그것도 어려워 포기했다. 햄버거와 콜라를 함께 먹어 보니 맛이 별미였다. 피자와 마찬가지로 함께 마시는 음료로는 콜라가 물보다 맛도 있고 소화도 잘되는 것 같았다. 좋은 한 끼로 충분했다. 맛도 있었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라고 피했던 것이 잘못이었다.
무슨 음식이든 입맛에 맞게 맛있게 먹으면 된다고 한다.편하게 즐거운 분위기에서 경제 사정에 맞게 먹으면 된다. 몸에서 당기는 것은 그런 성분이 필요해서 당기는 것이라는 말도 있다. 어차피 우리는 영양 결핍 상태가 아니다. 건강식만 먹는다고 건강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같이 어울리는 사람들이 메뉴를 정했다면 그대로 따라 가면 된다.
늘 먹던 것이 편하기는 하다. 그러나 조금만 양보하면 전혀 다른 맛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다. 노인들이 선호하는 메뉴는 그간 많이 먹어 봤으니 새로운 메뉴에도 도전해 볼 필요가 있다. 그나마 치아 좋을 때 먹어 봐야 한다. 닭 다리 뜯다가 앞니가 파절되고 난 후부터는 피하는 음식 메뉴가 되고 말았다.
단, 남성과 여성은 같은 또래라도 입맛이 매우 다르다. 여성들은 어떤 때는 입맛이 없다거나 또는 식이요법을 한다며 간단한 디저트 종류로 식사를 때우기도 하고, 뷔페에 가면 남자들보다 더 먹기도 한다. 그런 모임에 간다면 각오하고 가야 한다. 불평해 봐야 소용없다. 강신영 수필가·한국시니어브리지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